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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20년~)

도봉산(망월사~거북샘)

산행일 : 2023년 10월 27일

산행지 : 도봉산

산행코스 : 망월사역-포대능선-신선대-거북샘-도봉산역

산행이야기:언젠가 우스갯소리로 도봉산 아래로 이사가자 그랬다.도봉산을 우리집 뒷동산으로 가까이두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가까이 있음 그 소중함을 모른다는 그럴듯한 답이 돌아왔던 적이 있다.

 

 

습관이란 참 무섭다.

1호선을 타러 청량리역으로 간다는게 아무 생각없이 가다보니 사가정역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결국 도봉산역에서 환승하여 망월사역으로 간다.

 

비 온 후의 산행은 언제나 옳다.

계곡 물소리며 촉촉한 산길이 끝내준다.

열흘전까지만해도 망월사까지 가는 동안 카메라 꺼낼일이 없을만큼 푸른빛이더니,오늘은 완전 다른 풍경이다.

어느새 단풍이 계곡 깊숙이까지 내려와 울긋불긋 난리도 아니다.

 

 

 

 

오늘따라 바닥에 떨어진 단풍잎이 얼마나 이쁜지..

물기 머금어 밟을때마다 폭신 폭신하다.

 

 

 

 

극락교를 건너며 진정한 극락의 세계로 들어간다.

근심 걱정없는 평온함이 찾아오고,머리는 맑아진다.

 

 

 

 

만추의 풍경이 이어진다.

뒹구는 낙엽도 이쁘고,은은하게 빛을 내는 단풍나무도 감성을 자극하는 이 가을.

단풍숲 드리워진 벤치에 앉아 시를 쓴다던지,독서를 한다던지 해야하는데,

이건 뭐,그저 산으로만 기어올라가고 있으니 원.

취미 참 얄궂다.

 

 

 

어디든 떠나야 하는 이 계절,나에게 있어 최선은 결국 도봉산이다.

같은 곳,같은 풍경 보는게 조금도 지루하지 않으니 질긴 인연으로 여러해동안 즐겨 찾고 있는 이유다.

오감을 열고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집중하며 걷다보면 즐거움 이상의 쾌감이 있다.

 

 

 

 

곧 허무하고 쓸쓸하게 지고 말 붉은 잎새들이 절정의 화려함으로 시선을 잡는다.

딱히 무슨색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색채에 오늘도 홀딱 반해 `와아,와아~`하는 소리가 나도모르게 터져나온다.

 

 

 

 

우와~

눈이 번쩍 뜨이고 입이 떡 벌어진다.

언제나 이곳의 단풍이 유난히 붉었더랬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와 함께 어우러져 완전 절경이다.

 

 

 

 

넘나 폭신한 길,

사뿐히 즈려밟으며 또한번 감성 포텐이 터진다.

 

 

 

 

덕제샘

슬슬 불경소리가 울려퍼지고 망월사가 머지 않았음을 알린다.

사부작거리며 느릿느릿 걸었더니 시간이 꽤 많이 흘렀다.

 

 

 

 

드디어 망월사 도착한다.

영산전에서 울려퍼지는 불경소리와 목탁소리는 산사를 흔들고,

만추의 산사는 그야말로 그림이 따로없다.

지금껏 봐왔던 망월사의 가을풍경 중 단연 일등인 날이다.

 

 

 

 

영산전으로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가을엽서 한장이 눈앞에 똬악!

 

 

 

 

영산전

 

안을 훔쳐보니,성대하게 차려놓고 두손모아 빌고 엎드려 절하고 스님은 불경을 외신다.

덩달아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이런 저런 기도를 해본다.

땀흘려 올라온 곳이니,더 갸륵하게 봐주시겠지.

 

 

 

 

놓칠 수 없는 최고의 풍경.

추색이 더해져 더욱 운치있고 분위기 있다.

 

 

 

 

망월사에서 포대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완전 삭막해졌다.

단풍은 거의 다 떨어졌고,마른 잎들만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다.

 

 

 

땀 좀 흘리며 포대능선에 올라 가야할 길을 바라본다.

명당자리에 자리잡은 구절초 위치도 확인해두고..

내년엔 꼭 개화시기 맞춰 와야지.

 

 

 

낙엽길은 물기를 잔뜩 머금었고,바윗길은 엄청 미끄럽다.

열흘 전,화려했던 단풍은 이제 온데간데 없고,스산한 초겨울의 느낌마저 난다.

 

 

 

 

Y 계곡을 우회하여 신선대에 닿는다.

 

 

 

늘 앉아 쉬던 곳에 습관처럼 배낭을 내려놓고,

길고양이 벗삼아 점심을 먹는다.

산정에서 먹는 음식은 언제나 꿀맛!

 

 

 

신선대 주변을 서성이다 다시 길을 잇는다.

오늘은 거북샘으로 하산할 참이다.

도봉산에는 몇군데 알아주는 단풍숲이 있는데,그 곳이 그 중 하나이다. 

 

 

 

 

바위산 조망하며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칼바위 소나무는 언제봐도 명품이로세~

 

 

 

 

왼쪽 계곡으로 방향을 틀어 걷다보니 칙칙한 단풍빛은 점점 화려해진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타이머 10초 세팅하여 한장 박아주시고.

 

 

 

 

햇살에 빛나는 단풍이 얼마나 이쁜지,또 지나칠 수 없어서.

언젠가 이 눈부신 가을날을 추억하면 사무치게 그리울거 같다.

머리로 기억하는건 한계가 있으니,이렇게 기록해두면 두고두고 꺼내 볼 수 있겠지.

 

 

 

 

아래로 아래로 내려설수록 추색은 깊어진다.

올려다봐도 내려다봐도 어딜봐도 가을 분위기 물씬나는 명품로드다.

 

 

 

 

어제 비가 많이 오긴 했나보다.

암반 위로 흐르는 물이 저렇게 풍부한건 처음이다.

떨어지는 물소리도 장관이다.

 

 

 

 

그동안 마른 계곡만 보다가 풍부한 물을 보니 더 생동감 넘친다.

 

 

 

우이암 이정표를 만나며 거북바위 계곡을 빠져나오고,

지금부턴 완전 빠른 걸음으로 문사동계곡을 통과한다.

 

 

 

산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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