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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20년~)

도봉산(망월사~우이암)

산행일 : 2023년 10월 18일

산행지 : 도봉산

산행코스 : 망월사-포대능선-신선대-도봉주능선-보문능선

산행이야기:드디어 오매불망 기다리던 단풍시즌이 돌아왔다.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고 자시고 할것도 없이 나의 최애 단풍맛집인 도봉산으로 튄다.

 

 

망월사

 

가을이면 더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사찰,망월사에 올라서니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영산전 좁은 마당에 걸터앉아 불경소리와 풍경소리에 한참을 취하다 땀이 식을때 즈음에야 일어선다.

 

 

 

언제봐도 압권인 영산전 풍경이다.

오늘따라 대웅전 목탁소리가 유난히 크고 깊다.

 

 

 

포대능선이 시작되고,지금부턴 능선길 사브작사브작 걸으며 본격적으로 가을에 빠질 차례다.

 

 

 

노란가을숲이 이어진다.

아무도 없는 오솔길을 걷고 있자니 가을분위기 제대로 난다. 

유독 이 길은 노란 단풍이 많아 수수하기 이를데 없다.

여기에 산객도 거의 없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스산한 분위기에 쓸쓸함도 느껴보고,고독도 씹어가며 한껏 분위기를 내며 사색에 잠긴다.

괜히 나뭇잎을 주워보았다가,우수수 낙엽이 떨어질 때를 기다렸다가 그런다.

 

 

 

햇살 들어오니 마치 숲속으로 오색등불 켜놓은듯 환해지고,

눈부신 단풍꽃은 별처럼 빛난다. 

이토록 아름다운 숲속을 혼자 차지하기엔 너무 과분한 풍경이다.

 

 

 

어느새 산불감시초소가 저만치로 멀어졌다.

산뜻한 날은 아니지만,아스라히 펼쳐지는 산봉우리들이 꽤나 운치있다.

 

 

 

전망대에 올라 선인봉,만장봉,자운봉,도봉산의 주봉우리를 마주한다.

골마다 울긋불긋 단풍물이 곱게도 들었다.

 설악산을 못갔다고 애태우는 중이었는데,그 갈증이 조금은 해소되는 기분이다.

 

 

 

올해도 만월암으로 이어지는 계단길을 놓칠 수 없다.

단언컨대 도봉산 최고의 단풍맛집이다.

과연,압도적인 풍경이 눈앞에 나타나고,단풍은 그 어느 해보다 더 화려하고 눈부시다.

 

 

 

단풍로드에 이끌려 계단을 한없이 내려서고,

오른편으로는 화려한 단풍 너머로 도봉의 봉우리들이 신기루처럼 언뜻언뜻 보인다.

 

 

 

어쩜,색감이 이토록 강렬할까?

짜릿한 느낌이 온몸을 휘감을 정도로 강렬하다.

 

 

 

단풍색에 취해 내려오다보니 만월암 갈림길이다.

가을풍경 두고 가기 아까워 다시 계단을 기어올라 신선대로 향한다.

 

 

 

내려올때와 다를바 없는 풍경이지만,여전히 똑같은 감탄사를 쏟아내며 몇번을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416개의 계단을 올라선다.

뭐,이 정도 수고쯤이야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간만에 Y계곡을 통과하며 팔힘 좀 쓴다.

왕년엔 껌씹으며 오르던 길,이젠 용 빠짝 쓰며 네발로 기어오른다.

 

 

 

신선대,그리고 주봉.

이제 좀 쉬어가볼까?

꾸역꾸역 김밥을 욱여넣으면서도 시선은 계속 산에 머문다.

입가심으로 포도 몇알과 귤을 먹으면서도 역시나 시선은 단풍 든 먼 산을 바라본다.

 

 

 

좀 더 능선길을 만끽하기 위해 도봉주능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용어천계곡이나 거북샘 단풍은 다음주나 되어야 물들것 같으니 과감하게 통과한다.

 

 

 

이 가을,부디 가지 마라 꽉 잡고 싶다만..

지나고보면 나이 한살 후딱 먹고,언제 오려나 했던 가을도 어느절에 후딱 왔다 가고 그러더라.

눈부신 가을산,애절하게 바라보고 있자니,여러해동안 함께 산을 누비다 후딱 가버린 친구가 불현듯 생각 나  마음이 울컥해진다.

사진 찍어 자랑질하면 `아이고 배야~`하고 답장했을텐데..

그곳에선 부디 평안하시길.

 

 

 

 

관음암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에서 또 한번 걸음을 멈춘다.

노랗고,빨갛고,파랗고,온갖색 다 들어있으니 눈이 번쩍 뜨인다.

 

 

 

칼바위능선을 뒤로하고,오봉을 오른편에 두며 주능선을 따른다.

 

 

 

이젠 10월에 피는 진달래가 낯설지도 않다.

 

 

 

단풍놀이 잘하고,이젠 건대입구역으로 머리를 채우러 갈 시간이다.

전철안에서 벼락치기로 숙제를 마치고 눈썹이 휘날리게 달렸건만,결국 10분 지각했다.

 

몸과 머리를 꽉 채운 뿌듯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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