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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20년~)

계방산

산행일 : 2021년 1월 24일

산행지 : 계방산

산행코스 : 운두령-1492봉-정상-운두령

산행이야기:이번주는 겨울산행의 일번지,계방산이다.겨울이면 꼭 한번씩은 가는곳이라 안가면 섭하다.마침 강원산간에 눈이 많이 왔다 하니 눈꽃은 실컷 볼 수 있으리라..

 

해가 뜨고 얼마 지나지않아 운두령에 도착해 산행 시작~

긴 계단을 올라 숨고르며 내려다보니 발아래로 운해가 펼쳐져있다.

 

 

 

한시간여를 걸어 고도를 높이니 서서히 상고대 숲이 나타나고,하늘은 점점 맑고 파래진다.

날이 어찌나도 포근한지 영락없는 봄날이다.

바람도 한 점 없으니 땀이 등줄기를 타고 사정없이 흘러내린다.

 

 

 

나뭇가지 사이로 운해가 그럴듯하게 보이는데,조망은 시원스레 트이지 않고..

행여나 전망대에 당도하기도 전에 사라질까 조바심이 난다.

 

 

 

마침내 1492봉이 가까워지며 시야가 넓어졌다.

넘실거리는 운해에 새하얀 상고대까지..

어머,이게 뭔일이래?

정말이지 운수 좋은 날이다.

 

 

 

구름속의 산책이란 바로 이런 풍경을 일컫는게 아닐런지..

어쩜 이토록 눈부시고 투명할까?

가슴이 상쾌하다못해 아주 뻥 뚫리는 기분이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더욱 장관이다.

사방 어딜 둘러봐도 황홀하기만하여 탄성만 자아낸다.

 

 

 

그저 파란 하늘아래 상고대 터널을 걸을 수만 있다면~하고 왔지만,운해까지 덤으로 선물받다니..

믿기지 않는 비현실적인 풍광에 말문마저 막히고,그저 넋놓고 바라보기만한다.

아마도 겨울산행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풍경이 아닐까싶다.

 

 

 

설악산,방태산,그리고 거칠봉까지 첩첩의 산줄기들은 거침이 없이 아찔하다.

걸어왔던 한강기맥과 치악산도 아스라히 산그리메를 그려내고,

너울거리는 산줄기들을 보고있자니,내 마음마저 마구 요동친다.

 

 

 

해마다 걷는 같은 겨울산,같은 코스..그러나 산이 주는 풍경은 언제나 같은 법이 없다.

눈옷도 없이 쓸쓸하게 나목일때도 있었고,

볼이 얼얼할 정도로 세차게 칼바람이 불어 쫓기듯 내려오기도 했고,

그런가하면 오늘처럼 극강의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런 예측할 수 없는 재미때문에 뻔해도 매번 같은 산을 찾게 되는거같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정상으로 향한다.

점점 햇살이 강해지며 눈녹는 속도가 빨라져 후둑후둑 서리꽃들이 떨어지고,

운해도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새하얀 능선위로 햇살이 쏟아진다.

1km거리의 정상에서의 풍경이 사뭇 기대가 되어 걸음을 서두른다.

 

 

 

다시 또 상고대 터널이다.

좁게 난 오솔길 따라 걷다가 멈춰서고,하늘한번 보고 또 보기를 반복한다.

햇살에 반짝이는 순백의 숲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설산과 어우러진 구름바다가 멋지게 펼쳐지며 또 한번 감동을 준다.

보고 있어도 자꾸만 보고 싶게 만드는 풍경이다.

첩첩의 산들이 아무리봐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저만치 가는 사람 불러세워 사진 좀 찍어달라 보채고..

 

 

 

얼른 정상에 올라서야지~했던 마음은 설국에 들어서니 여지없이 무너지고,

걸음은 한없이 더디다.

 

 

 

드디어 계방산 정상이다.해발 1,577m..우리나라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산..

계방산 정상이 칼바람 한 점 없이 이렇게 순할 수도 있구나~

다른때같음 배낭 옆구리에 끼워넣은 물을 마실 수 없을만큼 꽁꽁 얼어있을텐데,

오늘은 살얼음 하나 없다.

 

 

 

소계방산과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길따라 조금 걸어 내려가본다.

주목군락지 지나 이승복생가로 내려서면 좋겠지만,코로나 때문인지 버스편이 줄어 왔던 길로 되돌아 가기로 한다.

 

 

 

하얗게 가득찼던 안개는 조금씩 걷히기 시작하며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그려낸다.

 

 

 

툭!툭! 속절없이 서리꽃이 떨어지며 나무들은 흰옷을 벗기 시작한다.

 

 

 

차마 두고 가기 아깝지만,그렇다고 마냥 이곳에서 머무를 수는 없다.

가슴 가득 품고 내려가는 길은 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전망대를 지나 얼마안가니 아침에 봤던 상고대 터널은 온데간데 없고,

얼어있던 길은 다 녹아 진흙길로 바뀌어있다.

 

오늘 내가 걸었던 그 길이 꿈이런가 싶다.

오늘은 1월 하순 기준 역대급으로 기온이 높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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