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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두륜산(전남해남)

산행일 : 2010년 11월 14일

산행지 : 두륜산

산행코스:대흥사-일지암-북미륵암-오심재-고계봉-오심재-가련봉-구름다리-두륜봉-대흥사

산행이야기:감기가 떨어질랑말랑 하는참에 엊그제 설악산에서 독한 찬바람을 맞고 왔더니,또 달라붙어 성가시게 한다.급기야 두륜산행을 위해 배낭꾸리는데,코피까지 쪼르륵 나온다.이번 두륜산은 피까지 보며 나선 이른바 `코피투혼`의 산행길이다.

 

 밤길을 내달려 해남에 도착하니,4시도 안되었다.

아침식사를 위해 해남시내를 몇바퀴나 돌고돌아 찾아간 집이 완전 대박이다.깔끔한 실내에 7가지반찬이 북어국과 함께 참으로 정갈하고 푸짐하게 나온다.남도음식의 맛깔스러움을 직접 경험하고난후,대흥사로 향한다.

6시가 못되어 대흥사입구에 도착했는데,이런..웃기는짬뽕일세요..7시부터 출입이란다.

지킴이 아저씨를 아무리 설득해봐도 통하지 않아 다른경로를 궁리하던차에,우르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할 수 없었던지 출입을 허용시켜주고,40여분넘게 아까운시간을 까먹은 후,일지암으로 향한다.  

 

초의선사가 머물렀다던 일지암에 도착하니,사방이 안개로 꽉 차있다.

일출은 포기하고,초의선사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며 새벽의 조용한 경내를 둘러본다.

은은한 국화차나 개운한 녹차가 아닌,던킨도너츠에 아메리카노커피한잔 하면서..

 

 

북미륵암

 

 

오심재

 

북미륵암지나,오심재에 도착한다.

고계봉을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배낭내려놓고 출입금지된 거친오솔길을 올라친다.

케이블카가 설치된 후,사람의 발걸음이 끊긴지 오래라

겨우 한사람이 빠져나갈정도로 길이 좁고 잡풀이 무성한 개떡같은 길이다.

가시에 찔리고,가끔 포복자세도하면서 가파른 경사로를 올라 헥헥거리며 고계봉을 접수한다.

  

고계봉 638m

 

번듯한 정상석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저아래 지도모양마을도 건너편 노승봉도 가련봉도 단풍물든 산허리도 그저 안개너머 세상이다.

어쨌든,미션하나는 완벽하게 수행하고나서 다시 오심재로 내려간다. 

 

 

 

 

노승봉으로 오르는길,신나는 유격코스길이다.

두번정도 낑낑 용쓰고 세번정도 다리 쩍쩍 벌리고 바윗길을 오른다.

안개 넘나드는 산허리를 감상하면서..

 

 

 

가련봉 703m

 

안개사이로 흐릿하게 완도앞바다를 바라보며 가련봉에 도착한다.

울툴불퉁한 바위군도 서서히 나타나고,살짝 대흥사도 보이기 시작한다.

 

두륜봉으로 가는 길,블로그로 맺은 인연인 풍경소리님께 전화가 온다.

엊저녁에 블로그방문했다가 마침 이곳으로 오신다길래 연락처를 남겨놨더니,친절하게도 연락을 주셨다.

나긋하고 다정다감한 목소리에 털털한 웃음이 짐작한 그대로다.

거기에 `바람이 많이부니 모자날라가지않게 조심하라`는 당부까지 잊지않으시는 세심함까지..

하산길에 뵐 수 있겠다싶어 계속 연락을 취하기로한다.

 

 

 

 

 

 만일재

 

구름다리

 

한번건널때마다 10년이 젊어진다는 구름다리..

돌덩이가 이어져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름다리가 신기할 따름이다.

 

 

두륜봉

 

 

 

대흥사로의 하산길은 참 걷기좋은 웰빙길이다.

대나무숲길과 은은한 단풍길,그리고 동백나무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걷는것만으로도 저절로 몸이 건강해지는 그런 동백나무숲길이다. 

 

 

 

 

 

 

대흥사지나,유선관에서 드디어 풍경소리님네 가족과 깜짝만남이 성사된다.

블로그를통해 늘 봐왔던 분들이라 단번에 알아채고 조금의 어색함도없이 짧은대화를 이어간다.

훈훈한만남도 잠시,아쉬움을 남기고 다음만남을 기약한다.

 

인터넷과 산이라는 `끈`으로 소중한 연이 되어 오늘같은 극적만남도 이루어졌다.

말하지않아도 통(通)하는 그 무언가의 힘으로 교감하고 공감하는 아름다운 인연들이다.

새삼 `인연`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특별한 날이다..

 

 후다닥 점심을 먹고나서,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으로 향한다.

 다산4경과 해월당,그리고 백련사까지 알차게 둘러보고난후,상경을 서두른다.

 간간히 막히더니,천안이후부턴 도로가 완전주차장이다.

 허리아프고,목도아프고,배고프고,졸립고..

운전하시는분의 고통은 오죽했을까마는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것만으로도 고문이 따로없다.

 웰빙산행에 문화탐방까지 야무지게 잘 마치고나서 오는길,축 늘어지고 널브러진다.

 

참 멀고도 먼곳,땅끝 해남마을..

둘러볼곳이 너무많아 그냥 무박으로 다녀오기엔 참 아까운 곳이었다.

오죽하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도 제1장 제1절로 실었을까..

날잡아 남도의 정취를 맘껏 느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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