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안양산~무등산


산행일 : 2017년 1월 15일

산행지 : 안양산~무등산

산행코스 : 안양산자연휴양림-안양산-백마능선-장불재-서석대-중머리재-중봉-증심사

산행이야기:날씨를 핑계로 토요일 하루를 방콕하며 공치고 나니,몸이 근질거린다.일요일은 어디든 가야겠다 싶어 산행지를 이리저리 검색해보다 전부터 찜해뒀던 안양산에서 무등산에 이르는 길을 떠올린다.때마침 광주에 눈소식도 있으니 아주 딱이지싶다.


간만에 랜턴켜고 걷는 새벽산행이다.

새벽추위에 몸이 잔뜩 움츠러져 있는데다 `올겨울 최강 한파`라는 소식에 덜컥 겁먹고 내의까지 위아래로 껴입었더니 몸뚱아리가 둔하기 짝이없다.

밧데리 간당간당한 랜턴불도 희미하고 사람도 비몽사몽 흐리멍텅한채,터벅터벅 걷는다.

휴양림에서 시작된 임도길이 끝나고 산길로 접어들자 길은 조금씩 가팔라지고,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동쪽하늘은 붉게 타오르기 시작하는데..

마음만 급하고 걸음은 잘 안떨어진다.


안양산을 지척에 두고 햇님이 고개를 내민다.

새벽산행 끝에 마주한 아침은 그 어느때보다도 환희롭고 보람차다.

겹겹으로 쌓인 산봉우리가 파도처럼 너울거리고,코끝 싸해지는 맑은 공기는 최고의 선물이다.




억새밭 위로 아침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진다.

분위기 완전 좋다.

역시..수고로움 감수하고 새벽같이 기올라온 보람이 있다.




안양산


눈산행 기대하고 산행장비 단디 챙겨왔는데,스패치는 커녕 아이젠도 꺼낼 필요 없게 생겼다. 

눈산행은 물건너 갔구나~했는데,먼발치로 희미하게 보이는 무등산 정상이 하얀 꼬깔을 쓰고 있다.

부디 우리가 갈때까지 바람에 날려가지 말고,햇살에도 녹지 말고 잘 남아주기를~~


드디어 그 이름도 멋지고 멋진 백마능선을 걷는다.

이름이 주는 야생적인 느낌대신 길은 참 순하다.크게 오르내림 없는 그야말로 부드러운 백마의 등이다.



가까이 다가오는 무등산은 점점 가슴 두근거리게 만든다.

파란 하늘아래 펼쳐진 하얀 봉우리는 그 어디서든 치명적 유혹이다.

 

낙타등을 내려서자 기상청에서 예보한 바람의 위력을 실감한다.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바람이 탁 트인 능선위로 사정없이 불어댄다.

억새숲을 지날땐 억새의 울음소리 요란하다.

윙윙거리는 바람소리와 억새소리가 합쳐져 하나의 화음을 이루고,그 소리에 귀기울이며 걷는 기분이 너무 좋다.



안양산부터 장불재까지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부턴 익숙한 풍경들이다.

거의 6년만에 찾은 무등산이지만,하나도 낯설지가 않으니..

이래서 무등산을 어머니의 품과 같다고 표현하는가 보다..


파란하늘과 구름,그리고 하얀 무등산..

더할 나위없는 최고의 선물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람이 구름을 몰고 다니며 정상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역동적인 풍경은 한시도 눈을 못떼게 만들고,마음은 요동친다.



햇살 쏟아져 눈꽃은 눈이 부실 정도고..

눈꽃은 바람에 기분좋게 흩날린다.

이른 시간이라 산객이 드무니,완전 우리 세상이다..



우리가 걸어왔던 백마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하늘,눈,구름 조화롭게 그려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겨울산의 설경이다.

특히나 무등산은 기암까지 어우러져 더 특별하다.

 






볼이 얼얼하고,손끝이 시려와도 도무지 걸음을 이어가질 못한다.

여길봐도 저길봐도 죄다 황홀한 풍경들이다.

이럴때마다 내뱉는 감동의 단어는 언제나 똑같다.

`우와~~~~~~~`




오늘같은 날,저 봉우리를 개방하면 참 좋을텐데..

아쉽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무등산 정상...







오늘의 산행동지들..



중봉으로 내려서기 전,다시한번 정상으로 눈을 돌리고...

실컷 만끽했는데도 차마 두고 가기가 아쉽다.







이제야 아이젠을 꺼내신는데,손이 어찌나 곱은지 아이젠 차는것도 쉽지가 않다.

설경에 취해 정상부근에서 한참을 서성댔더니,몸이 꽁꽁 얼어붙었고 입도 얼얼하다.

이제나 저제나 마누라 기다리고 있었던 몽몽님은 완전 눈사람이 되어버렸고.. 





옆을 보면 구름 넘나드는 정상의 봉우리가 시선을 잡고..

뒤를 돌아보면 햇살받은 눈꽃이 반짝이고...

바람에 눈꽃이 흩날릴때면 가슴이 막 터질것만 같다..  







서석대





겨울에서 가을속으로 들어온 느낌이 드는 중봉가는 길..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풍경속에서 내가 머물렀노라~하며 인증한다... 




중봉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쉽사리 걸음을 뗄 수 없었다..


'산행이야기 > 산행(2009~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백산  (0) 2017.01.23
도봉산의 겨울 (2)  (0) 2017.01.20
도봉산의 겨울 (1)  (0) 2016.12.27
청광종주  (0) 2016.11.29
도봉산의 가을  (0) 201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