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7년 10월 21일
산행지 : 석룡산
산행코스 : 38교-조무락골-복호동폭포-방림고개-석룡산-잣나무숲-38교
산행이야기:어느새 깊어진 가을,갈데는 많은데 이 가을은 점점 달아나고 있다.그저 짧기만 한 가을날이 아쉬운 요즘이다.오늘은 새들이 춤추며 즐겁게 논다는 조무락골로 나서본다.
일찍 서두르길 잘했다.
38교 입구에 주차를 하고나니,쉴새없이 차들이 몰려와 계곡입구 주차공간이 금새 꽉 찼다.
가을에 찾은건 이번이 세번째..
한번은 절정의 가을을 봤고,또 한번은 좀 이른 시기에 왔었다.
과연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맞아줄까?
초입의 단풍길이 한껏 설레게 만들더니,계곡으로 내려서보니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수량도 풍부하고,단풍도 아주 딱 좋게 물들었다.
계곡물까지 가을색으로 물들었고..
어딜 둘러봐도 온통 가을색이다.
물속에 그려진 가을에 연신 시선이 가고..
계곡을 거슬러 오를수록 더욱 멋진 풍광이 눈앞에 나타난다.
떨어진 낙엽조차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따금식 만나는 작은 폭포수는 정말 우렁찬 소리를 낸다.
계곡길 이리저리 요령있게 건너가며 계곡미에 푹 빠지는 이 시간..
이쯤에서 시간이 멈췄으면...
계곡을 빠져 나와도 오색단풍은 여전히 화려하게 반긴다.
햇살이 조금씩 들어오자 환상의 색감을 자랑하며 색을 발한다.
모델이 되어달라 부탁하니,다시 돌아와 기꺼이 모델이 되어주는 몽몽님..
모델비로 저녁은 내가 쏘는걸로..
물소리에 이끌려 다시 계곡으로 스며든다.
상류로 갈수록 계곡수는 더 맑고 깨끗해졌다.
햇살까지 살짝 들어오기 시작하며 계곡은 마치 파티를 시작한듯 화려해졌다.
폭포와 어우러진 풍경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폭포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이온 수치가 장난이 아니라지?
이리저리 돌다리 건너는 재미도 오늘산행의 묘미중 하나다.
빠질듯 말듯 재밌다.
몽몽님은 저만치서 쯧쯧거리며 혀를 차지만..
계곡길 이어가기가 여의치않아 빠져나왔더니,
이렇게나 멋진 길이 나타난다.
아,미친듯 아름다운 이 가을을 나더러 어쩌라구....
가을남자 되어 쏟아지는 붉은 별들을 올려다보는 몽몽님..
이제 그만 산행을 이어가고 싶은데..
발은 도저히 안떨어지고..
아무도 없는 계곡속엔 그야말로 새들이 춤추며 즐겁게 노래하는듯하다.
낙엽밟는 소리에 계곡물소리가 청각을 자극하고..
화려한 단풍숲이 시각을 자극한다.
그야말로 오감만족이다.
가을산행 즐기기엔 이보다 더 좋을수 없는 산인데,산객들은 다 오데로 갔을까?
산길,호젓해서 더 좋다.
복호등폭포
계곡을 들락날락거리며 걷다보니,이곳까지 오는데 무려 세시간이 걸렸다.
단풍구경 실컷 했으니 이쯤에서 그만 되돌아가자는 몽몽님..
하지만 언제나처럼 정상을 가야겠다는 나..
늘 답은 정해져있다.
수북이 쌓인 낙엽길,분위기 짱이다.
본격적으로 산행에 돌입해야겠다며 스틱까지 폈지만,
가다서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니 거리 진전이 없다.
우렁찬 물소리에 이끌려 좌측 계곡으로 들어서보니..엄청난 폭포수가 두갈래로 흐르고 있다.
쌍용폭포인가??
물속 가을은 더욱 눈부신 날..
이 계곡 어딘가쯤에 텐트치고 하룻밤 묵어갔으면..
가을속 정취에 깊게 빠지는 날..
어딜 둘러봐도 황홀하기 그지없는 풍광과 마주한다.
감동은 마구 폭발하지만,표현력은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다.
화악산 중봉으로 가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제부턴 진짜 본격적인 산행길이다.
계곡길 끝나자 숨돌릴 새도 없이 연이어 오르막이다.
넘치는 가을선물 받았으니,이만한 땀은 흘려줘야지..
여전히 아름다운 단풍숲..
갈림길에서 만난 산객이 올라가면 멋진 단풍이 기다리고 있을꺼라 그러더니 딱 그렇다.
단풍숲 사이로 화악산이 지척으로 보인다.
조금씩 눈높이가 같아지는걸 보니,정상도 머지 않았구나~했지만,
능선길은 끝이 나지 않는다.
석룡산이 1000m넘는 산이란걸 깜빡 잊고 있었다.
아직도 1.2km나 남았으니..
땀이 비오듯 쏟아져 내린다.
푹신한 낙엽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으니 자연스럽게 쿠션이 되었다.
컵라면 하나씩 뚝딱하고..
왠지 허전해 환타와 함께 미니 햄버거도 먹는다.
석룡산 1,147m
하산길,딱 한군데 조망터를 만난다.
특별한 전망이 없어 다른 계절에 오면 조금 답답할 수도 있을거 같다.
은근 거친길이 이어지며 땀흘리게 만들더니,
단풍숲을 만나며 조금 온순해진다.
예쁜 능선길 위로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 울려퍼지고..
길 양켠은 불타오른다.
잣나무숲을 만나며 임도를 걷다 왼편으로 38교로 내려서는 좁은길을 만나 고전한다.
자갈처럼 구르는 돌이 어찌나도 많은지..길이 너무 거칠어 잔뜩 신경쓰인다.
다시 조무락골과 합류한다.
맑은 계곡 물가에 앉아 손한번 담가보고..
다시 산행시작점이었던 38교로 내려오며 산행을 마친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가을속에 푹~파묻혔던 하루였다.
가평 잣막걸리한병 사들고 온다는것이 그만 까먹고,
꿩대신 닭이라고 편의점에서 공주 밤막걸리한병 사고,장안동 부부 횟집에 들러 물회를 포장해온다.
단풍에 취했던 하루,막걸리 한잔에 또다시 취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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