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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영남알프스 둘째날

 

 

영남알프스 둘째날

 

(배내고개-능동산-샘물상회-천황산-재약산-표충사)

 

 

일찌감치 서둘러 숙소를 나온다.

배내고개에 도착하니,바람이 장난아니다.

엊저녁에 비박했으면 텐트가 통째로 날라갔을수도 있었겠다.

 

능동산에 오르니,울산앞바다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금새 쑤욱 올라온다.

 

 

해돋이를 보며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하며,쇠점골 약수터로 내려간다.

물만난김에 돗자리깔고 아침식사를 한다.

안성탕면에 어제 점심때 먹다남은 버섯을 종류별로 다 넣고,마지막엔 청경채까지 넣으니,완전 웰빙라면이 된다.

 

든든히 배채우고나서,물보충을 한 후, 또다시 길을 걷는다.

 

 

 

힘좋은 솔맨님은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걷고,우린 임도따라 걸으며 아침데이트를 즐긴다.

억새사이로 샘물산장이 길위의 나그네들을 유혹한다.

호롱병에 나오는 막걸리 한병에 어묵다섯개를 주문하자,

콩나물무침이 먹고도 남을만큼 넉넉하게 나오는데,그것도 모자라

혹시 야생화 담으러 오셨으면 예쁜 물매화위치를 알려주신단다.

올해는 희한하게도 늦게까지 싱싱하게 남아있단다.

오우,눈치백단 산장지기님..내가 꽃 좋아하는줄 어찌 아셨을까?

찾아가보니,물매화가 지천이다.

꽃밭에서 40분도 넘게 놀았나보다..

 

 

 

 

 

 

천황산

 

천황산의 억새는 어제 본 신불산과 간월산의 억새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활짝 피어있다.

하늘은 더없이 높고 맑고 푸르르다.

 

 

 

 

 

 

털보산장과 은영이네집이 눈처럼 흰 억새밭 사이에 나타난다.

참새가 어찌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소냐!!

샘물산장에서와 마찬가지로 호롱병에 나오는데,이건 더덕주란다.

그래서 샘물산장막걸리보다 3000원이나 더 비싼 8000원...

파전에 더덕주를 한잔 걸치니,하늘이 노랗게 보인다.

 지금부턴 음주산행이다.

 

 

 

 

 

 

 

 

 

재약산지나 표충사로 하산하는데,걷다보니 계속 임도만 이어진다.

예전에 왔던 그 길이 아닌거 같다.

산여인을 믿는게 아니었다는둥 하면서 두 분께 한소리 듣는다.

 

마주오는 산님께 물어 무작정 계곡으로 들어가 얼떨결에 계곡트래킹을 시작한다.

물길따라 내려가다보니,바로앞 낭떠러지와 맞닥뜨린다.

내려다보니...익숙한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와~~층층폭포 상부다.

뜻하지않게 폭포위에서 깊고깊은 골짜기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행운을 잡은것이다.

소뒷걸음질하다가 쥐잡은격...ㅎ

 

 

 

 

 

 

층층폭포와 흑룡폭포를 지나 계곡에서 한참을 발담그고 놀다가 표충사로 내려간다.

표충사마당에서 올려다 본 사자봉은,그 이름그대로 선명하게 사자얼굴을 하고 있다..

 

풀빵먹으며 버스주차장까지 걸어내려와 5시30분 직행버스타고 밀양으로 향한다.

30분 후,밀양에 도착해 다시 시내 버스타고 밀양역으로간다.

KTX가 2시간 30분만에 서울역에 내려준다. 참 빠르고 좋은 세상...

 

이틀간에 걸친 32킬로의 영남알프스종주길...

계획했던 산위에서의 꿈의 비박은 이루지 못했지만,

운해와 억새와 단풍속에 젖어 걷는내내 즐겁고 행복했던 이틀이었다.

하나를 포기한대신 더 좋은 하나를 선물받은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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