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소백산(충북단양/경북영주)

산행일 : 2011년 12월 10일

산행지 : 소백산 1439.5m

산행코스 : 희방사-연화봉-비로봉-삼가리

산행이야기:오늘은 열명이 함께 움직인다.이렇게 뭉친산행이 얼마만인지 모른다.막 설렌다..

 

가는동안 쨍하게 맑고맑던 하늘이 점점 흐리멍텅해지더니,

희방사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하려니 눈발까지 날린다.

눈산행대비를 단단히하고 오른다.

희방사지나,깔딱고개를 치고올라 연화봉이 가까워오자,예쁜눈꽃길이 이어진다. 

 

 

솔맨님이 온몸으로 다져놓은 눈밭에서 먹는 포항과메기와 샌드위치..

추위도 아랑곳 않는다.

콧물 킁킁 들이삼키며 김위에 한점 올려 파,마늘,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니 술이 저절로 땡기지만..참는다.

 

연화봉 바로아래 공터에서 눈만 빼꼼히 나올정도로 단단히 싸맨다.

방금전에 내려온 산님말에 의하면 바람이 장난이 아니란다.

사람이 이리저리 휙휙 마구 날라 다닌다나...

뭐,소백산의 칼바람이야 한두번 겪은것도 아닌데..

설마하며 올라와보니,기가 막힐 냉혹한 칼바람이 불어댄다.

언젠가 설악산바람을 맞으며 의정부싸모님이 한 말이 떠오른다.

바람이 지랄발광을 한다고..딱 적절한 표현이다 싶었는데,오늘 바람이 딱 그렇다.. 

 

 

 

 

 

 

 

 

소백의 드넓은 평전이 구름속에 잠겨있다가,잠깐 아주 잠깐 파란하늘을 보여주며 마음을 흔든다.

옆에계신 레테님은 신나서 폴짝폴짝 뛰시고..

펭귄님도 너무 예쁘다며 계단을 오를 생각을 안하시고..

정말이지 산에서의 날씨는 언제나 예측불가능이다.

그런재미가 산으로 이끌게하는 매력이 아닌가싶기도하다.. 

  

 

 

제1연화봉에 도착하니,벌써 2시..

아니,시간이 어쩜 이렇게도 빨리 흘렀을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니,갈길이 바빠도 먹을건 먹어야지..

어울려 먹으니 더 맛있고,추위속에 호호불며 먹으니 더 꿀맛이다.

아마 콧물 몇방울도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갔을꺼다...

 

속을 뜨끈하게 데운 후,서둘러 비로봉으로 향한다.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칼바람과 맞짱뜰 시간이다.

 

 

 

바람에 몸이 휘청거린다.

난간을 붙잡는다.

눈바람이 인다.눈을 못뜨겠다.

날라갈것만 같다.

손끝이 시려오고,볼따구는 얼얼해진다.

궁댕이 지방살도 많은데,우째 궁댕이까지 시려올까?

동행하던 언니는 동상걸리진 않을까 걱정까지 하신다.

소백의 칼바람이 정말 대단하긴하구나...

 

 

 

 

비로봉 1439.5m

 

비로봉에 도착해서도 칼바람때문에 주변을 둘러볼 수 조차 없다.

재빨리 삼가리로 내려서고,얼마안가 언제그랬냐는듯 바람은 고요해진다.

서로의 얼굴들을보니...웃음이 나온다.

눈썹에도 머리에도 상고대가 피었고,배낭에도 하얀 눈꽃이 피어있다.

 

비로사입구 임도에 닿자 벌써 어둠이 내려앉는다.

비로사가 흐릿하게 보인다.

딱히 노냥거리며 걷지도 않았는데,7시간 30분이나 산에 머물렀다.

우리들만이 가진 대단한 능력이다..

산행거리가 짧든길든 하루를 꽉 채우고 달뜨기 바로직전에 하산하는 능력..

 

풍기시내에서 석갈비먹고 헤어진다.

양이레님은 포항으로..카니발팀은 서울로..그리고 우리 백두팀 셋은 태백으로....

 

계획에도 없는 태백행이다.

그냥 소백산으로 내려가는 길에 차안에서 한두마디 오갔는데,진짜가 돼버렸다. 

몽몽님은 사람봐가며 말했어야 했는데 함부로 말꺼냈다고 후회하셨고,

솔맨형과 나는 마치 보너스를 받은양 `앗싸앗싸`하며 궁댕이를 들썩거리며 좋아했다.  

여벌옷이고뭐고 아무런 준비도 안한채 무작정 태백으로 내달린다.

내일아침..태백일출을 볼 수 있을까?

찜질방 구석에 자리잡고 누웠는데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청춘불패2를 다 보고나서도 한참후에 잠이 든다.

 

'산행이야기 > 산행(2009~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유산(전북무주)  (0) 2011.12.16
태백산(강원태백)  (0) 2011.12.11
선자령(강원강릉)  (0) 2011.12.03
태백산(강원태백)  (0) 2011.12.01
삼관우청광  (0) 2011.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