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이야기

(330)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 봄이 더디온다 그래서 꼭꼭 아껴뒀다가 4월이 되어서야 천마산에 갔더니만,한 발 늦었다. 필 만한 꽃들은 이미 다 피어 온통 꽃천지다. 가장 이르게 피는 너도바람꽃은 거의 없고,한창 이쁠거라 생각했던 만주바람꽃 마저 어느새 끝물이다. 조금 이를꺼라 여겼던 처녀치마도 벌써 피었고, 노루귀와 복수초는 깜놀할 만큼 산사면을 가득 메웠는데,천마산 다닌 이래 그토록 많은 개체수를 본 건 처음이다. 일년을 기다려 봄꽃 보러 가는 일, 특별할것 없는 똑같은 일의 반복이지만,여전히 설레고 행복하고 돌아서면 그리운, 참 재밌는 봄날의 특별한 일이다. (2022년 4월 1일)
세정사 야생화 (2) 세정사 야생화 (2) 세정사 계곡은 지금 온통 꿩밭이다. 여기도 저기도 꿩의바람꽃이 만발해있다. 만주바람꽃 또한 아주 볼만하게 피어 시선을 사로잡고, 지난주에 아쉬웠던 복수초는 이제 거의 절정을 지났다. 늘 피던 그 자리에 중의무릇도 큰괭이밥도 피었고,얼레지는 꽃대도 올리지 못한채 알록달록한 잎사귀만 나왔다. 처녀치마며 나도개감채도 조금 더 있어야 피겠다. 햇살은 좋아도 날이 차서 그런가,복수초 피는 계곡까지 올랐다 다시 내려오니, 계곡을 새하얗게 수놓았던 꿩의바람꽃이 꽃잎을 잔뜩 오므린 상태로 오늘의 성대했던 꽃잔치가 끝났음을 알린다. 계곡엔 아직도 두터운 얼음이 그대론데,때를 알고 피어나는 들꽃들이 볼수록 대견하고 경이롭다. 그런 들꽃들을 마주하는 시간은 언제나 시간을 잊을만큼 즐겁고 신난다. 일년 ..
검단산 청노루귀 검단산 청노루귀 날이 흐렸는데,과연 피었을까? 정상을 내려와 산중턱의 외길을 따라 꽃밭에 다다르니 두근반 세근반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치기 시작한다. 그럼 그렇지. 멀리서봐도 청색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럴때보면 시력이 2.0은 되는거 같다니까. 이제 막 피기 시작해 뽀송뽀송한 청노루귀와 흰노루귀들을 예서제서 싱거울 정도로 아주 쉽게 찾아낸다. 활짝 핀 노루귀 가족들을 무더기로 마주하니,볕이 없어도 조금도 아쉽지 않다. 다른 포인트가 있나싶어 낙엽 쌓인 산사면을 위태롭게 내려갔더니 거긴 또 흰노루귀가 대세다. 가뜩이나 방향감각이 떨어지는데 욕심부려 조금 더 내려갔다가는 길을 잃을까싶어 작전상 후퇴하고, 그제야 정신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는 스산한 숲이 갑자기 싸늘해지더니 겁이 덜컥 난다. 완전 똥..
세정사 야생화 (1) 세정사 야생화 (1) 날이 잔뜩 흐렸다. 그러니까 꽃나들이 가기엔 영 파이란 뜻이다. 흐린 날,비오는 날,미세먼지 많은 날,이래저래 날씨탓하며 햇살 좋은 날 고르다가는 이 봄을 놓칠거 같은 불안한 마음에 그럼에도 세정사로 향한다. 세정사 계곡은 작년부터 무슨 공사를 하는지 계곡 한켠이 무너져 버린 상태다. 복수초며 갖가지 바람꽃들이 종류별로 다 피는 종합선물세트같은 곳인데 너무 아쉽다. 첫번째 계곡엔 막 꽃대를 올린 꿩의바람꽃이 지천이다. 하지만 볕이 부족한데다 날이 쌀쌀하니 꽃잎을 열지 못하고 있다. 두번째 계곡으로 드니,너도바람꽃이 한창이다. 다른 봄꽃들에 비해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다보니 제법 볼만하다. 세번째 계곡에서 열심히 복수초를 찾아보지만,노란 꽃잎을 활짝 열어주는 복수초는 아무리 눈씻..
청계산 노루귀 청계산 노루귀 (2022년 3월 12일)
도봉산 회목나무,박쥐나무 도봉산 회목나무,박쥐나무 오늘 미션은 도봉산에서 회목나무와 박쥐나무 찾기.. 날도 더운데 크게 발품 들이지 않고 설렁설렁 걸으며 보고 오면 좋으련만,조금 콧대가 높은 꽃들이라 땀깨나 흘려서야 볼 수 있을거 같다. 포대정상에서 회목나무 꽃을 보고,망월사로 하산하면서 박쥐나무 꽃을 본다면 완벽한 미션성공인데..과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그동안 도봉산을 수십 수백번 다님 뭐하나~~ 포대능선에 올라 꼼꼼히 살펴보니 여기도 있고,저기도 있고,족히 다섯 그루 정도나 눈에 띈다. 마주나기 한 잎겨드랑이로 꽃대를 올린 회목나무 꽃은 정말 볼때마다 신기한데, 4장의 둥근 꽃잎은 마치 보석같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놀다 다음 타자인 박쥐나무 꽃을 보러 망..
