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둔계곡
그러니까 오빠네 셋째가 태어나기 전이니까 한 10년쯤 되었다 그랬다.
그곳에 사는 친구집에 갔다가 우연히 만났던 계곡단풍이 얼마나 예뻤는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서석에서 끽해야 3~40분 정도면 갈 수 있는곳을 사는게 녹록지않아 여태껏 추억으로만 남겨두었는데,
기록하기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 오빠네 가족들이 친히 나서주었다.
하도 오래전 일이라 동생 불러놓고 허탕을 칠까 걱정되었는지 미리 답사까지 다녀왔다고...
하뱃재에서 율전을 지나고 마주오는 차가 오면 겨우 비켜갈 정도의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갔다.
비포장도로가 시작되는 그 길 끝에 차는 멈췄고,사방을 둘러보니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온통 가을색으로 물든 길따라 호젓하게 걷다가 계곡으로 들어서면 맑디맑은 계곡물과 수채화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다시 길을 걷다보면 싱그러운 숲내음과 보드라운 가을바람이 너무나 상쾌한 곳..
과연 오빠의 기억속에 오래 남을법한 아름다운 계곡이다.
홀연히 떠나 조용한 곳에서 가을을 진하게 느끼고 싶은 이,이곳을 권하고 싶을 정도로
우리만 알고 있기엔 아까운 길은 계속 이어진다.
날이 저물지 않았다면 하루종일 마냥 걸었을것이다.
오빠는 그곳이 `살둔계곡`이라고 했다.
살둔은 `이곳에 오면 산다`는 뜻이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당시에도 난리를 겪지 않을 정도로 안전해 한사람의 사상자도 없었다는데서 유래했다..
(2015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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