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8년 7월 21일~22일
산행지 : 덕유산
산행코스 : 설천봉-향적봉-동엽령-무룡산-삿갓재(1박)-황점마을
산행이야기:모르면 몰랐지,덕유산의 원추리 꽃밭을 알고 나면 안가고는 못배긴다.하필 펄펄 끓는 한여름날 피어 땀을 몇바가지는 흘려야 볼 수 있다는게 함정이지만...
모싯대
곤돌라를 타고 손쉽게 향적봉에 오르는 방법을 택했다.
오늘같이 무더운 날은 왠만하면 기운을 덜 빼는게 상책이니까..
동자꽃
이 폭염에 누가 산에 오르랴 했지만,생각보다 산객이 많다.
향적봉도 가득이더니,중봉도 발디딜틈이 없다.
북적이는 중봉을 서둘러 내려와 그늘을 찾아간다.
비비추
덕유평전위로 비비추,여로,참취,속단,동자꽃등 여름야생화가 한창이다.
능선을 스치는 바람에 한들거리는 비비추에 한동안 마음을 빼앗긴다.
언제 걸어도 매력적인 길..
길 양켠으로 핀 꽃들이 무더위도 잊게 만든다.
여로
원추리
조금씩 원추리가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하고..
목책너머로 샛노랗게 군락을 이루며 시선을 끈다.
너를 보러 여기까지 왔단다.
말나리
지난번 오서산엔 하늘나리가 많더니,이곳은 온통 말나리 천국이다.
초록숲속에서 강렬한 색으로 유혹한다.
모싯대
우와~~
아직 갈길이 먼데,벌써부터 이렇게 발목을 잡으면 나더러 어쩌라구..
동자꽃
숲속으로 들어오면 기온은 천지차이다.
군데군데 골바람도 제법 불어 흐른 땀을 닦아준다.
참취
동엽령 지나 무룡산으로의 길은 지루하기 이를데 없다.
조금씩 더위에 지쳐가며 걸음은 천근만근..
도무지 나오지 않을거 같았던 무룡산 정상석을 마주한 후,오매불망 그리던 원추리 꽃밭으로 들어선다.
꽃밭을 내려다보는 순간,나도모르게 환호성을 지른다.
산등성이 완전 샛노랗다.
단언컨대,여지껏 내가 본 꽃밭 중에 역대급이다.
한눈에 다 넣을 수조차 없다.
지나가던 산객은 눈물이 막 날거 같다 그런다.
난,가슴이 막 벌렁거려 진정이 안된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온통 샛노란 꽃물결앞에서 도저히 자리를 못뜨겠다.
어차피 산장예약도 돼있겠다.마냥 놀다가자구요.
때마침 늦은 오후의 바람결도 참 좋다.
꽃밭을 떠나기 전,사진으로 추억을 남긴다.
아쉬울까,골짜기 사이로 또 한번 원추리 군락이 나타나준다.
참취
여섯시가 다되어 삿갓재에 도착한다.
그러니까 설천봉에서 여기까지 오는데만 무려 일곱시간이나 걸렸다.
역시 무더위엔 산이 답이었다.
저녁공기가 서늘하다못해 춥다.
저녁을 든든히 먹고나서 소등시간이 다 될때까지 마당을 어슬렁거린다.
`아침에 일어나 옆자리에 내가 없으면 무룡산 올라간 줄 아시오~~`
그냥 농담삼아 던졌던 말인데,진짜루 이 새벽에 원추리 꽃밭으로 기어오르고 있다.
왕복 4킬로나 되는 길을 오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동녘하늘의 붉은 기운을 보고는 몸은 자동반사적으로 무룡산으로 향했다.
새벽숲길,조금은 으스스하기도 하지만,머릿속은 아침빛 스며든 꽃밭을 볼 생각뿐이다.
마침내,꽃밭에 닿고...
반팔차림으로 산장을 나설땐 방풍쟈켓을 챙겼어야 하나~할 정도로 싸늘했지만,30분 걸음으로 온몸은 땀으로 흥건하다.
역시나 새벽길 오른 보람이 있다.
아침 분위기가 너무나도 근사하다.
바람결도 너무나도 좋다.
꽃밭에서 하룻밤 주무신 분,참 좋았겠다.
빛은 골마다 스며들고..
겹겹으로 그려지는 산그리메는 완전 그림이다.
이 맛에 산을 오르는거겠지..
햇살이 온 산을 다 덮을때까지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아침풍경에 취한다.
아침먹고 곧장 황점마을로 내려선다.
남덕유산의 솔나리보다 어서빨리 시원한 계곡물에 몸담그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벽운동까지 한터라 산행의지는 1도 없다.
계곡물에 몸담그고 앉아 있자니 천국이 따로없다.
무더운 여름날,꽃구경 한번 진~하게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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