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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설악산(백담사~설악동)

산행일 : 2011년 10월 13일

산행지 : 설악산

산행코스 : 백담사-영시암-구곡담계곡-봉정암-소청-희운각-천불동계곡-설악동

산행이야기:설악의 계곡단풍이 보고싶었다.천년고찰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구곡담계곡과 희운각부터 시작되는 천불동계곡이 지금쯤이면 활활 불타고 있으리라~~

 

화양강휴게소에서 10여분을 정차하는데,화장실줄이 장난아니다.

거기다 `봉정암 순례`버스가 무려 6대나 줄지어 서있다.

까딱하면 단풍이고뭐고 사람에 치여 앞사람궁댕이만 보고 올라가는게 아닌가싶어 기사님이 엄청 밟으신다.

엊그제는 평일인데도 백담사행 셔틀버스 기다리는데만 1시간 30분이나 기다렸다던데...

 

다행이다.용대리주차장이 한산하다.

10여분간 꼬불꼬불 셔틀버스로 이동하는 동안,창밖으로 보이는 계곡단풍을 보면서 콩닥콩닥 설렌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화려하게 빛나는 단풍속으로 스며든다.

 

 

 

수렴동대피소

 

단풍에 취해 해롱거리다보니,벌써 수렴동대피소다.

추억의 수렴동대피소...

작년 여름이었다.

설악동에서 공룡능선을 너머 이곳에 도착해,한창 삼겹살파티를 즐기는데,왠놈의 헬기가 예고도 없이 날아오는 바람에 식기는 다 날라가고 음식은 모래가 들어가 아예 먹지도 못하고...

그래도 좋아라 실실거리며 또다시 2차파티를 시작하고...

그리고,달밤에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자연인이 되었던곳...

아,거기서 잃어버렸던 물건은 오데쯤 흘러가고 있을까? 비싼건데..

 

추억에 잠겨 의자에 앉아 사과한쪽 먹고나서 봉정암으로 향한다.  

  

 

 

 

 

 

 

 

 

지금이 완전 초절정의 시기다.

이리봐도 저리봐도 온통 노랗게 물들고 빨갛게 물들어 이러다 내 눈까지 토끼눈이 되는건 아닌가 싶을정도다.

지난주 설악을 찾았을땐,미치고 팔짝 띌거 같이 좋더니만,오늘은 황홀할만치 몽롱하다.

사람도 그리 많지않아 사람이 들어있는 풍경사진을 담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구곡담계곡과 어우러진 단풍은 환상이다.

깊고 깊은 소와 어우러지고,계곡물에 발갛게 반영되어 오직 자연만이 그려낼 수 있는 한폭의 그림이다. 

 

 

 

 

 

 

 

 

 

 

봉정암이 가까워오면서 단풍색은 점점 바래 스산한 느낌이 든다.

잎은 시들시들하고,갈색잎의 나무들이 바위를 덮고 있다.

500m를 남겨두고 코박고 오르는 오르막이 녹녹지않다.

옆에서 말한다.옷차림으로봐서 순례자인가보다.`봉정암을 오르는건 삼천배하는거랑 똑같다..`

 

점심공양이 한창이다.

대충 한끼 때울까하다가,준비해간 도시락을 비워야해서 물만 벌컥벌컥 들이킨다.꿀맛이다..

 

사리탑에 오른다.

가을색으로 물든 용아장성도 보고싶었고,내려다보는 봉정암의 풍광이 궁금했다.

작년겨울 처음 올랐을때의 그 느낌 그대로 잔잔한 산사의 풍경이 참 아름답다.

여전히 공사중인 철근들이 눈에 거스르긴 하지만...

 

힘들게 올라왔으니,기도해야지..

이쁜 내조카,상화의 수능대박을 기원하고...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기도하고,내 주변분들의 건강도 기도하고,

늘 이렇게만 즐거이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이제,희운각으로 내려간다.

지난주와는 완연히 다른 풍경과 마주한다.

잎은 다 떨어져 공룡능선과 화채능선이 훤히 다 보인다.

늦가을의 쓸쓸한 정취가 느껴진다.  

 

 

 

 

 

단풍의 잔치에 취해,배고픈줄도 모르고 희운각대피소까지 왔다.

공주형님이 보내오신 공주밤 듬뿍 넣은 잡곡밥과 짭쪼름한 반찬들을 맛있게 먹고나서,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간다.

집합시간이 5시30분이라 더 여유롭게 걸어도 될거같다.

혼자서 실컷 만끽하자~~~

 

 

 

 

 

 

 

 

천불동계곡의 비경에 반해 걸음이 잘 안떨어졌다.

왔던길을 뒤돌아봐도 가야할길을 내려봐도 다 그림이다.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모를정도로 후딱 8시간이 지났다.

 

설악이 불타고 있었다....

 

가을날의 추억은..설악으로 인해 더 아름다워지고 마음은 더 풍요로워진다.

이 가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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