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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북한산(서울/경기 고양)

 

산행일 : 2013년 10월 30일

산행지 : 북한산

산행코스 : 산성탐방센타-중성문-부왕사지-미영봉-남장대지-대남문-태고사-산성탐방센타

산행이야기:언제 다녀왔는지 기억조차 없는 북한산..단풍지기전에 한번은 다녀오자 약속한 날짜가 오늘이다.  

 

누구는 부왕사지까지가는 길의 단풍이 최고라하고..누구는 하루재단풍이 최고라하고..

그리고 또 누구는 태고사길이 최고라하고..

이리저리 귀동냥으로 들은걸 종합해 대충 밑그림을 그려본다.

`산성입구-중성문-부왕동암문-대성문-동장대-태고사-산성입구...`

근데,제대로 찾아갈지는 나도 몰라요,며느리도 몰라요~~

 

단풍인파와 출근시간을 피해 만나기로 한 시간이 7시 30분..

뭔 큰일을 한다고 몽몽님 아침밥도 못챙기고..오히려 아침잠까지 깨우며 후당거리고 나왔으니..

조금은 쌀쌀하지만 아침의 상쾌한 공기가 참 좋은 한갓진 시간이라 좋긴하다.

 

초반부터 걸어야지 수다도 떨어야지 사진도 찍어야지..바쁘다 바뻐~~ 

 

 

부황사로 가는 이정표를 보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뭣좀 먹고 가자신다.

따뜻한 커피나 한잔씩 마시고가자 했는데,눌러앉은김에 치킨이나 뜯고 가자고..

아침부터 닭다리 들고 뜯고 있자니 맥주생각이 굴뚝같은데,

술 못마시는 샷님이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못하셨나보다..

 

 

 

부왕사지 마당에서 바라보는 봉우리가 멋지다.

백운대와 만경대사이 노적봉이 우뚝 서있다.

 

오늘 계획했던 산행코스는 어디까지나 계획이었을뿐..

부왕동암문으로 가는 길을 그만 놓쳐버렸다.

모든길은 다 연결된다며 곧 합류되겠지하며 오르다보니 길은 점점 좁아지고,계곡길과 멀어진다.

어느만큼 오르고나니..이젠 되돌아 내려가기엔 너무 멀리 올라와버렸다.

 

천하의 길치인줄 뻔히 알고도 날 대장이라고 믿고 오신 두 분이나..

지 분수를 모르고 한번 와봤다며 안내한다고 큰소리 뻥뻥친 여인이나..

도찐개찐..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은 아무래도 나를두고 나온말이 확실하다..

그나저나 이 사태를 어찌 할것인가..답이 안나온다.

이 길의 끝을 모르겠고..똥빠지게 기어올라왔는데 도로 내려가자고 했다가는 맞아죽을거같고..   

 

 

산너머 산이로세~~살벌하게 생겨먹은 암벽까지 눈앞에 떡 나타난다.

그동안 정체를 숨겼는데 20년동안 암벽을 타셨다는 샷님..

북한산 릿찌경력만 10년이나 된다는 수가언니..믿거나말거나..  

완전 쫄아서 눈치만 살살 살피고 있는 나를 위로한다고 하시는 말씀이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잡아주고 끌어주며 바위구간을 지나고..

길이 심상치않아 스틱접고 카메라도 배낭에 집어넣는다. 

샷님은 렌턴을 안챙겨오셨다며 큰 근심하시고..

수가언니의 곡소리는 점점 버라이어티해진다. 

 

길의 끝은 있었다.

`미영봉`이라는 팻말이 걸려있는 능선에 닿았다.

이제사 마음놓고 큰소리 친다.

이게 원래 계획했던 산행코스였다고..

단풍길만 가면 운동도 안되고 싱거워하실까봐 일부러 긴박감있게 빡세게 운동시킨거라고...

 

근데..여기서 어디로 가야하는거지??

 

 

웃기는 짬뽕같은 상황은 계속 이어진다.

좌측길이냐 우측길이냐를 놓고 설전.. 

이미 나의 신뢰는 바닥을 친터라 입에 지퍼를 채우고 있는데..

요번엔 수가언니가 좌측이라고 박박 우겨서 내려가다보니 산성주능선이 점점 멀어진다.

이젠..길에관한한 아무도 못믿는 상황..

결국은 똑똑한 스마트폰으로 방향잡고 우측능선으로..

 

가다보니..`남장대지`라는 표식이 나오고..

이제야 우리가 올라온 능선이 남장대지능선이었음을 확인한다.

시원하게 펼쳐진 의상능선을 조망하며 뭐가 그리도 우스운지 한참을 꺽꺽거리며 웃어대고..

맘놓고 느긋하게 앉아 점심을 먹는다.  

 

대남문에서 산성탐방센타라는 이정표를 따른다.

단풍은 이미 진 길이지만 뒤돌아볼때마다 역광으로 빛나는 빛이 너무 예쁘다.

떨어진 단풍길은 더 운치있고..   

 

 

내려올수록 단풍은 점점 아름다워진다.

화려한 색보다는 은은한 색에 더 눈길이 간다.

 

 

 

 

오합지졸 3인방..ㅎㅎ

 

 

 

 

 

 

우리의 계획은 끝까지 어긋났음을 태고사갈림길에 와서야 깨닫는다.

대남문에서 주능선을 더 이어 보국문이나 동장대까지 가야 했었다.

행궁지길이나 태고사길 단풍길이 환상이라던데..

멍청한 나 때문에 괜히 쌩고생만하고 이름난 명품단풍길은 제대로 걸어보지도 못한 꼴..ㅎ

 

태고사

 

잠깐 태고사까지만이라도 다녀온다.

 

 

 

참으로 맘대로 안된다.

인생길이 그렇듯 산길은 언제나 내게 큰 숙제다..

한번 길치는 영원한 길치..내가 바로 조선최고의 길치다~~~

그래도 내가 본 북한산단풍은 아름답기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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