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20년 10월 17일
산행지 : 각흘산
산행코스 : 자등현-정상-각흘계곡
산행이야기:오늘은 호젓하게 가을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각흘산으로 떠난다.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인 자등현을 들머리로 한다.
예상한대로 산객은 손에 꼽을만큼 거의 없다.
각흘산까지의 길은 노란 가을빛으로 가득하다.
마치 샛노란 등불을 켜놓은 듯 숲이 화사하여 오를수록 황홀한 기분마저 든다.
수수하여 더 이쁜 길이다.
땀 한바가지 쏟고 나니,마침내 정상과 가까운 헬기장이다.
사방이 탁 트인 헬기장에 서니 용화저수지가 그림같이 펼쳐지고,금학산 아래로는 운해까지 생겼다.
가을빛 물든 산등성은 탄성을 자아내고,하늘마저 눈부시니 그야말로 눈부신 풍광이다.
방화선 따라 정상가는길은 사람키만하게 울타리를 쳐놓았다.
정상에서 약사령으로 이어지는 길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멧돼지의 출입을 막기위한 조처라 그런다.
이렇게 멋진 뷰포인트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너른 바위에 앉아 사과 반쪽씩 베어물고 둘이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발아래 풍경을 바라만 본다.
마사토로 이루어진 길은 무척이나 미끄러워 조심하며 한걸음씩 내딛는다.
명성산이 아주 가깝게 보이고,바로 언덕 위로는 각흘산의 명물인 고사목이 아슬아슬하게 서있다.
앞서가던 두 어르신,명성산까지 이어 걷는다더니 어쩐일인지 고사목이 있는 우측으로 방향을 꺾는다.
너무 멀어 가르쳐줄 수도 없고 참..
아니나 다를까,얼마 후에 다시 돌아나오며 제대로 방향을 잡는다.
방화선 라인이 제법 아름답다.
특히나 겨울 각흘산은 완전 끝내주는데,이젠 예전만큼 눈이 안오니 그 때 그 겨울날의 풍경은 추억속에서나 볼것같다.
혹시나 각흘계곡으로 진입하는 입구가 막혀있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내려왔는데,다행히도 출입구를 만들어 놓았다.
통과한 후에는 반드시 문을 닫아 멧돼지가 드나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것..
급하게 고도를 낮춰 계곡으로 떨어진다.
얼마나 경사가 급한지,거의 썰매타듯 쭉쭉 미끄러진다.
길은 또 얼마나 거칠고 야생미 넘치는지 잔뜩 긴장하며 내리꼿는다.
길이 선명하지 않을땐 선답자들이 표시해놓은 리본을 따른다.
길이 완만해지며 계곡을 만나고, 물속에 투영된 가을을 만난다.
화려한 색채의 향연에 저절로 걸음이 멈춰진다.
어쩜 이토록 강렬한 색을 발할 수 있는건지..
이 넓은 계곡안에 인적이라곤 딱 우리 둘 뿐이다.
이 멋진 가을을 우리 둘이 통째로 전세내어 걷는 느낌이다.
가끔 뱀을 만나는거 빼고는 다 좋다.
내가 잘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걷는 몽몽님..
단풍 이쁘다고 호들갑,뱀을 봤다며 또 호들갑,온갖 호들갑을 다 떨어대며 가고 있으니 걱정되기도 하겠지..
빨간 단풍나무 아래서 경쾌한 물소리 들으며 먹는 샌드위치 맛,두말하면 잔소리지..
오늘은 특별히 감자를 듬뿍 넣었다.
카누 커피도 맛있다.
두말 않고 같이 와주어 고맙소~~
부디 건강하여 봄에는 꽃놀이 다니고,가을엔 단풍놀이 실컷 다닙시다~~
물속에 담긴 가을이 유난히 아름다운 각흘계곡..
잘 기억하고 있다가 내년에 또 와야지..
각흘산 캠핑장 마당을 통과하며 산행을 마무리하고,우리차가 세워져있는 자등현까지 20여분을 도로를 따라 걸어올라간다.
'산행이야기 > 산행(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 (0) | 2020.10.20 |
---|---|
도봉산 (0) | 2020.10.19 |
도봉산 (0) | 2020.10.16 |
도봉산 (0) | 2020.10.15 |
설악산(오색~한계령) (0) | 2020.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