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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고려산(경기 강화)

 

산행일 : 2015년 4월 21일

산행지 : 고려산

산행코스 : 청련사-고려산정상-청련사

산행이야기:살살 부는 봄바람이 어디론가 떠나라고 등떠미는 계절..올해는 꽃소식에 의연해져야지~했는데,또 마음이 흔들린다.해질녘의 고려산 풍경을 보자는 유혹을 결국은 이겨내지 못한다. 

 

파란 연꽃이 내려앉은 곳,청련사가 오늘의 들머리다.

정상까지 오르내리기에 가장 무난한 곳이다.

척봐도 수령이 아주 오래됐을법한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천년고찰임을 말해주고,

산사의 봄은 경내가득 울려퍼지는 불경소리로 더욱 그윽하다.   

 

 

가장 산색이 고운 계절..

막 돋아나는 연둣빛 새순이 꽃처럼 하늘거릴때마다 마음이 물결치는걸보면 아직 감성이 살아있다는 증거?

나이가 들수록 자연과 더 가까이 해야한다는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요즘이다.  

 

먼지없는 폭신한 흙길을 올라 군부대가 있는 정상에 닿으니..

우와~~산능선위로 분홍의 진달래가 황홀하게 수놓아져 있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채 사그라들지 않은 시간..강렬한 햇살에 꽃이 반사되어 눈부시다.

일단 일몰포인트를 찜해놓고는 멀리보이는 꽃밭을 향해 흥분하며 걸음을 옮긴다.   

 

 

꽃밭을 보호하려고 전망대 아랫길을 막아놓았다.

`이러면 안되는데~~`하면서 두리번거리다가 슬금슬금 나도모르게 발걸음을 금줄너머로 들여놓는다.

작년에 우연히 알게 되었던 명당자리를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너무 컸다.

동행하신 샷님께 하도 설레발을 쳐놔서리 꼭 보여드려야만 했기에.. 

하늘이 안보일만큼 완벽한 진달래터널을 통과한다.     

 

 

 

다리품을 조금 팔고 난 끝에 드디어 고려산의 꽃밭을 한눈에 다 넣을 수 있는 포인트에 선다.

아까보다는 한풀 꺾인 햇살에 꽃은 조금씩 제 색깔을 내기 시작하고,순광이라 한결 사진담기가 좋아졌다.

파란하늘아래 산비탈에 흘러내리는 분홍융단이 곱기도 하여라~   

 

 

 

 

 

6시가 다 되어가자 햇살은 더 부드러워졌다.

인적드문 꽃길에서 산아래를 바라보는거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아무래도 올해도 고려산 졸업은 못할거 같다.

내년 이맘때면 또 이 풍경이 머릿속에 아른거릴게 틀림없다. 

 

 

저기서 하룻밤 묵기 딱 좋을 장소인데.. 

텐트치면 벌금 100만원이라는 살벌한 경고문이 붙어있다. 

 

 

서해바다가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꽃도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마음도 후당거리기 시작한다. 

 

 

서산너머로 해는 완전히 지고..꽂밭도 서서히 어둠속에 묻힌다.

해지고 난 후의 하늘을 보고 있자니 고려산의 여운은 더 진하게 가슴속에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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