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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설악산 가야동계곡

 

산행일 : 2014년 10월 9일

산행지 : 설악산 가야동계곡

산행코스 : 용대리-백담사-수렴동대피소-가야동계곡-봉정암-구곡담계곡-수렴동계곡-백담사

산행이야기:드디어 오매불망 그리던 가야동계곡의 가을을 만나러 간다.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1시간,다시 영시암까지 1시간..또 수렴동대피소까지 20분..

정말 눈썹이 휘날리도록 딱 앞만보고 숨만쉬며 후다닥 걸었다.

이제,어둠속에서 가야동계곡으로 스며들기만하면 땡인데,이를 어쩐다.

회색옷 입은 아저씨들이 대피소 마당에 나와 떡하고 지키고 있으니..

할 수 없다.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렇게 된 이상 아침이나 먹고가야겠다.

떡만두국을 끓여 먹고 있는 와중에도 우리의 피대장님은 열심히 왔다갔다 하염탐을 하시고..

이 때다 싶었는지 미처 배낭정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처마 아래서 수신호를 보내신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후다다닥 금줄을 넘고,랜턴불을 켜지도 못한채 더듬더듬 계곡으로 파고든다.

찌릿찌릿한 긴장감과 고도의 몰입도가 발끝에서 시작해 머리끝까지 올라가고,스릴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어느정도 가서야 마음 푹놓고 날이 기를 기다리며 여유롭게 앉아 커피한잔을 마신다.맑디맑은 새벽공기와 함께..

날이새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계곡의 풍경이 참 이쁘다. 

    

 

 

쪽빛의 물과 알록달록 수놓은 단풍의 향연에 조금도 눈을 떼지 못한다.

한번씩 환호성 지를때마다 오백원씩 내라는 우리 대장님..

 

수량이 적어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가 좀 수월하다.

몇군데 여의치 않은곳은 좁게 난 산길을 이용하고..

바위길 까다로운 곳은 대장님이 슬링으로 끌어올려 주신다.  

 

 

 

 

계곡이 무척 매끄럽다.

조심해야지~했는데 오늘역시 오른쪽 무릎에 훈장을 남기고...

다들 한번씩은 미끄러지고 특히 대장님은 꽤 여러번 미끄러지시고..

나이는 어쩔 수 없는가보다며 놀려대니 경등산화를 신고와서 그렇다며 끝까지 우기신다. 

 

천왕문

 

가야동계곡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는 천왕문이 길을 막고 선다.

가야동의 관문격인 이곳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야한다. 

두해전에 왔을때 저아래 너른바위에 홀로 누워있던 어느 자유로운 영혼이 생각난다.

어쩜 저리도 평화로울 수 있을까 했는데..

 

천왕문의 위용에 정신을 빼앗겨서였을까?

대장님이 그만 오세폭포를 놓치고 한참을 올라가신 후에야 떠올리셨다.

다시 빠꾸할 수도 없고..

이리하야 다음에 한번 더 찾아올 기회를 만들어 놓은셈..

   

 

 

 

두번을 걸었었다.무더운 여름날에..

초록색 옷대신 알록달록한 오색의 옷이 입혀지니 더 아름다워보이는 가을날의 가야동이다. 

맑은 계류와 암반이 아름답기 이를데 없다. 

 

 

홀로 고독을 씹는다며 폼잡고 계신 솔맨형...

마침 옷까지 단풍색으로 깔맞춤하셔서 풍경과 하나가 되었다.. 

 

 

단풍나무아래 나비공주님..

참 무던히도 잘 걸으신다.

 

 

 

 

햇살이 조금씩 스며들면서 보이는 풍경은 수채화가 된다.

물안에 들어온 수채화는 더더욱 분위기있다.

강렬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은은한 색으로 칠한 자연이 그려낸 그림..

 

 

 

 

 

죽어도 잊을 수 없는 바로 이 장소..

깝짝거리며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발이 땅에 안닫는 바람에 허우적거리다 물먹었던 사건을 내 어찌 잊으랴~~

 

 

 

그렇게 세시간동안의 계곡산행은 아쉽게 끝이나고...

오세암에서 오르는 정규등로로 무사히 빠져나온다.

우리의 솔맨형이 대표로 반성의 세레모니한번 하고...

 

봉정암 사리탑까지의 거리 1.5km가 장난아니다.

계속되는 계단에 오르막 또 오르막..

긴 오름끝에 봉우리에 올라서니 곰돌이 한마리와 용아장성이 멋드러지게 들어온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사리탑 전경은 언제봐도 그림이고...왠지모를 강한 기운이 내게로 오는거같다..

소원하나 이루어준다 했으니 맘속으로 소원하나 빌고.. 

 

 

구곡담계곡으로 접어든다.

알아주는 단풍명품 코스이지만,오가는 사람들에 치여 풍경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전국에 산에 다닌다는 사람은 죄다 여기로 모였는갑다.

팔도의 사투리들이 넘쳐난다.

호젓하고 조용하게 즐겼던 가야동계곡이 좋았는데말이지..

 

 

 

 

 

 

 

 

 

다시 수렴동대피소로 돌아와 나비공주님이 준비하신 꿀맛같은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오늘 처음으로 등산화 벗어보니..양말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다.

그야말로 발바닥에 땀나도록 열불나게 걸은 증거..

 

 

 

아무리 단풍이 이뻐도 하루 두번 같은 길을 걷는건 지루하다.

더구나 오늘은 단풍구경보다 사람구경을 더 많이 하게 생겼다.

또 발바닥에 땀나게 걷고걸어 백담사주차장에 도착한다.

어마무시하게 길게 늘어선 셔틀버스 줄..

바지런하신 대장님이 먼저와 기다리고 계신 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2시 반쯤 셔틀버스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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