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8년 7월 17일
산행지 : 설악산
산행코스 : 오색-대청봉-오색
산행이야기:더이상 미루다가는 설악바람꽃을 놓칠까 싶어 폭염이 예보되어 있는 뻔한 상황인데도 기어이 집을 나선다.
물레나물
오색을 출발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흐르기 시작한 땀은 멈추질 않는다.
잠깐씩 부는 바람은 땀을 식히기에 어림도 없고,햇볕은 온몸으로 작렬한다.
초복날,에어컨 바람쐬며 삼계탕이나 먹을껄!하는 후회가 밀려오며 이 무슨 고생인가 싶다.
말나리
더위를 먹었는지,온몸은 한없이 무거워지며 걸음은 떨어지지를 않는다.
대청봉까지의 거리 또한 좀처럼 줄어들지를 않고..
물을 연신 들이켜보지만,갈증해소엔 턱없이 부족하다.
언니가 특단의 조치를 내려 냉커피로 당보충을 시켜주지만,그 때뿐이다.
그야말로 죽을맛이다.
네귀쓴풀
비실거리며 4시간만에 간신히 목적지에 닿았다.
오늘처럼 힘겹게 대청봉에 오른건 처음..
드디어 바람꽃과 만날 시간이 왔다.
희한하기도 하지..바닥이었던 체력은 꽃을 보자마자 꽉 채워진다.
이넘의 바람꽃이 뭐라고..참내..
우와~~~~
이토록 풍성한 바람꽃이라니...
고된 걸음끝이라 감동은 더 크게 다가온다.
언니한테 한시간의 시간을 허락받고 씬나게 꽃밭을 휘젓는다.
네귀쓴풀
등대시호
여로
등대시호
일년을 기다려 온 꽃,바람꽃..
이글거리는 햇살에도 꽃들은 너무나도 기품있고..
그 어느해보다도 꽃송이는 더욱 풍성함을 자랑한다.
잔대
산등성을 가득 메운 꽃밭에서 도저히 헤어나지를 못한다.
이러니 여름이 되면 보고 싶어 안달이 날 수 밖에..
이러니 삼복더위 아랑곳않고 겁없이 올라올 수 밖에..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한 바람꽃 앞에서는 연신 감탄만 한다.
더위먹으며 죽을똥살똥 오른 보람이 있다.
마침맞은 시기에 참 잘 왔다.
등대시호
참바위취
산오이풀
온통 하얀색 물결에 취한다.
한번 이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지를 못한다더니 그 말이 꼭 맞다.
매년 이 맘때의 이 바람꽃을 잊지못해 긴 걸음을 하게 된다.
바람꽃 속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 여로도 참 예쁘다.
나도 좀 봐달라 얼굴 쑥쑥 내밀고 있다.
둥근이질풀
여로
말나리
한시간의 꽃타임은 속절없이 흐르고..
산을 내려서야 할 시간이다.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바꿔 다시 오색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걸음수를 조금이라도 줄여볼까 했던 꼼수였지만,내리막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설악은..역시나 어느 한곳 쉬운곳은 없다.
물레나물
노루오줌
달아오른 몸뚱아리,계곡물에 풍덩하니 좀 살것 같지만,한참을 지나도 몸의 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한여름날,꽃구경은 참 잘했지만,더위먹고 죽는 줄 알았던 설악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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