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20년 6월 14일
산행지 : 선자령
산행코스 : 대관령휴게소-양떼목장-선자령-국사성황당-대관령휴게소
산행이야기:주말이 되어 어디든 가긴 가야겠는데 딱히 적당한 산행지가 떠오르지 않을땐 만만한 선자령이 최고다.부담없이 걸을 수 있고,산행 후엔 동해 바다도 볼 수 있는 곳..이번주엔 선자령으로 가보자~
비가 오다말다를 반복하더니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거짓말처럼 딱 그쳤다.
비 온 후의 숲은 그야말로 상쾌함의 끝판왕인데,초입부터 범꼬리가 살랑살랑 꼬리 흔들며 유혹한다.
하늘을 다 가릴만큼 우거진 여름숲으로 들어서니 초록물이 들 것만 같다.
땅은 폭신하고,수풀은 촉촉하고,걸음은 정말 가볍다.
양떼목장은 오늘도 목책너머 철조망 사이로 바라볼 뿐이다.
선자령은 수없이 와봤어도 양떼목장길은 한번도 가보지 않았는데,크게 가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아직까진 거친호흡 토해내며 땀흘리며 걷는 산길이 몇배는 더 좋기 때문이다.
양떼목장을 지나면 잣나무숲길이 계속 이어지고..
신선하고 맑디맑은 공기는 절정으로 달한다.
새들의 노랫소리 숲속 가득하더니,계곡을 만난 후부턴 물소리가 숲속을 가득 메운다.
한달전엔 계곡길따라 홀아비바람꽃이며 모데미풀 지천이더니 지금은 범꼬리가 자리잡고 있다.
계절따라 자연의 섭리대로 피어나는 들꽃 세계는 정말 신통하기만하다.
어느땐 애타게 기다리며 만나기도 하고,또 어느땐 원래 그렇다는듯 무덤덤하게 바라보기도 하고,또 어느날엔 왈칵 목이 메일 때도 있는데,이 무한한 들꽃사랑은 언제까지 이어질런지..
미나리아재비 샛노랗게 반짝이며 어두운 숲을 밝히고,천남성도 멋드러지게 피어 시선을 끈다.
임도길을 만나며 탁트인 초원지대와 마주한다.
곤신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바라만봐도 가슴 두근거리는 길이다.
2시간만에 선자령에 올라서니,왠일인지 바람결이 참 곱고 달다.
그 해 여름,이곳에서 하룻밤 묵을땐 바람이 꽤나 지독하더니만..
가슴 탁 트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정상을 내려선다.
파란하늘 아니어도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은 그 어느때보다 푸르고 푸르다.
초원위에 지어진 그림같은 집을 보니 비박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비박짐 메 본 지도,산꼭대기서 서산너머 지는 해를 바라 본 지도 ,침낭안에 몸을 꾸겨넣은지도,새벽하늘을 바라본지도 깨 오래되었다.
늘 말뿐이고,실천은 뒷전이라~~
이젠 연세가 있으셔서리 무릎걱정을 해야 하는데,굳이 또 점프를 하시겠다고...
선자령 산행의 백미는 바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산들의 파노라마다.
울창한 숲과 초원지대 너머로 들어오는 전망이 일품인데,발왕산 오대산에서부터 황병산까지 볼 수 있다.
다시 숲길로 들어간다.
이번엔 참나무 숲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길이 평평하고 온순해서 마냥 걸어도 길의 끝이 보이지 않았음 하는 그런 길이다.
붓꽃이나 뱀무,그리고 미나리아재비 말고는 특별한 들꽃이 없어 오로지 걷는데만 집중한다.
임도를 따르다 우측으로 난 좁은 길로 꺾어 국사성황당으로 향한다.
드디어 만난 꽃밭..
오늘 선자령을 찾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울창한 숲 아래로 펼쳐진 범꼬리가 정말 장관이다.
박새꽃 또한 마침맞게 흐드러졌는데,촘촘히 달린 꽃에선 노란빛이 났다.
산을 내려와 주문진으로 달린다.
애써 여기까지 왔는데,바다 바라보며 회한사라는 하고 가야지..
어젯밤 뉴스를 보니 요즘 오징어가 대풍이라더니 과연 어판장엔 온통 펄쩍펄쩍 뛰는 오징어가 천지삐까리다.
만원에 여섯마리하는 오징어 3만원어치 회뜨고,울아부지 좋아하시는 고등어 자반 세손에,볶음용 오징어도 스무마리 사서 서석으로 향한다.
올케언니,불시에 들이닥친 우릴 위해 따끈한 저녁밥상 후딱 차려내더니,
오늘도 뭘그리 바리바리 싸주는지...사과박스로 한가득이다.
저녁상에 놓여진 열무김치가 맛있다 했더니 탈탈 털어 싸주기까지...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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