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10월 20일
산행지 : 치악산 1288 m
산행코스 : 성남지킴터-상원사-남대봉-향로봉-곧은치-비로봉-사다리병창길-구룡사
산행이야기:이심전심..처음으로 가고싶은 산행지가 몽몽님과 일치했다.오랜만에 칙칙폭폭 기차타고 갈 수 있는 가깝고 부담없는 산,치악산을 가기로..
기차여행이라는 색다른 재미가 더해지며 떠나기전부터 괜히 설렌다.
엎어지면 코닿을곳에 있는 청량리역에서 6시 40분 첫기차를 타고,타자마자 식당칸에서 도시락 까먹고,
차창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별다방커피 한잔 마시고나니 30분이 후딱간다.
남은 30분동안은 손 꼭잡고 연애시절의 낭만을 좀 느껴봐야겠다 했지만..
낭만은 개뿔..배가부르니 온몸이 노곤해지며 헤벌레 정신없이 꿈나라로..
참 가까워진 원주..한시간만에 도착하다니..
버스시간이 안맞아 들머리인 신림까지 택시로 이동한다.
계곡단풍에 한눈팔며 가다말다 가다말다를 반복한다.
물속에도 단풍이 들었고,계곡은 가을이 깊고깊게 파고 들었다.
앞서던 몽몽님이 저만치서 기다리다가 먼저 상원사로 향하시고..
솔맨형과 나는 뒤에서 놀멘놀멘 단풍삼매경이다가 똥줄나게 따라가고..
오늘의 폭탄이 될 줄 알았던 솔맨형..
밤을 꼴딱 새워 일하시고,퇴근하자마자 씻지도 못하고 배낭만 딸랑 들고 나오셨다는데..
산속에 드니,펄펄 날아다니신다.도대체 저 몸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계곡이 끝나고 산죽길이 시작된다.키높은 단풍나무는 주위를 온통 붉게 만들고..
그냥..잎떨어진 낙엽길을 가을바람맞으며 오랫동안 걸을욕심만 있었지,
이렇게 단풍색이 요란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계단을 오르다 고개를 든 순간...
헐~~~~~
진짜 진짜 진짜 황홀한 길...
가을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받는다.
생을 다하고 잎떨구기 직전..가장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그 마지막 순간의 찬란한 색이 너무 아름답다~~~
상원사
은혜를 갚은 꿩의 전설이 깃든 천년고찰 상원사...
예전에 왔을때는 참 분위기있는 사찰이었는데,산사태가 있었나??
하마터면 또 스틱 잃어버릴뻔..
대웅전을 담고나서 일주문으로 내려와 남대봉으로 출발하려는데,어딘가 허전해서보니 스틱이없다.
다시 기어올라가니 범종각아래 가지런히 놓여있다.이놈의 정신머리하고는..
상원사부터는 가을바람 살살 불어오는 완전 쓸쓸한길...
이제부턴 한눈 팔일 없으니 속도를 낸다.
남대봉 1181m
자연친화적인 정상목이 인상적이다.
등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조망터가 나오고,
산줄기 너머로 아스라히 원주시가지가 보인다.
시골집에서 홍천이 훨씬 가깝지만,도로포장이 되고 솔치터널이 생기기전까진 원주로 큰 장을 보러다녔는데...
향로봉 1043m
곧은치
오른쪽은 부곡리고,왼쪽은 관음사가는길..
부곡리계곡도 상원사계곡 못지않게 참 예쁜데..
특히..여름날엔 조용하고 물좋고 공기좋은 알만한 사람만 아는곳..
먼저 도착한 어느 꼬마가 이 풍경앞에 서더니 좋다고 폴짝폴짝 뛴다.나도 좋아라하고..
자연은..그대로 어른아이할것없이 모두에게 훌륭한 배움터이자 놀이공간이고 치유의 공간이니...
새삼..나의 어릴적 놀이공간이 시골이었음이 큰 축복이었다는걸 느낀다.
그 때 받았던 논두렁밭두렁의 기가 지금까지 이어져 이렇게 산으로 쏘다니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능선길 걷는재미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배고픈줄도 모르고 있다가,
1시가 넘어서야 햇살좋은 공터에 자리잡는다..
기차타고 온 산행지인만큼 점심컨셉도 소풍메뉴로....
이런..사이다가 빠졌네..
붉은이파리가 한두잎씩 밥상위로 내려앉는 분위기 좋은 야외식당..
먹었으니,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한숨자고나서 비로봉으로~~
비로봉 1288m
바글바글..정상이 시장통이다.
처음 오신 솔맨형만 줄서있다가 정상인증하시고,재빨리 시장통을 벗어난다.
어느정도 내려오니,또 단풍길이 이어지지만,
초반에 워낙 예쁜길을 걸어서리 눈에도 안들어오고...
사다리병창길
이쯤되니,솔맨님이 한마디 하신다.
이렇게 산길이 순한데,무슨 치를 떨고 악소리나는 치악산이냐고..
별것도 아니라고...마지막으로 병창길을 기대했는데,이게 무슨 절벽길이냐고..
졌소이다,형님....
세렴폭포아래서 탁족을 하면서 말그대로 깊은 상념들을 씻어내는데,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머리가 띠용~~
구룡소
구룡사
산행끝...
기차시간맞춰 알맞게 잘 내려왔다.
41번버스타고 원주역으로나와 음식점찾아 삼만리...
마땅한곳이 없어 왔다갔다하며 이거먹네 저거먹네하면서 몽몽님이랑 티격태격..
그럼 그렇지..웬일로 산행지 선정에서부터 오늘 하루종일 죽이 잘 맞는다 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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