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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20년~)

도봉산(다락능선~용어천계곡)

산행일 : 2023년 10월 26일

산행지 : 도봉산

산행코스 : 다락능선-Y계곡우회-신선대-주봉-용어천계곡

산행이야기:요즘같이 눈부신 가을날엔 무조건 나가야한다.어물어물하다 이 가을을 놓치면 후회한다.

 

 

또 도봉산이다.

늘 가던 곳,이 구석 저 구석 잘 아는 곳,셀 수 없이 가봐서 눈감고도 갈 수 있는 곳,그리고 교통편이 좋은 곳,이러니 이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락능선을 들머리로 잡고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오르는데,날씨가 곰탕이다.

다른때같음 분위기로 위로했을텐데,오늘은 단풍 곱게 물든 산을 선명하게 보지 못해 너무 아쉽다.

 

 

 

 

포대능선 아래 자리잡은 망월사가 그림같지만,뿌연 안개는 좀처럼 걷히지 않고,점점 무겁게 내려앉는다.

 

 

 

 

다락능선의 하일라이트 구간,

한번도 쉬지 않고 오르다 비로소 배낭 내려놓고 목을 축이는 곳이 바로 저곳이다.

 

 

 

 

망월사에서 계곡까지 이어지는 단풍이 꽤 제대로 물들었다.

대포카메라 든 아저씨,안개 걷히기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날씨 덕분에 숲으로 들어가면 가을 분위기는 제대로 난다.

바스락 바스락 낙엽밟는 소리가 시적으로 들리며 한껏 분위기에 취한다.

그 가을날을 추억하기도 하고,혼자 고독을 씹다가도 길동무가 없다는 생각에 쓸쓸한 기분이 들다가 그런다.

그럼에도 언제나 가을산은 오늘처럼 혼자 걷는게 가장 좋았다.

 

 

 

 

내심 선인봉 전망대에 서면 날씨가 맑아지려나 했지만,역시나 반전은 없다.

그러나,언제와도 끝내주는 뷰포인트다.

등기대고 앉아 거대하고 허연 바윗덩어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감동 그 자체다.

만월암과 석굴암,두개의 암자가 한눈에 들어오고,계곡으로 흘러내리는 단풍물결은 말할것도 없고,

바위에 피어있는 단풍꽃 또한 환상이다.

 

 

 

 

다시 다락능선으로 붙어 길을 이어간다.

 

 

 

 

Y계곡을 우회할 요량으로 나만 혼자 도꾸다이로 오른편으로 꺾는다.

`출입금지`라는 경고문이 있지만,크게 어려운 길도 아니다.

 

 

 

 

배낭 내려놓고 우뚝 선 바위에 낑낑 올라서니,지난 주 걸었던 포대능선이 판타스틱하게 펼쳐져있다.

산그림은 뭐니뭐니해도 바위와 어우러져야 폼난다.

늘 그 자리에 있는 바위고 소나무지만,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 입으면 완전 새롭게 느껴지는게 바로 바위산의 매력인거같다.

수없이 오르고 봐 왔던 풍경,오늘은 유난히 더 새롭게 다가온다.

 

 

 

 

인적이 없어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낙엽길이 좋아도 너무 좋다.

아껴두고 오래오래 걷고 싶은 길이다.

 

 

 

 

이번엔 또 노랑 단풍의 향연이다.

빛은 없지만,또다른 가을색의 축제를 즐기며 기분 좋게 걸음을 옮긴다.

 

 

 

 

신선대가 코앞이지만,여전히 안개는 걷히지 않아 답답한 풍경을 마주한다.

 

 

 

 

Y계곡을 타는 사람들을 보니 좀 아찔하다.막상 타면 암것도 아닌데..

그래도 겨울엔 피하는게 상책이다.

그 겨울날,겁도없이 덤볐다가 똥줄 제대로 탔던 기억이 생생하다.

 

 

 

 

용어천계곡을 갈까,거북샘을 갈까?

미처 고민할새도 없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풍경에 현혹되어 주봉을 옆에 두고 이내 계곡으로 방향을 튼다.

산행코스를 미리 그려와도 제대로 지키는 법이 없다.그냥 발길 닿은대로,내 맘대로 산행길이다.

 

 

 

 

우와~~

화려함의 끝판왕인 단풍터널이다.

넘나 이뻐서 기절하기 일보직전..

 

 

 

 

이제사 빛이 숲으로 파고들고,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는 극한의 아름다운 색의 향연에 감탄사 쏟아낸다.

이렇게 아름다운 숲을 두고 다들 어디로 갔을까?

숲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 되었고,오로지 나를 위해 성대한 가을 축제를 벌이고 있다.

 

 

 

 

물감 풀어놓은 듯 온통 가을색으로 물들었고,숲으로 가을빛이 쏟아진다.

 

 

 

바닥에는 책갈피에 꽂아두고싶은 단풍잎이 천지삐까리고,

부드러운 낙엽 융단길이 레드카펫은 쨉도 안될 정도로 황홀하다.

 

 

 

 

혼자 즐기는 단풍놀이에 시간가는줄 모른다.

 

 

 

 

우이암과 이어지는 갈림길에 당도해서야 요기를 한다.

 

 

 

 

시간을 보니 2시.

오늘은 여유있게 문화센터에 갈 수 있겠다.

단풍놀이도 하고,공부도 하고,오늘은 이래 저래 알찬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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