설악산 산솜다리,금강봄맞이,난장이붓꽃 설악산의 야생화 이맘때면 설악 공룡능선의 암벽으로 솜털 뽀송뽀송한 산솜다리가 핀다. 그리고 잿빛 바위 틈으로 앙증맞은 금강봄맞이도 피고,키낮은 난장이붓꽃도 핀다. 허나 그 귀한 꽃들을 보려면 여간 발품이 들어가는게 아닌지라 알현하기 쉽지 않다. 10시간 넘는 산행을 필요로하는 체력적인 부담감에 밤잠 설치고 오가는 품까지 더해져야하니 보통일이 아니다. 하필이면 만만치않은 공룡의 등줄기에 터를 잡아서리.. 그래도 올해는 꼭 가야겠다. 가다보면 가지겠지.. 그렇게 걷고 걸어 흙 한 줌 없을거같은 건조한 바위에 자리잡은 설악솜다리를 만났다. 위태롭게 높은 바위끝에 피어있는가하면 눈높이로도 피어 시선을 끄는데, 무더기로 피어있는 산솜다리 대가족들은 역시나 바위를 기어올라야만 만날 수 있어 약간의 모험이 필요하기도..
선자령 야생화 선자령 야생화 요 며칠 황사가 극성이더니 오늘은 모처럼 날이 맑다. 꽃나들이하기 딱 좋은 날?? 인줄 알았는데,바람이 분다는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도 몸이 휘청거릴만큼 초강력으로.. 선자령! 하면 `바람의 언덕`으로 통하는데,오늘 그 이름값 아주 제대로 했다. 수십송이의 노랑무늬붓꽃을 만나고,수백송이의 꽃마리도 만나고,수천송이의 동의나물을 만났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금강애기나리도 만났다. 그러나 정상부 주변으로 한창 피어 있어야 할 꽃분홍 진달래는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다. 냉해를 입어 꽃송이를 맺지 못했나보다. (2021년 5월 9일)
설중 얼레지 설중 얼레지 5월에 난데없이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졌으니 봄눈이 아주 제대로 내렸다. 설중화를 보는건 따놓은 당상이라며 날이 채 새기도 전에 달려갔는데,눈이 장난아니게 쌓여있어 땅가까이 피었던 봄꽃들은 다 눈속에 파묻혀 버렸다. 그나마 봄꽃 중에서도 키가 큰 축에 속하는 얼레지만 눈에 띄는데,하나같이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 가뜩이나 기온에 예민한 얼레지가 기온도 무척 차가운데 눈까지 내렸으니 꽃잎을 활짝 열 리 없는건 당연하다. 허나 순백의 눈을 뚫고 올라 온 보랏빛 여인들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도 기특하고 대견하여 보고 또 보며 오랜시간 눈맞춤하고 왔다. (2021년 5월 2일)
은방울꽃 은방울꽃 이맘때 울엄마 산소에 가면 은방울꽃이 핀다. 비 그친 틈을 타 오빠네랑 함께 엄마 만나러 가서, 오빠랑 우리집 양반은 삽들고 괭이들고 멧돼지가 파헤쳐 무너져버린 봉분 일부를 보수하고, 올케언니는 산소 주변으로 막 올라오기 시작하는 고사리를 뜯고, 나는 만고에 쓰잘데기 없는 은방울꽃 찍는다고 이리저리 설치고 돌아다닌다. (2021년 5월 1일)
홍천 도사곡리 앵초 홍천 도사곡리 앵초 춘천에서 성욱이 결혼식이 11시.. 오호라~그렇다면 결혼식 보고나서 홍천에 앵초보러 가면 아주 환상의 스케줄~~! 오랜만에 동기간들 모여 그간의 회포를 풀고,후딱 밥먹고,후딱 옷갈아입고 추울발~! 예전에 갔던 곳 말고도 두군데의 군락지가 더 있다하니 오늘은 새로운 곳을 찾아갈 예정이다. 꽃자리는 몽몽님이 열심히 공부한 끝에 특정해 두었으니 걱정할건 없다. 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만한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구불구불 돌고돌아 도착한 곳, 그야말로 깊고 깊은 홍천의 두메산골 청정계곡이다. 차원이 다른 맑은 산공기 맡으며 조심스레 계곡안으로 스며드니 오마이 갓~~! 입이 떡 벌어지는 어마어마한 앵초군락지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개체수는 점점 많아지더니,어느 지점엔 완전 천지삐까리로 숲..
으름꽃 으름꽃 (2021년 4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