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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민둥산 비박 첫째날

산행일 : 2011년 10월 8일~9일

산행지 : 민둥산 1119m

산행코스 : 증산초교-완만한길-정상(1박)

산행이야기:두번째 비박산행지는 달맞이 비박지로 손꼽히는곳,민둥산이다.지금이면 달이 차오르는 달이라,달맞이하며 비박의 밤을 즐기기엔 아주 딱일거같다. 엊저녁엔 비박을 생활화해야한다며 베란다에 신문지 쫙 깔아놓고,벤자민나무에 둥그런 렌턴 걸어놓고 이마에는 헤드렌턴켜고,쪼그리고 앉아,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실전을 대비한 연습까지 했는데.. 

 

증산초교앞 유료주차장에 3000원주고 주차시켜놓고,완만한길을 택해 오르기 시작한다.

배낭무게가 버거워 처음엔 궁댕이 쭉 빼밀고 뒤뚱뒤뚱 걷게되고,

약간의 오르막만 나와도 숨을 몰아쉬며 헥헥거린다.

 

축제첫날이라 먼지도많고 무지 복잡할꺼라 생각했는데,

늦은시간이라 그런지,간간히 마주오는 사람들과 살짝씩 부딪힐 뿐,길은 한산한 편이다.

 

억새평원에 당도한다.

바람따라 흔들리며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낸다.

그 속에 파묻힌 사람들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민둥산 1119m

 

정상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

사진찍어 액자만들어주는 아저씨도 계시고,커피아줌마도 계시고,막걸리아저씨도 아직 철수를 안한 상태다.

일단,동쪽을 바라보며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게끔 자리잡아 영역표시를 해놓은다음,주변을 둘러본다.

 

자주쓴풀이 눈에 띈다.

꽃도 싱싱하고 여기저기 꽤 여러송이가 있다.

정신팔고 자주쓴풀과 놀다보니,점점 저녁빛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억새의 울음소리는 더 애닳아지고,거기서나는 향기는 더 짙어진다.

 

 

 

 

 

화암약수방향의 억새밭에서 이리저리 뛰다니다가 올라오니,

어느새 사람들은 싹 빠지고 두 분이 벌써 연두색집 두채를 지어놓으셨다.

나무데크라 뽈대 박을데가 마땅찮아 준비해가신 노끈으로 이리저리 연결하고 자르고 돌덩이로 지지해놓으시며 아주 견고하게도 완성시키신다.

 

이제 막 해넘이가 시작된다.

저녁의 아름다운 색이 억새위로 내려앉는다.

정상은 온전한 우리차지가 되고 폴짝폴짝 뛰면서 그림자놀이를 하고,

금빛의 억새를 감상하며 여유있는 시간을 보낸다. 

 

 

 

 

 

 

 

바람이 없고 저녁공기도 그리 차지않아 바깥잠 자기에는 참 좋은 날이다.  

밥지으며 닭볶음탕을 끓이는데,건너편 비박팀이 놀러오라신다.

우린,딸랑 텐트만 쳤는데,거기는 텐트위로 타프까지 쳐놓아 그야말로 오성급호텔 못지않다.

서울가면 우리도 타프하나 장만해야지~~

 

아예 거기서 눌러앉는다.

오리고기에 술종류도 다양하게 구비되어있다.더덕주,맥주,소주...

몇시간이 흘렀을까...분위기에 젖어 4차까지는 갔나보다.. 

랄랄라 게임을 하네마네하다가,비박베테랑인 그 분들께 비박정보도 얻고,

마지막엔 커피까지 얻어마신 후에야 자리털고 우리집으로 건너온다.

 

별이 얼마나 총총하게 떠있는지,막 쏟아져내릴것만같다.

가장 밝게 빛나는 별 북극성을 찾아내고,카시오페아와 북두칠성도 어렵지않게 찾아내면서,

데크위에서 꽤 오랜시간 머물며 달빛아래에서의 야생의 멋을 즐긴다.

큰S님이 풀어놓는다던 멧돼지도 두렵지않고,

콸콸콸~뜨거운 물이 안나와도 몸은 방금 사우나하고 나온 사람처럼 개운하기만 하다.. 

 

10시쯤 자리에 누웠는데,

이 밤이 아쉬운지,여기저기서 낭만적인 노랫가락이 들려온다.

바로 옆집에선, `별빛을 살라먹고 별빛을 살라먹고 그 향기 그 힘으로 밤에 피는 너는 야화~~`

저 아랫집에선,`에헤헤 에헤헤 우리가 가진것은 없어라 기타하나 동전 한닢뿐~~`

옆방의 솔맨님더러 한곡조 뽑으시라 했더니만,자는척하시고...

 

알딸딸하게 취기가올라 금새 잠이 든다...

잠결에 억새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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