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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꽃이야기(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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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물의정원 남양주 물의정원
영흥도 해국 영흥도 해국 비가 한차례 지나가고,바닷물도 적당히 빠졌다. 올핸 썰물시간을 잘 체크해서 마침맞게 도착했다. 그러나 갯바위가 미끄러워 오르내리기 쉽지 않다는게 문제다. 처음엔 호기롭게 시도를 해보지만,더 욕심내다가는 뾰족한 바윗날에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최대한 몸을 사린다. 더디 오는 가을탓에 아직 사나흘은 더 지나야 바위끝에 매달린 풍성한 꽃다발을 볼 수 있을거 같다. (2023년 9월 30일)
화악산 야생화 화악산 야생화 (2023년 8월 19일)
노랑망태버섯 노랑망태버섯 요즘처럼 습한 장마철에야 비로소 볼 수 있는 노랑망태버섯을 찾아나선다. 어제까지 비가 내렸으니 오늘이야말로 노랑망태버섯을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 모처럼의 산행길에 초장부터 땀이 주룩주룩 흘러내린다.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몸뚱아리는 무겁고,정말 죽을맛인데,늘 봤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버섯이 어쩐일인지 보이지 않는다. 땀흘린 공도 없이 허탕을 치진 않을까 하는 찰나,노랑색 망사옷이 눈에 들어오고, 과연 버섯의 여왕답게 아름다운 자태로 숲속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이 후 몇송이 더 눈에 들어오지만,뜨거운 햇살에 그만 맥없이 녹아버리고 있는 노랑망태버섯뿐이다. 그래도 이게 어디더냐? 좀처럼 보기 힘든 귀한 버섯 봤으니,올여름 숙제 하나는 잘 끝낸 셈이다. (2023년 7월 19일)
도봉산 회목나무/박쥐나무 도봉산 회목나무/박쥐나무 도봉산 이쁜이들 만나기 참 힘들다. 새벽녘까지 내린 비에 촉촉해서 걷기는 좋은데,습도가 높아서 완전 땀범벅이 되어 포대 정상에 올라서니 진이 다 빠진다. 그래도 들꽃 귀한 시기에 피어 꽃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참 고마운 꽃들이니 그 정도의 발품은 얼마든지 기꺼이 팔아야한다.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과연 회목나무 꽃이 포대능선에 한가득 피었다. 허나 새끼손톱보다 작아 유심히 살펴야 눈에 들어온다. 잎겨드랑이에서 난 꽃대에 1~2개씩 달려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보석이 따로없다. 요리봐도 조리봐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회목나무 꽃이다. 박쥐나무는 하마터면 못만나는 줄 알았다. 내가 알던 꽃자리는 망월사와 포대능선 갈림길에 있었는데,그만 토사에..
당개지치 당개지치
홍천 도사곡리 앵초 홍천 도사곡리 앵초 서석으로 곧장갈까 하다가 도사곡리에 잠깐 들른다. 작년보다 일주일이나 늦은 날짜라 허탕을 칠 가능성이 높지만,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도로포장이 채 안 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도착한 곳,공기 참 끝내준다. 계곡물은 얼음장같이 차고,수풀은 우거지고,새들은 예서 제서 노래하고, 당장이라도 멧돼지나 고라니를 만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깊고 깊은 두메산골이다. 예상대로 시기가 늦었다. 천남성과 벌깨덩굴만 한가득이고,금붓꽃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주인공인 앵초아씨들도 색이 많이 바랬다. 오늘도 백작약은 볼 수 없었지만,한동안 보지 못했던 당개지치를 만난건 완전 횡재다. 본격적으로 가지농사를 시작하는 시기에 일손 좀 보태겠다고 일부러 날잡아 간 날, 비닐 피복 작업이 여간 힘..
광덕산 야생화 광덕산 야생화 이제 광덕계곡엔 카메라 든 사람들보다 나물 뜯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얼레지도 뜯고,눈개승마도 뜯고 있다. 한동안 꽃으로 실컷 즐거움을 줬으니,이젠 나물로 즐기려는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할 차례다. 난 나물 뜯는 재주가 없어 오늘도 카메라만 들고 이 계곡 저 계곡 쑤시고 다닌다. 여기도 저기도 홀아비바람꽃이 발디딜 틈 없이 피었다. 바람난 여인,얼레지들이 사라지니,홀아비들 천국이 되었구나. 많아도 너~~~~~~무 많아 꽃멀미가 날 정도다. 동의나물,피나물도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노란군락을 이루고 있고, 간간이 나도개감채며 붉은참반디며,미치광이풀도 피었다. 뱀만 안만났어도 꽃밭에서 한시간은 더 머물렀을텐데.. 기겁하여 줄행랑 쳐서 계곡을 빠져나온다. 봄나물 만원어치 사들고 집으로 돌아와 나물 ..
