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7년 10월 20일
산행지 : 북한산
산행코스 : 불광역-족도리봉-사모바위-문수봉-산성길-백운봉암문-백운산장-하루재-영봉-육모정
산행이야기:친구들과 함께 하기로 했던 산행약속이 깨져 혼자 북한산으로 행차한다.
머리를 완전 잘못 썼다.
출근길 전철안이 부담스러워 집앞에서 720번 버스를 탄게 오히려 독이 된 꼴이다.
도로가 신설동을 지나면서부터는 막히는 정도를 넘어 거의 주차장 수준이다.
알고보니,`경찰의 날` 행사로 세종도로를 통제하는 바람에 이 사단이 일어난것이다.
답답하게 창밖만 내다보다 종로에 진입하자마자 버스에서 내려 종로3가까지 걸어 겨우 3호선에 올라탄다.
처음부터 전철을 이용했으면 벌써 족도리봉에 올라섰을 시간..불광역 9번출구로 나가 들머리를 찾아간다.
간만에 암릉길 타며 족도리봉에 오르고 향로봉을 우회해 북한산의 주요 봉우리가 한눈에 보이는 최고의 명당에 선다.
사모바위 앞으로 의상능선이 펼쳐지고,삼각봉인 백운대와 만경대,노적봉 그리고 그 옆으로 염초봉과 원효봉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추색깊은 북한산의 모습을 바라보니,후련하게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사모바위
언제나 그렇듯,걸어온 길 뒤돌아보면 뿌듯하다.
비봉과 사모바위가 어느새 저만치로 멀어졌다.
승가사
승가봉에 올라 내가 가야할 문수봉을 바라본다.
그 옆으로는 715봉과 나한봉이 그림같다.
바위마다 울긋불긋 가을꽃이 피어 새파란 하늘과 참 잘 어우러진다.
문수봉 오르는 길..쉬운코스와 어려운코스로 나뉜다.
우측 어려운 코스를 이용해 문수봉을 오른다.
그러고보니 쇠난간이 설치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아찔하게 설치된 쇠난간을 통과할땐 가슴이 콩닥거리기도 하고..
우습게보고 스틱을 안접었더니 여간 걸리적거리는게 아니다.
역시..산은 이렇게 꼭대기에 올라 바라봐야 제맛이다.
산을 내 품에 다 안은듯 황홀해진다.
이렇게 멋진 산을 가까이두고도 일년에 고작 두세번정도밖에 찾질 않으니..
불꽃바위와 연꽃바위,그리고 그 옆으로 구기계곡이 붉게 물들었다.
칠성봉은 누군가 차곡차곡 바위를 얹어놓은듯 마치 바위전시장같다.
문수봉에 오르니 보현봉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다.
어느 바위를 오르더라도 환상의 뷰를 보여주는 북한산이다.
청수동암문에 이르며 산성길로 진입한다.
단풍과 어우러진 산성길을 보고 싶었는데,딱 주효했다.
오늘은 될 수 있으면 우회길 대신 산성을 따라 걸을 예정이다.
점점 가까워지는 북한산 주봉..
분칠한듯 새하얀 암봉은 그 어느때보다도 위엄있게 우뚝 서있다.
깊어진 가을따라 걷는 산성길이 정말 운치있다.
이대로 마냥 걸어도 끝이 나지 않았음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올려다 본 하늘에선 노랗고 빨간 별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린다.
가을분위기에 흠뻑 젖어걷다보니 어느새 대동문까지 왔다.
간단히 점심상을 펴고 요기를 한다.
오후의 햇살 받은 단풍색은 더욱 현란해졌고...
용암문은 그대로가 훌륭한 액자가 되었다.
노적봉 가는 길,눈부신 단풍숲을 더디게 걷는다.
이토록 강렬한 조명빛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을햇살 속 단풍은 더욱 화려함을 자랑한다.
바위를 수놓은 단풍은 새하얀 바위와 어우러져 더욱 도드라지고..
자연의 오묘함에 다시금 감탄하게 만든다.
백운봉암문을 내려와 백운산장을 지나고..연이어 이어지는 단풍로드에 눈은 최고의 호사를 누린다.
발길이 잦아 미끌미끌해진 바윗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서도 시선은 두리번거리느라 분주하다.
그러다 미끄러질뻔도 하고...
이 계절엔 담쟁이 마저 예술적이다.
새빨갛게 물든 덩굴은 벽을 타고 올라 훌륭한 그림한점을 남긴다.
하루재에서 다시 영봉을 오른다.
쉽게 도선사로 하산할 수도 있겠지만,`종주`라는 타이틀을 걸고 시작한 길이니 힘들어도 올라야겠지...
영봉까지 200m의 오르막은 언제나 힘들었었지...
도봉의 주봉우리와 오봉이 지척으로 펼쳐지는 영봉..
늦은 오후의 햇살이 내려앉으며 산그림자가 깊게 생기기 시작한다.
한산하기 그지없는 육모정고갯길을 서둘러 내려서고..
용각사를 지나 우이동길에 도착해 그제야 얼굴을 살피니,소금이 허옇게 묻어난다.
집에 오는길,새로 개통된 우이신설전철을 처음으로 이용했는데,
글쎄 한시간도 안되어 집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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