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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20년~)

민둥산

산행일 : 2020년 6월 28일

산행지 : 민둥산

산행코스 : 증산초교-전망대-정상-완만한길-증산초교

산행이야기:날이 더워지니 ,점점 꾀가 나서 꿈적대기 싫어진다.여전히 `문지방`은 높고도 높은 산이다.지난주에 빡센 산행 했으니,이번주는 나리꽃도 볼겸 가볍게 민둥산 한바퀴 돌고 오기로 한다.  

 

민둥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여덟시가 조금 넘었다.

벌써부터 햇볕이 강렬해지고 지면이 후끈 달아오르며 푹푹 찐다.

물한병을 하나 더 챙겨 넣고 배낭을 짊어진다.

 

 

까치수영

짧고 굵은 코스인 급경사길을 선택한다.

된비알이긴 하나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늘로만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뱀무
으아리

소나무숲이 나오더니 이내 전나무숲이 하늘을 찌를듯 울창하여 마치 아주 깊은 산속에 들어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족히 스무마리정도의 멧돼지가 훑고 간 흔적도 아주 살벌하다.

흙의 상태로 보아 방금 지나간듯하여 몽몽님 뒤를 바짝 따른다.

 

 

티셔츠가 다 젖어서야 발구덕과 이어지는 임도에 다다른다.

물한모금 마시고나서 다시 또 헉헉대며 기어오른다.

 

 

나리꽃 여기저기 피어 숲을 밝힌다.

나리꽃 뿐만 아니고,초롱꽃도 피었고 기린초도 피어 힘든걸음 잠시 쉬어가게 만든다.

 

 

어느새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제 다 온거나 다름없다.

뿌연 안개가 조금씩 걷히며 백두대간 산줄기며 산아래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탁트인 초원이 하늘과 맞닿아 완전 그림이 되는 풍경을 마주한다.

숲향기 찐하게 바람에 실려오고,초록이 주는 평안함을 만끽한다.

 

 

기린초 위에 앉은 나비는 다가가도 한동안 날아갈 생각을 안한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개망초 꽃길이다.

생김새가 꼭 계란 후라이 처럼 생겨 계란꽃이라 부르기도 한다던데..

난,이런 수수한 꽃이 좋더라~~

 

 

우거진 초록숲 사이로 털중나리가 강렬한 색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 저기 참 많이도 피었다.

이 꽃이 아른거려 새벽같이 달려온 셈이다.

 

 

열에 아홉은 억새꽃 피는 가을날의 민둥산을 기억할테지만,

난 초여름날의 민둥산을 훨씬 더 좋아한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한적해서 좋다.가을날엔 산객들로 미어터진다.

이렇게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주는 초록초록한 풍경은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다.

그저 바라보는것만으로도 마음의 티끌을 죄다 씻어줄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억새밭 사이로 드문 드문 서있는 소나무가 포인트인곳..

자세를 낮춰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늘나리도 무척이나 많이 볼 수 있다.

 

 

폭신한 풀밭 사이를 목책길 따라 오른다.

그리고 발끝으로는 풀내음 가득하다.

어느새 땀범벅이던 얼굴도 산들바람이 다 씻어주었다.

 

 

하늘나리

오늘 하늘 참 예술이다.

파란색과 하얀 구름이 적당히 어우러져 있다.

그 아래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으니 삼박자가 고루 갖춘 복받은 날이다.

 

 

가끔 몽몽님이 엉뚱한 이름을 갖다붙이는 통에 배꼽잡을 때가 있는데,

오늘은 꿀풀을 보고 엉겅퀴라 그러고 있다.

보라색 엉겅퀴가 바로 엊그제 먹었던 `곤드레나물`이라 알려줬더니,색깔만 보고는 제멋대로 부른게다.

 

 

민둥산 1,117m

이곳에 올라와 하룻밤 자고 간게 벌써 다섯번이다.

근데 이젠 그것도 어렵게 됐다.

`야영,취사금지`라는 안내문이 쓰여있고,데크 위로는 야영을 못하게끔 조형물을 설치해 놓았다.

 

 

우와~~

민둥산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민둥산 뒤편의 화암약수 방향의 이 움푹한 지형의 `돌리네`를 보는것이다.

원래는 평지였으나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에 녹으면서 지반이 서서히 내려앉아 마치 분화구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한라산 백록담의 모습과 비슷하다.

 

 

봐도 봐도 어여쁜 하늘나리..

가시덩굴이 접근을 방해하지만,기어이 헤치고 들어가 눈맞춤하고야 마는 이 극성이라니..

 

 

움푹 패인 초원을 가운데에 두고 한바퀴 삥 돌아보기로 한다.

이렇게 서정적인 길을 두고 그냥 갈 수는 없다.

 

 

개망초 흐드러진 꽃길,발걸음도 가볍다.

산뻐꾸기 울어대니 귀도 즐겁다.

 

 

점점 발끝으로 수풀이 무성해진다.한걸음 한걸음 내디딜때마다 뱀이라도 밟히지 않을까 조심스러운데,앞서가던 몽몽님 잠깐 멈춰선다.

너구리 한마리 나타났다며 놀라지 마라며 주의를 준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데도 발아래로는 따뜻한 바람이 후끈 올라온다.

들척지근한 수풀향이 코끝을 찌르고,햇볕은 점점 강렬해진다.

 

 

이게 바로 엉겅퀴다 알려준다.

 

 

화암약수로 이어지는 길을 지나 다시 정상으로 오른다.

 

 

풀밭 사이에서 옅은 보랏빛의 구슬붕이 별처럼 뿌려져 있다.

빼꼼 고개 내밀고 있는 모습이 꽃말처럼 정말 기쁜 소식 가져다 줄것 같은 요정같다.

 

 

가파른 언덕을 보니 땀깨나 흘리겠다 싶다.

 

 

오늘 나리꽃 참 여한없이 본다.

 

 

무슨 심보인지..

기껏 저만치까지 오른 사람 다시 내려오라해서 사진좀 찍어달라한다.ㅎ

 

 

그늘찾아 서둘러 정상을 내려선다.

 

 

소나무 그늘아래 돗자리 깔고 맛있는 런치타임..

 

 

오늘은 아메리칸 스타일로다가 맛있게도 냠냠..

 

 

초여름날의 아름다운 민둥산을 만나고 내려가는 길,숲속 가득 매미 울음소리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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