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5년 10월 10일
산행지 : 설악산
산행코스 : 장수대-대승령-안산-십이선녀탕계곡-남교리
산행이야기:이번주도 또 설악이다.대청봉에서 첫단풍을 보고 귀때기청봉에서 능선단풍을 보았으니,이번엔 계곡단풍을 볼 차례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래서인지 지난주엔 꽉 차 있었던 장수대 주차장이 텅텅 비어있다.
산길이 북적이지 않아 오히려 잘됐다는 나..그리고 비오는 날의 산행이 영 마뜩잖은 몽몽님..
남설악 골짜기로 안개가 피어오르고,붉은 기운이 번지며 개이는가 싶더니 이내 먹구름이 몰려온다.
부슬비 내리는 산길이 그리 나쁘지 않다.
청승맞지도 않다.오히려 더 운치있고 분위기 있다.
물기 머금은 단풍색은 더 짙고 산뜻하다.
알록달록한 단풍숲을 걸으며 자동으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빗방울에 곱게 살아난 단풍색은 싱그러움 그 자체이고,
무엇보다 오늘같은 황금연휴에 한적한 설악을 즐길 수 있다는것만으로도 참 좋다.
바로 뒤에서 계속 `와아~와아~`이러고 있으니,
앞서 진지하게 가던 몽몽님 혀를 차며 한마디한다.
`좋기도 하겠다..쯧쯧..`
대승령 900m를 남겨둔 지점부턴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단풍융단을 살포시 밟아가며 가을색 짙은 낙엽길을 음미하며 올라친다.
고도를 높일수록 가을비는 여전하고 안개는 점점 자욱하게 몰려오기 시작한다.
안개가 꽉 차있지만,오늘 코스의 유일한 조망터인 안산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금줄을 넘는다.
어쩌면 예전에 봤던 안산의 그 황홀한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도착했건만,
우리를 기다리는건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안개와 무시무시한 바람과 마치 한겨울같은 추위였으니...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서있기조차 힘들다.
추위는 또 얼마나 추운지 이빨이 달달 떨릴정도로 한기가 몰려온다.
웬만하면 10분정도라도 기다려 볼 참이었지만,1분이라도 더 있다가는 동태되기 십상이겠다.
쫒기듯 다시 안산을 빠져나오다 뒤를 돌아보니,찰나의 순간에 안개가 살짝 걷힌다.
이렇게 날궂은 날에 너도 참 극성이라고 산신령이 잠깐 마음을 베푸셨나?? ㅎ
정규등로로 나와 남교리로 내려서는 길..
시선은 자꾸만 나뭇가지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안산을 향한다.
한 폭의 그림처럼 산등성을 물들인 숲을 올려다보니,안산에 대한 아쉬움은 점점 더 커진다.
안개가 조금 걷히는듯 하여 몽몽님이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다시 올라갈까?` 했더니만,
역시나 완전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몽몽님...
계곡에 닿으니 바람도 잔잔해지고 아늑해졌다.
지금부턴 계곡미는 물론이고 간간히 보이는 암릉에 깊게 패인 골짜기,그리고 중간중간 나타나는 소와 탕은 왜 십이선녀탕계곡이라 이름지어졌는지 저절로 알게되는 길이 시작된다.
일단은 서석에서 가져온 떡과 과일로 요기를 하고는 본격적으로 계곡산행 스타트~~
수많은 산객으로 붐빌 이곳이 오늘은 적요하다.
궂은 날씨가 이렇게 고즈넉하게 걸을 수 있게 만들어 준 셈이다..
덕분에 가을정취를 여유있게 느껴가며 내려간다.
바람에 우수수 나뭇잎들이 떨어지고,
떨어진 나뭇잎들을 살포시 즈려밟는다.
아,가을이어라~~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잠시 멈추었던 가을비가 또 추적추적 내린다.
비가와도 좋으니 제발 이 길이 끝나지 않았으면...
남교리에 도착하니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한다.
간발의 차로 12시 20분에 원통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놓치고,
마침 어느 부부가 불러놓은 택시에 합승하여 장수대로 이동한다.
이로써 올가을 설악의 단풍산행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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