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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설악산 서북능선

 

산행일 : 2014년 5월 16일

산행지 : 설악산 서북능선

산행코스 : 한계령-한계삼거리-귀때기청봉-대승령-장수대

산행이야기:산불강조기간으로 닫혀있었던 설악문이 열린 날..이리저리 궁리끝에 서북능선을 걷기로 했다. 

 

누가 보면 산악회버스인줄 알 정도로 한계령행 첫차는 등산객들로 만원이다.

미리 예약해뒀길래 망정이지 안그랬음 다음 버스를 탈뻔 했다.

올해 설악으로의 첫발걸음이라 설레는 마음에 눈도 제대로 못붙이고는 바람부는 한계령에 도착한다.

아,이 공기와 설악의 바람..흠뻑 들이킨다.

 

우유 500ml를 단번에 마시고나서 한계루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 길을 몇번을 오르내렸을까?

오늘처럼 혼자일때도 좋고,여럿일때도 언제나 좋았던 길...

  

이곳은 이제사 새순이 돋고 있다.

연둣빛의 야들한 새잎들이 햇살받으며 곱게 피어나고 있다.

 

 

 

한계삼거리..

공룡능선을 바라보니,곧 공룡의 산솜다리를 볼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오른다. 

 

대부분의 산객들은 대청봉으로 향하고..나만 홀로 귀때기청봉으로 향한다.

공단에서 미처 치우지 못한 나무말뚝 너머의 길로 들어선다.  

 

연영초

 

길가엔 이제사 연영초가 한창이고..

얼레지는 막 시들고 있는중이다.

갈길이 먼데도 자꾸만 땅바닥으로 시선이 고정되고..한번 쭈그려 앉아 일어설때마다 연신 헥헥댄다.

 

 

너덜겅이 시작되고..

한눈팔다 어느 구멍에 빠질지 모르니 조심 조심..

근데..혹시나 싶었던 털진달래는 오데로??

 

 

 

동사해 버렸거나,혹은 이미 다 져버린 털진달래..

하긴..올 날씨가 제정신이 아니었으니 꽃들도 제 때 피어날리가 없었겠지..

너덜겅 사이로 피어난 분홍물결은 다음으로 기약해야겠다..  

 

 

 

 

 

적막한 산정엔 나 혼자뿐이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개미새끼 한마리 없다.

이 멋진 설악이 온전히 내것이라니...

평평한 바위에 앉아 있노라니,세상 부러울게 없다..

숲길을 걸을때 멧돼지 흔적을 보고는 잠깐 가졌던 흉흉한 마음도 어느절에 사라져 버렸다. 

 

 

 

귀때기청봉

 

어디서 봤는데..

살까 말까 할때는 사지 말고,말할까 말까 할때는 말하지 말고,줄까 말까 할때는 주고,그리고..갈까 말까 할때는 가라고 했다.

다시 한계령으로 되돌아갈까 말까 하다가 직진한다.

그래..가자..

기왕 온거 빠꾸는 없다~~ 

 

 

 

 

 

낙석구간이니 꾸물거리지 말고 신속하게 통과하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는데,

재빨리 가고싶어도 힘들어서 발이 안떨어지는 계단길..

 

계단을 올라 내려다보니,그림같은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바람이 너무 강해 오래 서있을 수 없다.

 

저어기 뾰족한게 가리봉이라 그랬나?

이름 불러줄 몽몽님이 없으니,그냥 대충 어림짐작해보고...

주구장창 걸을 줄만 알지 산에 관한한 개코도 모르는 나..

요쯤에서 드디어 마주오는 산객 두분과 만난다.

늘 받는 질문..혼자 왔느냐구..그렇다하니 늘 돌아오는 뻔한 대답..대단하다구..   

 

 

계단이 보이는걸보니,1408봉이 머지 않았다.

 

1408봉

 

아래로 한계령길이 빤히 내려다보이고..

가야할길은 대승령까지 3.2킬로..

수치상으로 보면 얼마안되는 거리지만,체감하는 거리는 상당하다는걸 몇번의 경험으로 안다.

순간 말벗해줄 누군가가 그립다.

 

 

 

큰앵초

 

 

대승령

 

드디어 도착한 대승령..

화장실 들어갈때랑 나올때 다르다더니만..

언제쯤 도착하려나 했던 대승령이 나오니 이대로 쭉 남교리까지 잇고 싶은 마음이 자리잡는다.

몽몽님한테 남교리에서의 교통편좀 알아봐달라 전화했더니 아니나다를까 불호령이 떨어지고..

출입시간 통제하느라 앉아있는 공단직원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장수대로 내려선다.

 

 

대승폭포

 

장수대에 도착하며 산행을 마무리하고..

마침 원통으로 나가는 강원고속버스가 지나갈 시간이다..

3시 35분쯤 되어 지나는 버스를 손흔들어 잡아타고..

원통에서 으리 비락식혜 하나사들고 4시에 출발하는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집에오니,아직도 날이 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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