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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20년~)

민둥산

산행일 : 2022년 6월 25일

산행지 : 민둥산

산행코스 : 증산초교-급경사-정상-증산초교

산행이야기:나만은 피해갈 줄 알았던 코로나,결국 그 유행을 피하지 못했다.`에이,아니겠지~`하며 애써 부정하다 낌새가 수상해 병원에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선명한 두 줄!! 내 몸 아픈건 그럭저럭 참을 수 있었는데,나로 인해 걸려버린 주변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에 한동안 마음이 불편해 견딜 수 없었고,다행히 다들 수월하게 넘겨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격리해제가 되고나서도 꽤 여러날동안 기침과 무기력증에 빠져 지내다 오늘에서야 드디어 산을 찾게 됐다. 

 

이맘때면 무조건 민둥산으로 가야한다.

여름날의 민둥산?? 하며 뜬금없을지 모르겠지만,초록물결 넘실거리는 초원의 풍경을 한번 보고 나면 그 매력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다.

 

 

 

키 큰 잣나무숲을 빠져나와 발구덕으로 이어지는 임도에 닿고,다시 얼마간 걸어 백두대간 매봉산 구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 올라선다.

오늘,바람결이 너무 좋다.

줄줄 흘렀던 땀이 한순간에 쏘옥 들어가 더없이 개운하다.

 

 

 

요즘들어 등산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언니랑 상미..

하나둘씩 100대 명산 줄긋는 재미에 들려 전국 어느 산이든 갈 기세로 산행의욕이 넘치고 넘친다.

우리가 코로나 후유증을 핑계로 넷플릭스에 빠져 방콕하며 몸을 불리고 있는 동안,얼마나 몸을 갈고 닦았는지 날다람쥐가 다 되었고, 우린 어쩌다 뒷꽁무니 따라가기도 바쁜 저질체력이 되어버렸다.

다시 분발해야지..

 

 

 

산행력에서 밀렸으니 그저 내가 내세울거라고는 꽃이름 알려주며 잘난척 하는것 뿐.

상미야,이 꽃이름은 `하늘나리`란다.

어머,이모는 어쩜 꽃이름을 그케 잘 알아요? 대단해요!

눈치하나는 빠꼼한 상미가 이렇게 옛다! 하며 기를 세워 준다.

 

 

 

정상이 코앞이지만,좀처럼 걸음을 이어가지 않는 두 사람..

초원이 너무 이쁘다고 난리,바람이 진짜 시원하다고 난리다.

하늘마저 이쁘니 내가 봐도 정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상적인 날이다.

 

 

 

민등산

1,000m 넘는 산을 너무 쉽게 접수했다는 언니..

치악산도 월악산도 별거 아니었다면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어디 가야 산행욕심이 채워질까?

설악이나 지리를 데리고 가면 생각이 달라지려나?.

아고,거긴 내가 힘든디~~

 

 

 

우와~~!

바로 이거지..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이 풍경이야말로 민둥산의 하일라이트라니까.

움푹 들어간 자리 한가운데로 물웅덩이까지 생기니 백록담 풍경과도 닮았다.

이 독특한 지형은 `돌리네`라 부른다.

빗물에 석회암이 침식된 것으로 카르스트 지형이 만든 분지다.

 

 

 

건너편으로 왕따나무 한그루도 아주 일품이다.

 

 

 

배낭지킴이 한명 정상에 남겨두고 세 여인 개망초 흐드러진 꽃길따라 한바퀴 돌아본다.

 

 

 

그늘 없는 민둥민둥한 언덕길이지만,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주어 땀 한방울 흐르지 않는다.

어디선가 노루라도 한마리 튀어나와 초원을 거닐거 같은 그런 목가적인 풍경의 오솔길을 걷는 기분이 참 좋다.

 

 

 

꽃 밖으로 길게 나온 수술이며 암술이 고개를 반쯤 떨구고 있으니 털중나리쯤 되겠다.

 

 

 

꽃과 눈맞춤할때마다 저만치로 달아나서 빨리오라 무언의 압박을 하며 바라보는 울언니..

그리고 진득하게 기다려주는 우리 이쁜 조카,,

그럼 그렇지,성질 급한 황씨네 유전자가 어디 갈 리가 있나?

 

 

 

반대편에서 바라보는 모습 또한 가히 환상적이다.

더없이 평화롭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개망초 한들거리는 모습에 덩달아 마음도 흔들리고,초록 풍경에 온통 초록물이 들거 같은 기분에 또 한번 마음을 뺏긴다.

 

 

 

범꼬리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풀섶을 헤치고 들어가니,그림이 따로없다.

밀집도 높은 포인트가 조금 더 떨어져 있는데,풀섶을 헤칠 자신도 없는데다 행여나 발밑으로 뱀이라도 있을까 싶어 한참을 침만 꼴깍거리다 되돌아 나온다.

 

 

 

오랜만에 즐기는 산정에서의 점심은 완전 꿀맛이다.

상미한테 기필코 이 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어젯밤 몽몽님이 얼려놓은 맥주가 아주 마침맞게 녹아 살얼음이 동동 떠 기똥차다.

감자 듬뿍 넣어 만든 샌드위치도 끝내준다.

 

 

 

임도를 내느라 막혀있는 완경사길을 뒤로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간다.

 

 

 

이리하여 올해도 기분좋게 민둥산 접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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