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둔계곡
새벽녘에 고요를 깨는 굉음 소리에 잠이 깼다.
세월이 하도 수상하니 전쟁이 난 줄 알았다.
베란다문을 여니,굉음소리의 주범은 바로 아파트마당에 주차되어있던 차였다.
펑펑거리는 소리를 내며 불길이 솟구치는데,까딱 잘못하면 주거지까지 불길이 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후당당거린다.
얼마안가 앵앵거리며 소방차가 연이어 도착하고..
일사불란하게 불길을 잡으며 화재를 수습하고나서야 새벽이 고요해진다.
한참동안 불구경을 하고나니,이미 잠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달아나버렸고..
일어난김에 어디든 가자며 집을 나선다.
살둔계곡..
걷는 내내 새소리,물소리 이외엔 아무 소리도 안들린다.
투망을 던져 물고기를 잡는 동네어르신 두분을 빼고는,인적 또한 딱 우리 둘 뿐이다.
이번엔 비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도 한참을 더 내려가 어느 펜션부근까지 내려갔는데도 인적은 거의 없다.
과연,`살둔`이라는 이름 그대로 `이곳에 오면 산다`는 말이 꼭 맞을거 같다.
첩첩산중 속에 갇혀있으니,바깥세상에서 전쟁이 나도 모를일이다.
(2017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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