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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소백산(비로봉~국망봉)


산행일 : 2018년 9월 2일

산행지 : 소백산

산행코스 : 율전마을-비로봉-국망봉-늦은맥이재-율전마을

산행이야기:언제가도 좋은 소백산..이미 소백의 초가을 풍경을 알아버렸으니,이 맘때되면 안가고는 못 배긴다.


수량이 얼마나 풍부한지,계곡길 걷는 내내 물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진다.

이보다 더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어디 있으랴 싶을 정도로 경쾌하고 박진감 넘치니,발걸음마저 가볍다.



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달게 불어온다.

바람따라 수풀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감미로운 소리를 낸다.



쑥부쟁이 화사하게 피어 발길 잡는다.

비바람에 조금 상했어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데는 조금도 모자람없다.




농익은 소백의 가을보다 약간은 설익은 지금 이 시기의 소백을 참 좋아한다.

서정적인 평원이 주는 분위기에 언제나 압도당한다. 

특히나 오늘처럼 더없이 맑고 깨끗한 날,목가적인 풍경속에 있으니 이곳이 천국인가 싶다.



자연을 거스름없이 늘 그 자리에 이렇게 어여쁘게 피어있는 왜솜다리를 보니 반갑다. 




정상과 이어지는 계단길은 소백의 백미다.

빠르게 걷기 아까울 정도로 가슴 탁 트이는 풍광을 마주한다.

마음은 한없이 평화로워지고,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진다.


소백의 선물은 끝도 없다.

한번에 품을 수 없을만큼 풍성한 쑥부쟁이 한다발을 선물받는다.



모든게 적당해서 좋은 날이다.

바람도 땀을 식히기 딱 좋고,햇살 또한 따갑지 않게 아주 적당하게 부드럽다.




제대로 바람맞고 있는 몽몽님..


정상을 내려와 국망봉으로 향하는 길 위로 꽃들이 만발하다.

오늘,제대로 가을정취에 취하는 날이다. 



투구꽃 피어있는 한켠에 자리잡고 요기를 하는데,바로 지척에서 멧돼지가 살벌하게 울어댄다.

먹고 있던 단팥빵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허둥대며 신발끈을 매는데,몽몽님은 천하태평이다.

말수가 적어진걸보면 저도 무서운게 틀림없는데,안심시키려고 일부러 의연한 척 하는게 분명하다.

나중에 물어보니 코딱지만큼도 안무서웠다 그런다.아닌거 같은뎅..ㅎ




우중충한 숲길을 벗어나 국망봉이 보이는 평원에 닿으니,또한번 꽃잔치가 벌어진다.




국망봉이 코앞인데,꽃들한테 한눈 팔다보니 걸음이 도무지 진척이 안된다.

먹구름 몰려온다고 좀 서두르라 채근해도 소용없다.

다시 일년을 기다려야 하니 맘껏 눈맞추고 가야지..







새하얗게 수놓아진 꽃길따라 느림보 걸음으로 국망봉을 오른다.






정상석 너머 꽃밭도 새하얗게 흩뿌려져 있다.

더 놀고 싶지만,하늘은 야속하게도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이슬비 맞으며 늦은맥이재로 향한다.

먹구름이 몰려오는걸 봐선 큰 비가 내리려나 했지만,다행히 빗방울은 굵어지지 않는다.







늦은맥이재에 도착하며 꽃향기는 멀어지고,이제 계곡물소리에 집중할 시간이다.

백두대간 고치령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 앉아 잠시 쉼하며,작년 그 때처럼 오늘도 대간길 추억을 이야기한다.

`오늘처럼 비가 왔었더랬지..안개쌓인 숲길 위로 동자꽃이 이쁘게 피었었지..`하며..




음침한 숲길에선 어김없이 멧돼지가 울어대고,

비내린 끝이라 등로는 물길이 되어 미끄럽기 짝이 없다.

정규등로는 위험한지 길을 막아놓아 우회길을 택해 계곡을 내려오니 전에 없던 출렁다리가 나온다. 




계곡물 아무리 차가워도 땀은 씻어내고 가야지..

몸 담그는 순간,으악~~~~~! 정신이 뻔쩍 든다.

올해 계곡물 입수는 오늘부로 끝~~!


점심때 먹을 빵을 사러 들어간 빵집에서 만났던 탁구선수들을 저녁먹으러 찾아간 향미식당에서 또 만났다.

아침엔 빵을 싹쓸이하여 가져가는 바람에 난감하게 만들더니,저녁에도 간발의 차로 우리보다 먼저 식당에 도착해 난감하게 만든다.

이런 절묘한 타이밍이라니...

그나저나 40명이 다 먹을때까지 언제까지 기다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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