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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36구간(미시령~진부령)

산행일 : 2011년 10월 1일

산행지 : 백두대간 36구간

산행코스 : 미시령-상봉-신선봉-마산-진부령 (GPS거리;13.78km)

산행이야기:솔맨님의 백두대간 제의에 덜컥 ok해놓고,그 날이 다가올수록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

총700킬로에 달하는 길을 한달에 한번씩 꼬박 3년을 해야하니,마음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늘이 솔맨님의 졸업산행이니,한번만 축하하러 가는걸로 할까? 하면서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어 보지만,

저멀리 전주와 여수까지 동네방네 소문 다 내놓은 상태라,쫀심상하게 이제와서 도로 무를 수도 없고..

별의 별 생각을 다 하다가도,한번은 걸어봐야지 하면서 자신감을 가져보기도 한다.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한 길...그 기나긴 여정을 시작해보기로 한다..   

 

미시령이 가까워오면서 버스안이 어수선하기 시작한다.

출입통제구역이라 내리자마자 재빨리 철조망을 넘어야한다며 주의를 준터라,버스안에서 산행준비를 마치란다.

이 상황은 이미 반더룽에서 선행학습을 한터라 그리 낯선풍경은 아니지만,왠지 비장한 마음까지 든다.  

 

2시반..버스가 멈췄다.

갓길에 내리자마자 다들 익숙한듯 일사불란하게 자기 키보다도 훨씬 높은 철조망을 타넘기 시작하고,

그 모습은 영락없는 무장공비 침투훈련이다.

신속하게 통과 한 후에도 행여나 걸릴까하는 근심에 군데군데만 불을 밝히고,

어둠속에서 가파른 언덕을 기어오른다.

20여분을 걸어 샘터에 도착한 후에야 안심하고,렌턴을 켜고 이동한다.

 

무수히 쏟아지는 별빛아래 속초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일만큼 맑은 날씨다.

등로옆으로는 구절초가 하얗게 피어 어둠속에서 빛난다.

 

가도가도 어둠이 걷히지 않는다.

상봉을 지나고,신선봉을 지나면서 너덜길과 숲길 바윗길을 앞사람과의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주구장창 걷기만한다.

바람까지 불어대니,손도 시렵고 귀도 시렵다.렌턴불까지 밧데리가 다 되어가는지 희미하다.

아..오밤중에 이 무슨 짓..앞으로도 계속 이 짓을 해야하나..또 후회..

 

꼬박4시간을 어둠속에서 걸어,880봉에 당도하자 대간산행의 첫 해가 떠오른다.

 날이 밝으니,살만해진다.

앞으로 잘 해내야지..하며 다부지게 마음 다잡아본다. 

 

 

 

 

오늘 대간졸업하시는 솔맨님을 경외감으로 바라본다.

걷다가 계곡이나 물을 만나면 알바한다는 신호이고,

잘 보이던 리본이 안보이면 한번쯤 뒤돌아 왔던길을 살펴봐야하고,

한여름이라도 잡목을 헤처야해서 긴소매옷을 입어야하고..

대선배로서 이것저것 주의사항을 알려주시는데,그동안 작게 보이던 솔맨님이 우러러보이기까지 한다.

게다가 걷는것도 버거운데,대포카메라들고 이리저리 뛰다니시며

회원들의 산행모습과 풍경들을 일일이 다 기록하시다니..대단하심..  

 

다들 식사하는 모습도 일사분란하다.

몽몽님과 난,초보티를 팍팍내며 어설프게 자리펴기 시작하는데,

벌써 선두팀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고,

후미팀은 착착 준비물 꺼내 끓이고 굽고 먹고 마시고..그 또한 부럽다.

가스불이 시원찮아 대충 오뎅국을 끓여먹고나서,서둘러 움직인다. 

다운쟈켓을 입었는데도 얼마나 추운지,밥먹다말고 얼어죽는줄 알았다. 벌써 산속은 한겨울이다.

 

 

 

 

 

마산봉 1052m

 

병풍바위들러 백두대간의 끝지점인 향로봉을 조망한 후,마산봉에 오른다.

기온이 오르면서 추위도 사라지고,햇살이 따스하게 비춰주면서 시야가 확보되니,걷는게 수월해진다.

 

 

알프스 스키장을 지나면서는 편안한길이 이어진다.

임도따라 쭉 걸으며 시골농가를 지나고,야트막한 산길을 지난다.

 

 

 

 

 

오전 11시..다왔다.진부령이다.

이렇게 백두대간의 첫산행을 마치고나니,처음 걱정했던 마음이 좀 사그러지면서 자신감까지 드는데,

오늘걸은 구간은 총 36구간중,거리도 짧고 길도 좋아서 거저먹는 구간이었단다.. 

마지막 구간의 마침점인 진부령에서 종주를 다 마친분들의 기념행사가 이어지고,

자리를 옮겨 또 정식으로 예를 갖춘 행사가 시작되고, 

음식을 눈앞에 두고 배는 고파죽겠는데,

1차 2차에 걸쳐 행사는 계속되고,마지막 케잌커팅식까지 마치고나서야 식사를 한다.

 

식사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오늘밤 `솔맨님의 대간종주산행기념 아차산비박산행`을 기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