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5년 5월 16일
산행지 : 설악산 귀때기청봉
산행코스 : 한계령-귀때기청봉-한계령
산행이야기:봄철 경방기간이 끝나고 드디어 설악문이 열린 날,새벽같이 설악으로 달린다.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했지만,설악을 잊지못해 이렇게 또 한계령에 서있다.
운무로 가득했던 한계령 고갯길은 산위에서 내려다보니 운해가 되어 넘실거리고,
서서히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아,얼마만에 보는 공룡의 등줄기인지..
눈감아도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길,바라보는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좌측으로 꺾어 귀때기청봉으로 향한다.
올해도 서북능선 털진달래와 인연이 없는가보다.
이미 개화시기를 넘긴 상태다.일주일만 더 앞당겨 설악문을 열어주면 환상의 꽃물결을 볼 수 있을텐데..아쉽다.
그래도 1년전에 왔을때보다는 조금 낫다.
비염증세가 또 도져 입으로만 숨쉬며 힘들게 오르는 몽몽님..
그게 다 산을 멀리해서 생긴 병이니 앞으로 산을 더 가까이 할지어다~~라고 말할까 하다가,
퇴근하자마자 현관앞에 놓여진 배낭 두개를 보고는 군말없이 따라나서준게 고마워 오늘은 이쁜말만 골라하기로..
사방으로 운해가 만들어져 있어,산의 멋스러움을 더한다.
멀리 가리봉과 점봉산이 섬이 되었다.
귀때기청봉에서 걸음을 멈춘다.
꽃밭에 햇살이 들어올때까지 기다리며 아예 자리깔고 앉는다.
사과한쪽 먹고,참외도 하나씩 먹고..
오늘같은 날,따뜻한 커피를 가져왔어야 했는데...
두겹세겹 옷을 껴입고도 추워서 덜덜댄다.손까지 막 시렵다.아직 설악의 아침은 한겨울이다.
귀때기청봉 주변을 왔다리 갔다리하며 추위를 피한다.
분홍의 화원과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산등성을 내려다보며 비로소 설악속에 있음을 실감한다.
이 곳의 털진달래는 지금이 한창이다.
산사면이 온통 분홍물결로 출렁인다.
햇살이 들어올때까지 마냥 기다리다보니,그만 산행의지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지금부터 대승령까지의 6킬로가 얼마나 지루한지도 이미 알고 있고...
장수대에서 차량회수 하는것도 번거롭고..
이런저런 핑계꺼리를 만들며 그만 여기서 되돌아가자하니,기다렸다는듯 몽몽님 얼굴에 화색이 돈다.
2시간을 넘게 여유있게 놀다 한계령으로 향한다.
한적했던 길 위엔 산객들로 조금씩 붐비기 시작하고,
한계삼거리를 지나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온다.
하산하는 우리가 부럽다고 한마디씩하며...
(애기괭이밥)
(자주솜대)
(연령초)
(금강애기나리)
(나도옥잠화)
(회리바람꽃)
머리가 녹슬어가나보다.꽃이름이 머릿속에서만 맴맴돌고 쉽사리 입으로 튀어나오지 않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꽃하나 찍을때마다 이름 생각하느라 짱구 굴리며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한계령이다.
이제 막 12시를 넘어선다.이대로 집으로 가기엔 아까운 시간..
물치항 회한사라 콜? 당근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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