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노루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검단산 꽃자리를 찾아간다.
2011년에 다녀왔으니 꼭 10년만이다.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정말 강산이 바뀌었을까?
그동안 검단산 노루귀는 윗배알미동과 아랫배알미동에서 봐왔는데,얼마전부터 불현듯 그 꽃자리가 궁금하던 차였다.
9301번 광역버스도 참 오랜만에 탔는데,승객이 거의 없다.몇정거장 남겨두고는 나만 혼자 덜렁 남았다.
코로나 시국에 좋긴 하다만 운영이 되려나 모르겠다.
어쨌든...비싼 광역버스 타고 왔으니 꽃만 보고 갈 수 없어 정상 먼저 찍는다.
빠짝 걸었더니 딱 한시간..
산여인 산행실력 아직 죽지 않았쓰~~
드디어 좁은 오솔길 따라 두근반 세근반 설레는 마음으로 노루귀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진달래 생강나무 꽃길이다.
10년전 그 곳,단번에 찾아 두리번거리니 오 마이 갓!!
여길봐도 노루귀,저길봐도 노루귀,온통 노루귀밭이다.
때맞춰 햇살까지 부드럽게 드리우니 요동치는 이 마음,더 진정이 안된다.
하물며 이 아름다운 화원에 사람이라고는 오로지 나혼자라니..
시기가 지나 색이 좀 바랜것도 있지만,그래도 이게 어디냐?
혼자 전세내어 신나게 놀고 있는데,바스락바스락 낙엽밟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온다.혹시 멧돼지?
재빨리 경계태세 전환하고 숨죽이고 있는데,산객 한분이 다가온다.
나 누구요~~하는 명찰까지 배낭에 달고 있으니 신원은 확실한데,이름이 어째 낯익다.산마니아..
자주 방문해 산행정보를 얻곤 하는 블로그가 있는데,바로 그 주인장이시다.
경계풀고 아는척 좀 하고,몇가지 엉뚱한 질문도 하며 인사 나눈 다음,
그 분은 처녀치마 보러 가신다고 자리를 뜨고,나는 얼마간 더 꽃밭에 머무르며 노루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오래오래 두고두고 찾아가고 싶은 곳,나만의 놀이터가 될 그 곳이 부디 손타지않고 잘 보존되기를 바래본다.
(2021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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