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산(강원 홍천)

산행일 : 2010년 5월 8일

산행지 : 공작산 887m

산행코스 : 공작골-정상-약수봉-수타사

산행이야기:팔봉산행계획이 서울을 출발한지 채 10분도 안돼 순식간에 공작산으로 바뀐다.펭귄님이 산행지도까지 인쇄해 오신걸보면,팔봉산은 싱거우니,처음부터 공작산을 염두해두신모양이다.샷마스타님,펭귄님,나,그리고 묘령의 S녀가 동행하신다.

 

 들머리에 들어서니,진달래꽃길이 펼쳐진다.

등로도 사람의 때가 묻지않은 그야말로 청정지역 홍천의 산골길이다.

그래서인가 등로양옆으로 고사리가 지천이다.

산골출신본능이 발동하니,그냥 지나칠 수 없음에 깜장봉지하나들고 고사리채취에 들어간다.

펭귄님까지 합세해서 뜯으니,꽤 많은양이 모아진다.설마 하산해서 반띵하자고 하시는건 아닐테지..

 

 

 

 울창한 낙엽송길을 지나 한참을 오르자,땀이 꽤 많이 맺힌다.

쉬어가는타임에 드디어 얼린 하트모양수박을 꺼낸다.

지난번 금수산행때 먹은것보다 훨씬 더 달고 감동적인 맛이다.S님이 특별히 더 신경쓰신 모양이다.

S님의 그 정성에 하마터면 눈물까지 찔끔 날뻔했다.우리는 수박을 먹은게 아니라 감동을 먹었다.

 

 

 

 공작산 정상

 

 

 정상에서 내려와 수타사로 향한다.

6킬로정도니 넉넉잡고 3시간이면 떡을치겠다 생각하고,느긋하게 점심을 먹는다.

묘령의 S녀가 동반하시는바람에 짝도 딱 맞으니,점심시간이 아주 화기애해하다.

근데,그 들뜬 분위기가 엄청 미끄러운 내리막까지 이어져,돌발상황이 벌어진다.

맨 뒤에서 룰루랄라 촐싹대며 내려가다가,갑자기 균형을 잃고 공중부양하더니,

덤블링한번하고,벌처럼 내리꽂아 앞으로 꼬꾸라진다.

순간..표정관리..그리고 비싼카메라..그 다음은 완전 *팔림...

하필 바로 앞에 샷마스타님이 계신다..두고두고 얘깃꺼리 만드실게 뻔하니,

그냥 툭툭털고 의연하게,담담하게..괜찮은척 가자..

  

 

 블로그이름 그대로 바람의 나라에 오신 펭귄님..

바람이 너무 좋다고 두 팔 벌려 바람의 소리를 들으며 음미하신다.뒤이어 샷마스타님도 두 팔을 벌려보신다.

부디 현장(?)을 목격하신 두 분기억속에 있는 오늘일을,

저 바람결에 훨훨 날려보내시기만을 간절히 바랄뿐이다.. 

 

 

 

 

 만만하게 생각했던 종주길이 쉽지않다.

묘령의 S녀는 구름처럼 저멀리 나타났다사라졌다를 반복하며 앞장서시고,샷마스타님도 펭귄님도 힘들어하신다.난,사고(?)후유증으로 더 힘들게 오른다.이정표도 띄엄띄엄이니,얼마나 남았는지 분간도 힘들다.

바람과 경치만큼은 최고다.울창한 숲길을 우리 넷만이 전세내어 걷고있다.

새들도 우리만을 위해 노래부르고,꽃들도 우리만을 위해 방싯 웃어주고,

바람도 우리만을향해 자연풍으로 리듬감있게 불어준다..

 

 

 

 

 약수봉

 

 

 

 약수봉에서 수타사로 향한다.거의 코박고 내려가야할만큼의 내리막이 계속된다.

또한번 넘어지면 정말 초대박꺼리니,조심 또 조심한다.

스틱이없어 브레이크도 안잡히는 상황에서 다행히 제법 잘 내려왔다.

샷마스타님이 한번 미끄러긴했으나,아까 내가 고난도기술로 넘어진거에 비하면 완전 코흘리게 재롱수준이다.

 

 

 

 

 

 

수타사에 들른 후,다시 공작골로 갔다가 양지말화로구이마을로 향한다.

고추장삼겹살은 말할것도없고,나중에먹은 동치미국수는 시골맛 그대로의 투박함 그 자체였다.. 

뒷풀이는 묘령의 S님이 쏘셨다.얼굴도 이쁘시던데,마음까지 비단결같았다.

 

7시간의 공작산종주를 마치고 뿌듯한 마음으로 서울오는길,

서울까지는 신나게 잘 달리다가 서울에 입성한다음부터 막히기 시작하더니,

결국 집에 도착한 시간이 10시였다.

그나저나 큰일이다.내일,비슬산은 비실거리며 오를게 뻔하다..

고사리만 후딱 데쳐놓고 얼른 자야겠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