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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설악산 첫째날

산행일 : 2012년 7월 31일

산행지 : 설악산 1708m

산행코스 : 한계령-중청-대청-희운각(1박)-신선대-가야동계곡-수렴동-백담사

산행이야기:점점 마음 다스리는 일이 어려워진다.나이들수록 더 넓은 마음을 가져야하는데,오히려 더 좁아진다.오랫동안 산길을 걸어보면 괜찮아질까?설악산을 떠올린다.애닳은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희운각대피소에 자리하나가 생겼다.몽몽님이 주말내내 방콕여행만 시킨게 미안했던지 군말씀이 없으시고,가출(?)하는 마누라 뭐가 이쁘다고 터미널까지 데려다주신다.수표한장까지 지갑에 넣어주시며..아예 들어오지말라는뜻인가??   

 

한계령휴게소에서 아침먹고 9시 반쯤 산으로 든다.

아,좋다..역시 산은 내 마음의 휴식처야.. 

 

 

왜 이런 착각을 했을까?

한계삼거리에 11시이후에 도착하면 출입통제하는줄 알고 과일한쪽도 못먹고 부리나케 올랐는데..아니다.

알고보니,장수대방향을 통제하는거였는데..

내 기억장치가 점점 맹~해진다.  

 

 

 

땡볕이다.

물만 들이키게되고,준비해온 간식을 아예 못먹고 여기까지 짊어지고 올랐다.

그래도 이 길은 `즐거운 고행`이다..

지 좋아서 오르는 길,땡볕이면 어떻고 비내리면 어떠랴..

그냥 마음 비우고 오르는거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인것을..  

 

 

오늘의 하일라이트 구간..

중청대피소에 배낭 던져놓고 꽃길을 오른다.

이제 막바지인 바람꽃이 바람에 흩날리고,금강초롱에 둥근이질풀에 네귀쓴풀까지..

꽃여인,신났다~~~~

꽃밭에 아예 널부러져버린다.그러다 스틱놓아둔 장소가 생각안나 한참을 헤매기도하고..

 

 

 

 

대청봉

 

 

너무 놀았다.

4시 30분이 넘어간다.

희운각대피소에 전화한통 넣어두고,배낭을 짊어진다.

 

 

저 아래 용아장성을 내려다보니,개구멍바위를 앞에두고 딱걸려 중간탈출했던 속쓰린 기억이 되살아난다.

더이상 용이빨에는 미련이 없다 생각하고 지난주에 갈 기회를 쿨하게 거절했는데,

왠지 아직까지도 찜찜함으로 남아있다.

 

 

 

 

희운각대피소

 

방번호 209번.. 자리가 별로다.

어느아줌마처럼 방배정이 안좋다고 소란을 피워댈 수도 없고...

그냥 하룻밤 유할곳이 있음에 감사해야지 별 수 있나...

 

쓸쓸한 저녁시간..

라면한봉을 끓인다.

계란두알 가져온다는게 깜빡했다.

내가 그려온 밑그림은,저녁먹으며 멋있게 소주한잔 탁 걸치는거였는데...

이래저래 눈치만 살피다 술은 아예 꺼내지도 못하고,라면도 간신히 후다닥 먹어치운다...

산친구가 그립다.지글지글 삼겹살이 그립다...소주한잔이 그립다..  

 

딱히 할일이 없는 저녁..

계곡물에 얼굴이라도 씻고 싶지만,CCTV가 설치되었다길래 포기하고,

일몰을 보려고 뒷동산 데크로 올라간다.

붉게 물드는가했는데,곧 구름속으로 들어가고..

날이 저물었는데도 한참을 앉아 설악의 바람을 맞는다.

휴식..데크에 누워본다.

달님이 두둥실 떠있다.곧 하늘에서 별이 쏟아질거같다.

 

모기열방을 물리고서야 침상에 들고,간신히 잠을 청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