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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26구간(피재~화방재)

 

산행일 : 2013년 12월 1일

산행지 : 백두대간 26구간(피재~화방재)

산행코스 : 피재-매봉산-비단봉-금대봉-은대봉-함백산-만항재-수리봉-화방재(산행거리;21.5km)

산행이야기:이번 구간은 태백시를 반바퀴가량 도는 코스로 강원도 특유의 첩첩산중을 굽어보며 걸을 수 구간이다.전국 최대규모 매봉산 고랭지 채소밭을 지나고,최장 기차터널인 정암터널을 지나는가 하면,차량이 오를 수 있는 최고 높이의 고갯길 만항재를 통과하게 된다.만항재에서 화방재구간만 빼고는 여러번 다녔던 길이라 부담이 적은 구간이기도하다.    

 

3시 반..쏟아지는 잠을 물리치고 피재의 새벽바람을 맞는다.

피재에서 도로를 따르다 좌측 산길로 들어서고,얼마안가 길은 다시 매봉산 풍력단지가는 도로와 만난다.

머리위로 무서운 소리를 내며 풍력기가 돌아가고,역시나 바람의 언덕이란 명성답게 새벽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

바람이 만들어놓은 눈구덩이에 허벅지까지 빠지기를 여러번..

아예 길을 버리고 목책너머 고랭지채소밭을 거슬러 걷기도 한다.

매봉산 천의봉을 찍고 내려와 채소밭과 바람의 언덕을 지나 서쪽으로 진행한다.

우측으로는 한강발원지 `검룡소`가 있고,좌로는 38번국도의 불빛을 보며 눈길을 걷는다.

오늘도 쭌구 대장님은 러셀하느라 개고생이다.새벽길은 늘 똥줄나게 따라가느라 바빴는데,

오늘은 눈 덕분에 여유있는 걸음이다.

 

점점 길은 거칠어진다.

비단봉을 지나면서는 허벅지까지 쌓여있는 눈때문에 정상등로를 버리고 우거진 숲길을 헤친다.

그러다보니,앞사람과의 간격유지는 필수..

 

금대봉

 

상고대 핀 금대봉에 도착한다.

금대봉은 양강(한강,낙동강)의 발원봉으로,금대봉을 기준으로 서쪽은 한강,동쪽은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한강발원봉`이란 이정목이 서있고,우측길로 내려서면 분주령과 대덕산으로 이어진다. 

이제 방향을 남쪽으로 바꿔 두문동재로 내려선다. 

 

 

 

여름꽃 화려했던 천상의 화원은 긴 겨울속에 있다.땅속 깊숙이에서 찬란한 봄을 준비하고 있으리라~~

분홍빛하늘은 해가 뜨기 시작하면서 빨갛게 물든다.

금대봉에서 칼바람과 맞짱뜨며 좀 더 머물렀었더라면 붉은해를 봤을텐데...

 

영월과 태백을 잇는 고갯길 두문동재에 이르니 선두팀은 먼저 아침식사중이다.

황보형이 가져온 옻닭 국물에 소주한잔으로 속을 달래고..

땡칠씨가 끓인 라면국물에 또 소주한잔 곁들이니 이제사 온몸에 한기가 사라진다.

저너머 함백산을 올려다보니 파란하늘에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의리없이 후미팀을 버려두고, 혼자만 선두팀을 따라 먼저 올라간다.

 

 

 

걸어왔던 매봉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두문동재 고갯길이 꼬불꼬불하게 그림처럼 그려져있다.

이토록 아름다운 설경을  만날줄이야~~

고사목에 핀 눈꽃들이 장관을 이룬다. 

잠 물리치고 새벽길 걸어온 보람을 톡톡히 본다.    

 

 

 

 

눈이 만든 동심...

 

은대봉 1442.3m

 

러셀된 길따라 30여분 치고 오르니 은대봉..

전에 없던 평상이 놓여져있다.정상석도 튼튼하게 만들어놓았고...

은대봉 밑으로는 태백선 기차가 지나는 정암터널이 있고,

좌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추전역이 있기도 한 곳..

햇살과 바람이 딱 적당한 날..

춥지도 덥지도 않아 산행하기 딱 좋아 다들 복받은 날이라 그런다.

 

 

은대봉에서 중함백거쳐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겨울철 최고의 조망능선으로 유명한 곳이다.

겨울이면 꼭 한두번씩은 걷는 산인데...

 

은대봉을 내려서고 태백시를 왼편에 두고 능선을 따른다. 

오투리조트의 스키장슬로프가 손에 닿을듯 가까이 보인다.

 

 

 

 

 

 

좀처럼 중함백에 닿기 어렵다.

눈길이라 걸음이 더딘이유도 있지만,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설경에 발걸음이 쉬이 안떨어진다.

다행인건..오늘 코스가 익숙한 길이고 거리부담이 크게 없다는것..

 

 

 

 

 

 

중함백

 

이제 함백산 정상이 얼마 안남았다.

중함백에 올라서니,함백산의 군사기지구조물이 바로 앞에 우뚝 서있다. 

알아주는 후미팀 술꾼들이 오늘은 술마시는것도 잊었다.

오늘은 술대신 설경에 취해버렸다고.... 

 

 

 

점점 하늘이 열리고..점점 파래진다.

그 아래 첩첩이 쌓인 골들이 오롯이 드러난다.

이게 바로 겨울산행의 매력인것을...지금 계절이야말로 산의 민낯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싶다.. 

 

 

 

따스한 기온을 못이기고 바람불때마다 눈꽃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무뚝뚝한 땡칠씨가 한마디한다.

`누나? 마치 벚꽃이 막 흩날리는거 같지 않아?`

어쭈! 아직 감성이 살아있네,살아있어~~~ㅎ

 

 

 

 

 

 

주목군락지가 나오고,함백산이 지척이다.

어딜 둘러봐도 무결점의 순백의 세상이다.

 

 

 

 

 

 

 

 

 

 

 

함백산

 

우리나라에서 여섯번째로 높은산..

이곳까지 차량이동이 가능하고,바로아래 헬기장은 비박지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더 유명한 것은 함백산의 바람..

이 바람은 얼마나 세찬지 몸이 휘청거려 정상에 서잇기조차 힘들게 만든다.

오늘 역시 정상인증하기 힘들만큼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바람,바람이여~~

 

 

눈부신 설경을 뒤로하고 함백산을 내려선다. 

 

 

 

 

 

만항재

 

이제 마지막 봉우리 수리봉으로 갈 차례..

얼마안남았는데 폭탄아저씨가 도저히 못가실거 같나보다.

함백산을 내려와 임도에서 택시를 불렀다는 전갈이 온다.

대장이라는 죄로 최대장님일행이 함께 탈출한단다.

든든했던(?) 폭탄님이 중간탈출하는 바람에 졸지에 꼴등이 되어버리고...

서둘러 수리봉으로 향한다..

   

 

수리봉

 

만항재에서 얼마안가 나오는 공군부대를 우회하니 산죽군락지가 나온다.

빠른걸음으로 수리봉까지 가는길은 녹아내리는 눈이 아이젠에 달라붙어 성가시게 만들고..

오늘 처음으로 땀을 빠짝 흘려서야 수리봉에 닿는다.

이 후,만항재~화방재간 지방도와 나란히 걷고..

왼편으로는 태백시와 하이원리조트가 조망되면서 새벽부터 걸어왔던 길이 U자 모양으로 그려진다.

 

수리봉에서 20여분 내려와 드디어 오늘구간의 도착지인 화방재에 이른다.

화방재너머 태백산이 멋지게 조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