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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29구간(삽당령~두리봉)

산행일 : 2014년 3월 2일

산행지 : 백두대간 29구간(삽당령~두리봉)

산행코스 : 삽당령-두리봉-삽당령(산행거리;9.2km)

산행이야기:이번 구간(삽당령~백봉령)은 비교적 짧고 쉬운 구간으로,최고봉인 석병산에서는 동해바다를 굽어 볼 수 있다.무려 100cm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던 곳인데다 하필 눈소식까지 겹쳐 거리는 짧아도 만만한 산행길은 아닐거같다.

 

두리봉 1033m

 

대관령을 넘어서며 내리던 비는 삽당령에 도착하니 눈으로 바뀌었다.

산행준비를 하는동안 눈발은 점점 굵어지고,눈보라까지 몰아친다.

춘삼월에 이 무슨 변고냐고요??

 

처음부터 지체되는 걸음은 얼마안가 계단을 만나면서 더 더뎌진다.

계단이라고는 하지만,밧줄을 이어놓은 나무말뚝까지 눈이 쌓여 계단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길은 거의 70도 각도의 경사다.

이토록 눈이 많이 쌓였다니..

TV에서만 봤던 그 눈폭탄의 중심에서 자연의 두얼굴을 본다.

랜턴빛에 빛나는 눈꽃의 아름다움,그리고 어마어마한 눈깊이에 대한 무서움...

 

길은 점점 갈수록 태산이다.이미 내린 눈에 쉴새없이 내리는 눈이 더해져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앞사람 발자국만 졸졸 따라야지 안그러면 눈속에 허벅지가 빠져 다른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쌓이고 쌓여 딱딱하게 굳어진 눈은 걷는것도 힘들게 만든다.

뒤만 졸졸 따라가는것도 힘겨운데,앞장서 러셀하는 사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터.. 

 

킬로당 1시간씩 걸려 4시간만에 도착한 두리봉...

계획대로라면 석병산지나 908봉 헬기장에 이르렀을 시간인데,이제사 두리봉에 서있으니...  

 

아무리 날고 긴다는 산꾼들도 도저히 안되겠나보다.더이상 길을 잇는건 무리라고..

그만 여기서 걸음을 멈추기로 하고,다시 왔던길을 되돌아가기로 결정을 한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서둘러 아침밥을 먹고는 다시 삽당령으로 되돌아가는길..

환할때 다시보는 눈세상은 아름답기만하고,눈길은 다시걸어도 기가 막히다.

 

 

일부러 눈속으로 들어가 눈깊이도 가늠해보고... 

 

 

황보형은 긴팔 원숭이로 변신하고..

 

 

 

아,정말이지 춘삼월 날씨가 이래도 되는가싶다.

수리산에서 봄꽃구경 한지가 엊그제인데,이렇게 한겨울속에서 서있다니..

 

 

 

 

새벽에 설설 기어올랐던 길을 다시 설설 기면서 내려간다.

 

 

오합지졸로 설설기며 내려가다가 어느순간 누구랄것도 없이 에라 모르겠다며 엉덩이썰매를 타기 시작한다. 

 

대야산 구간에서 엉덩이썰매타고 내려오다가 바지에 빵꾸를 내놓고는,오늘도 정신 못차리고 엉덩이썰매 타고 내려오는 몽몽님...

 

 

눈앞에서 다들 나이를 잊었다.

난리,난리,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닐만큼 난리부르스들이다.

 

황보형은 거꾸로 내려오는 퍼포먼스까지 하시고..

정녕 두아이의 아버님이 맞으신지.. 

 

 

 

얼씨구..이젠 뜀박질까지..ㅎ

어른아이할것없이 산에서는 누구나 동심이로세~~

산이 아니면 그 어디서 이렇게 뜀박질하며 웃을 수 있으랴..

 

역시 뜀박질엔 솔맨형 따라갈 사람이 없다.

아이스링크에서 점프의 달인 김연아가 있다면,산에서는 점프의 달인 솔맨형이 있다.. 

저 안정적인 자세와 다리각도를 보시라~~그리고 또,저 날렵한 손동작을 보시라..

세달동안 외국물 드시더니 자세가 더 세련돼진거같다.

 

이건 또 뭔 퍼포먼스여??

 

삽당령

 

7시간만에 다시 삽당령으로 왔다.

10시 20분밖에 안되었다.

 

오늘은 먹고 놀자 컨셉으로...

낙산으로 이동해 거~하게 회 한사라씩 먹고..낙산해변 산책..

 

한번이 어렵지 두번은 쉽다.또 한번 뛰어보시라 했더니 뛰고 또 뛰고..

저어기 폭탄아저씨는 산에서도 폭탄이더니,여기서도 폭탄이시네..ㅎ 

뜀박질이 은근 중독성 있는가보다.

 

나두 한번 뛰어보고..ㅎ

 

창밖으로 보이는 새하얀 설악산이 계절을 무색케하더니,

미시령을 넘자마자 보여지는 세상은 영락없는 봄날이다. 

 

가던 걸음 멈춰야 했던 아쉬움이 있지만,눈때문에 즐거웠던 29구간..

결국은 숙제로 남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