으름꽃 으름꽃 으름꽃이 피었다는건 비로소 봄꽃나들이가 얼추 끝나간다는 뜻이다. 미세먼지에 황사에 빗방울까지 떨어지는 날이지만,연중행사를 거를 수는 없다. 늘 가던 곳,때맞춰 참 곱게도 피었다. 꽃향기 또한 참 좋다. 다만 햇살이 없어 아쉽다. 으름덩굴 아래서 요리보고 조리보며 시간가는 줄 모른다. 사실,어쩌면 꽃나들이는 핑계인지도 모르겠다. 얼마전부터 삼겹살 구워 미나리 한쌈해서 이슬이와 함께 먹고 싶은 마음 굴뚝이었다. 그 어르신,여전히 그 곳에서 좌판을 벌여놓고 계신다. 밭미나리에 시금치도 사고,갓 딴 상추에 부추까지,이것저것 한보따리 샀는데도 만원을 겨우 넘는다. 친구 불러 삼겹살 파티하며 주거니 받거니,우리집 양반은 어찌나도 고기를 잘 굽는지. 빨빨대고 다니면 뭘하나,언제나 도루아미타불인것을~~! (20..
서석 깽깽이풀/나도바람꽃 깽깽이풀/나도바람꽃 서석에 아부지 내려드리고, 밭에서 달래랑 파도 좀 캐서 챙기고, 갓 짠 들기름 한됫병에 검정콩 한말 챙겨 트렁크에 쑤셔넣고, 또 꽃나들이 나선다. 정말이지 아무도 못말리는 이넘의 들꽃사랑이라니.. 이런 열정으로 돈을 벌었음 지금쯤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었을라나? 과연 깽깽이풀이 피었을까? 돌다리를 뒤뚱뒤뚱 건너 조심스레 다가간다. 우와~피었다! 자생지를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처놓았지만,탈출한 깽깽이들이 여기 저기 보인다. 완전 어마어마한 보랏빛 군락을 이루고 있는 울타리안의 깽깽이들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그저 쳐다보기만하며 침만 꼴깍이다 나도바람꽃이 나도 좀 봐달라하여 한참을 놀아준다. 과연 사람의 손을 타지 않으니 깽깽이들이 맘놓고 개체수를 늘려 환상의 꽃밭을 이루고 있다. (..
청태산 모데미풀 청태산 모데미풀 몽몽님이 뭔 재주를 부렸는지 자연휴양림 예약에 성공했다. 누군가 날짜를 얼마 안남겨두고 취소를 한 모양이다. 이참에 효도할겸 서석에 들러 울아부지 모시고, 꽃구경 시킬겸 신내동 백수총각도 모시고. 그렇게 1박2일 멤버를 구성하여 청태산으로~ 첫째날은 정상 찍고 내려와 꼬기도 먹고,소맥도 마시고,아주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은 아무도 없는 이른 시간에 계곡을 찾아 신나게 돌아쳤다. 마침 사나흘 전에 비까지 내려 수량이 얼마나 풍부한지, 시원한 계곡물과 새파란 이끼와 어우러진 새하얀 모데미풀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손이 시려울만큼 차가운 공기 또한 더없이 맑고 깨끗했고,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는 그 어느곳과 비할 수 없을만큼 환상의 콜라보였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그리고 꽃과..
논남기계곡 야생화 논남기계곡 야생화 광덕산 다녀오는길에 혹시나 하여 들렀더니 역시나였다. 올해 유난히 봄이 일찍 찾아왔다길래 깽깽이풀이 피었으려나 했더니만 아직 멀었다. 딱 두송이 겨우 고개를 내밀고 있을뿐이다. 꿩대신 닭이라고,일찍 찾아간 덕에 뒤태 미인 들바람꽃은 아주 딱 마침맞은 시기다. 오후의 늦은 햇살 머금은 붉은색 뒤태가 더욱 매력적이라 산그림자가 질때까지 계곡에 머물다왔다. (2023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