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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지리산(거림~중산리)

산행일 : 2011년 9월 17일

산행지 : 지리산

산행코스 : 거림-세석대피소-장터목대피소-천왕봉-중산리

산행이야기:뜬금없는 비소식에 가네마네하다가 막판에 다섯명이 모여 지리산으로 향한다.

 

신나게 수다떨다가 덕유산휴게소에서 가락국수 먹고난 후에 잠깐 잠이 들었는데,벌써 거림이란다.

쌀쌀한 아침공기에 금세 잠이 확 달아나고 문득 올려다본 하늘엔 달무리가 만들어져있다.

비오기전에 달무리가 진다고 했던가?? 

 

자꾸만 일행들과 뒤처진다.

렌턴불에 비춰지는 등로의 높낮이가 구별이 잘 안돼 헛발질을하고,

별것도 안들었는데 배낭무게도 감당이 안되고,

배도 살살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발걸음이 안떨어진다.

소울님은 스틱도 없는데도 펄펄날아 저만치 달아나시고,믿었던 큰S님한테마저 추월을 당한다. 

아마도 어제맞은 그 주사의 후유증인가보다.

아마추어같이 보이는 간호사가 거슬렀는데,오른쪽 궁댕이에 딱딱한 망울과 시퍼런 멍을 남겨놓았다.

어기적거리며 걷다보니,운무걸쳐있는 조망처에 이른다.

언뜻보면 폭포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아닌거 같기도하고..일단 그 분께는 `안개폭포`라고 우겨봐야겠다..ㅎ

황홀한 지리의 아침풍경을 보니 좀 기운이 나고,그 힘으로 세석을 향해 열심히 걸어 올라간다.     

 

 

 

참 힘들게 도착한 세석이다.

세석이 가까워오면서 풍겨오는 음식냄새가 어찌나 반가운지..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튀었다가 몸을 진정시키고,

중산리에서 오시는 풍경소리님을 기다리면서 두 S님이 음식준비를 하시는동안,

잠시 5분거리에 있는 들꽃정원에 다녀오기로한다.

 

 

풍경소리님이 오셨다.

들꽃처럼님이 나를 위해(?) 특별히 준비해주신 파프리카 갈비찜에,

풍경소리님배낭에서 나온 피같은 소주한잔 캬아~~좋구나~~

근데,딱 한잔뿐이라 간에 기별도 안가는구나~~~~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갈길바쁜 풍경소리님과 헤어지고난 후,구절초 핀 꽃길속으로 들어간다. 

 

 

 

 

 

촛대봉에서 바라본 구름의 움직임이 환상이다.

구름이 너울너울 춤추고 파란하늘은 나올듯말듯하며 안달나게 만든다.

촛대봉주변을 수놓은 구절초와 산오이풀 가득한 화원을 한참을 뛰어놀다보니,어느샌가 일행들이 다 가버렸다.

서둘러 뒤따른다.

 

 

 

 

 

 

 

 

구절초핀 꽃길이 이어진다.

돌틈사이로,고목사이로,나무데크사이로 황송할정도로 아름답게 피어있다.

한두방을씩 빗방울이 떨어지다가 금방 그치면서 안개가 몰려온다.

꽃길은 분위기있는 몽롱한 정원으로 바뀌고,촉촉하게 젖은 구절초는 더욱 생생하게 보인다.

 

 

 

 

 

 

 

 

 

장터목대피소

 

간식먹으며 잠시 쉬어가려고 의자에 딱 앉으려는 순간..엄마야~~~

카메라가 옆구리에 찬 가방에서 튀어나와 바닥에 뚝 떨어졌다.

이런..후드가 깨졌다.다행히 하느님이 보우하사 렌즈는 멀쩡하다.가슴을 쓸어내린다..

하마터면 오늘 몽몽님께 쫓겨나 집에도 못들어갈뻔했다...

 

 

 

 

                                                                                                                                         (참회나무)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서는길..길고도 긴 내리막이 너무 지루하다.

천천히 걷다가 나중에는 빠른걸음으로 열불나게 내려와 계곡물에 퐁당하는데,

화끈거리는 얼굴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그리고..중산리길은 다시는 안걷겠노라 다짐 또 다짐한다..

 

두 분이 번갈아가며 운전하시는동안 뒤숭숭한 꿈까지 꾸며 완전 곯아떨어졌다...

 

몸은 힘들었지만,

구절초 핀 꽃길속에서 지리의 멋을 한껏 만끽한 하루였고,

반가운 님과의 짧은만남으로 따뜻한 마음의 정을 나누었고,

함께한 이들과의 산행으로 즐거움을 함께했던 지리산행이었다...

 

집에오니,거실에 집한채가 지어져있다.엊그제 장만한 따끈따끈한 텐트다..

그 안에 들어가 누워도보고,앉아도보고..안락하고 참 좋다..

이제 곧..침낭만 도착하면..싸짊어지고 1박2일 룰루랄라 떠난다~~~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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