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이야기/산행(2020년~)

함백산

산행일 : 2021년 1월 16일

산행지 : 함백산

산행코스 : 만항재-창옥봉-정상-만항재

산행이야기:오랜만에 새벽에 집을 나선다.4시에 일어나 5시 출발..

 

새하얀 설국을 기대하고 나섰지만,태백이 가까워도 산야는 어떻게 된일인지 밋밋하기만 하여 잔뜩 실망하는 중이었다.

애써 위안하며 마음을 비우려고 했지만,새벽걸음한 공도 없이 이게 뭐야? 하며 투덜대며 만항재에 도착했는데,순식간에 환상적인 겨울숲이 눈앞에 짠! 나타났다.

이내 흥분하기 시작했고,차가 멈추자마자 쏜살같이 튀어나가 아름다운 겨울숲으로 들어갔다.

 

 

 

 보온병에 담아간 호박죽을 후루룩 해치우고나서 산행을 시작한다.

전나무숲에서 더 어물쩡 거리다보면 함백산의 겨울풍경을 놓칠 수도 있다.

햇살이 나오면 어느절에 스르륵 녹고 마는게 서리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오늘은 생각보다 날이 푹하다.

해발 1,330m의 만항재에서 시작하는 산행이니 빠짝 걸으면 정상까지 한시간 정도면 족할것이다.

 

 

   

파란하늘과 어우러진 눈꽃은 겨울산행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백미다.

운좋은 날이다.

 

 

뽀드득 뽀드득 눈밟는 소리가 너무 좋다.

이른 아침의 산길엔 우리 둘뿐이라 모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어 더욱 좋다.

햇살이 들때마다 터져나오는 탄성도 거리낌이 없다.

 

 

 

산을 가까이 한지 꽤 오래지만,여전히 산이 좋다.

건강 허락되어 변함없이 즐길 수 있으니 이도 큰 복이다.

부디 올해도 탈없이 산길 누빌 수 있기를~~~

더도 덜도 말고 앞으로 딱 10년만 산길 쏘다닐 수 있었음 좋겠다.

 

 

 

겨울산이 주는 이 청량하고 깨끗함을 그 무엇에 비할까?

 

 

 

함백산 제단에 이르며 정상은 한층 가까이 보이지만,

새하얗던 설산은 어느절에 녹아 한쪽 사면만 흰빛이 돈다.

행여나 녹아버릴까 걸음이 빨라진다.

 

 

 

태백선수촌과 이어지는 임도에서 시작되는 산길은 본격적인 급경사다.

정상까지의 거리는 불과 1킬로 정도밖에 안되지만,힘깨나 써야 한다.

아이젠을 벗자니 군데군데 얼어있고,그냥 신고 있자니 돌길이라 성가시고..

마스크를 쓰자니 땀이 흘러 입주변이 흥건하고,벗자니 마주오는 산객들 눈치보이고..

 

 

 

수증기가 가득 차올라 시야가 뿌옇다.

멋드러진 백두대간의 산그리메를 보는건 애초에 포기다.

 

 

 

칼바람이 불지 않아 다행,기대했던 상고대가 녹지않고 남아있어 다행,파란하늘 볼 수 있어 다행인 날이다.

 

 

 

kbs중계소가 가까워오며 곧 정상에 다다른다.

 

 

 

헬기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한바퀴 돌아보는데,서리꽃이 새하얗게 피어 장관을 이룬다.

5월말이면 철쭉꽃피어 장관을 이루는 곳인데..

저 아래 헬기장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하룻밤 묵었던 때가 엊그제 같다.

세월이 하 수상하니 이젠 어울려 놀 수도 없고..참..

올해만 지나면 역병이 물러가고 괜찮아질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시야가 좋아 일망무제 사방이 시원하게 탁 트인 풍광을 보면 더 좋았겠지만,하얀 세상을 보는것으로도 대만족이다.

 

 

 

가장 젊은 날의 순간을 추억으로 남긴다.

요즘 유행하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더랬지..

`나이야 가라,나이야 가라,나이가 대수냐,오늘이 가장 젊은 날...오늘 이 순간이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

 

 

 

중함백과 은대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을 뒤로하고 다시 정상에 올라 하산한다.

 

 

 

우수수 눈가루가 바람에 흩날린다.

눈시릴만큼 파란하늘을 보니 마음 깊은속 찌꺼기까지 싹 사라지는것 같다.

 

 

 

하산은 최대한 천천히...

 

 

 

만항재에 다시 되돌아오니,11시...

점심먹고 집에 오니 3시가 조금 넘었다.

간만에 먼 길 기분좋게 잘 다녀왔다. 

'산행이야기 > 산행(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천 광덕산  (0) 2021.02.08
계방산  (0) 2021.01.25
도봉산  (0) 2021.01.14
배봉산 둘레길  (0) 2021.01.12
도봉산  (0) 2021.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