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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34구간(한계령~조침령)

 

산행일 : 2014년 8월 3일

산행지 : 백두대간 34구간(한계령~조침령)

산행코스 :한계령-망대암산-점봉산-단목령-북암령-조침령(산행거리;24km)

산행이야기: 태풍 `나크리`의 북상소식과 함께 출발하는 대간길이다.비바람과 많은 강수량이 예보되어 있어 집을 나서는 마음이 심란하기만 하다.특히 오늘 구간중 한계령~단목령까지의 12km는 통제구간이라 단속시간을 피하기 위해 한시간 일찍 출발한다.

 

한계령 휴게소를 지나 필례약수 갈림길에서 조금 걸어올라가니 양양군과 인제군의 경계표지판이 있다.

이 표지판 바로 밑의 철조망을 개구멍으로 통과하며 대간길을 시작한다.

우측으로 한계령휴게소의 불빛을 보며 가파르게 오르니 한계령지킴터가 떡 서있고..

초소를 지나 좌측으로 진행을 하니,얼마안가 공포의 암벽구간이 나타난다.

오늘 구간의 하일라이트인 남설악 만물상 암릉구간으로 백두대간 전구간 중 조망과 경치가 뛰어난 곳으로 손꼽는데,야밤에 쫓기듯 통과해야함이 무척 아쉽다.

 

 

가느다란 밧줄 하나에 의지해 오르며 아둥바둥 거리기를 여러번..

나좀 살려달라 애원도 하고..내 전공인 오토바이도 세번이나 타고...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암릉구간은 연이어 나타난다. 

 

 1시간 반정도 지나서야 암릉구간은 끝이나고,조금 더 진행하여 UFO바위를 만난다.

조금씩 내리던 비는 이제 우의를 꺼내 입어야 할만큼 양이 많아지고..

길이 안보일만큼 무성한 산죽길을 하염없이 걷다보니,좌측으로 주전골과 이어지는 십이담계곡 갈림길이 나온다.

 

벌써 날이 밝아올 시간이건만,사방은 짙은 안개속이다.

점차 강해지는 바람과 비를 맞으며 망대암산을 지나고 점봉산으로의 오름길을 죽을똥 살똥 올라 오늘 구간의 최고봉인 점봉산에 다다르지만..

비바람이 어찌나 강한지 제대로 서있기조차 힘들어 서둘러 정상을 내려선다.

 

여기부터 단목령까지의 6km는 가파른 내리막이다.내리막은 좀 편할꺼라 생각했는데,이어지는 내리막도 힘들긴 매한가지..

적어도 8시까지는 단목령 지킴터를 통과해야한다는 대장님의 말을 상기하며 열심히 걸음을 옮기는데도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다.

  

드디어 단목령이다.

목책을 넘어서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단속원이 없는걸 확인하고는 지킴터 앞마당에 떡하니 타프치고 밥상을 차린다.

바람이 불든 말든 비가 내리든 말든 아랑곳않고 타프아래서 먹는 밥맛은 완전 꿀맛.. 

하기사 이미 8시를 훨씬 넘어섰으니 시장이 반찬이라 뭘먹어도 꿀맛이겠지...

 

오늘은 무려 아홉명이나 여기서 탈출한단다.

이 빗속에 조침령까지 걷는건 무리겠다 판단했나보다.

의외의 인물로 전차군단님도 꽁무니를 빼시는데,다들 이름값좀 하라며 한마디씩 한다.

앞으론 리어커님이라 부르겠다고 놀려댄다.ㅎ  

 

 

반정도 남은길..

긴장되던 암릉구간도 끝나고,단속구간도 끝나고..지금부턴 여유만만이다.

 

 

 

바짓가랑이고 뭐고 난리도 아니고..

신발에선 꿀럭꿀럭 개구리소리가 난다.

비닐봉지로 단도리를 했지만 소용없다.   

 

 

 

조망없는 비슷비슷한 풍경이 이어진다.

비바람에 쩍쩍 갈라진 나무들이 눈에 띄기도하고.. 

 

 

빗속에 먹는 간식..

다른때같으면 인기폭발이었을 얼음수박은 오늘은 영 팔리질 않는다.

 

 

배초향,모싯대,동자꽃,나리꽃등 여름꽃이 만발한 길..

비만 아니었음 오래도록 머물텐데..

 

 

 

 

 

 

양양수력발전소 상부댐임을 알리는 간판을 지나,마루금은 계속 이어지고..

유순한 길이라 남은 킬로수가 쉽게 줄어드는 느낌이다.

우의도 벗어제끼고 내리는 비를 온전히 맞으며 몸을 내맡기니 우중산행이 은근 재밌기도 하다.

 

 

 

마지막 데크길을 지나 드디어 '조침령`이란 돌덩이를 만난다.

 

 

장갑을 벗으니 손이 퉁퉁 불어있다.

등산화를 벗으니 발도 퉁퉁 불어터져 있다.

내린천 맑은물에 그대로 입수하니 산행의 피로가 단숨에 확 풀린다.

 

이제 남은 구간 2구간..

3년간의 긴 여정의 끝이 저만치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