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10월 23일
산행지 : 점봉산 1424m
산행코스 : 오색민박촌-점봉산-망대암산-십이담계곡-성국사-오색약수터
산행이야기:샷님이 100대산 찍으시겠다고 점봉산을 가자구..벌써 든든한 언니를 대장님으로 섭외하셨단다.단풍 한창일때 계획하셨으면 좋으련만..썩 내키진 않지만,쭐래쭐래 따라나선다.왜냐? 내가 좋아하는 산,산이니까..그리고 또하나..의리상.. ㅎ
하늘한번 끝내주는 날..뾰족하게 솟아오른 설악의 힘찬 봉우리들이 아침햇살에 유난히 눈부시다.
대장님이 요번엔 지난번과 반대로 오색민박촌을 들머리로 잡으셨다.
빡세게 올라치고 완만한 계곡길로 찬찬히 내려오자구.. 지난번 알바의 원인도 알아낼겸..
민박촌을 지나,살곰살곰 숨죽이며 점봉산으로 향하는 문지방을 넘고..아침빛이 스며든 계곡길을 걷는다.
오색이란 지명에 딱 맞게 단풍또한 오색찬란하다.
가파르게 경사길을 치면서도 조금도 힘들지 않다.눈이 즐거우니까..등로도 적당히 촉촉해서 발도 편안하고..
오른편으로 칠형제봉이 보이고,그 너머로 대청과 중청,그리고 귀때기청봉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능선위가 하얗다..
설마 이 계절에 눈이 내렸을까?
어찌보면 기고,또 어찌보니 아닌것같기도하고..
난 눈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두 분은 설마하시며 미심쩍어하시고...
이럴때 솔맨형님의 망원이 있으면 단박에 확인이 되는건데..
단목령과 갈라지는 지점..
올봄.. 하산길이 엄청 가파랐던 기억을 떠올리며,여기까지 오려면 똥빠지겠구나 했는데,
너무나도 수월하게 올랐다.적당히 부는 날씨가 한몫한것도 있고,산행실력들이 뛰어난것도 있고..ㅎ
어쨌든..지금부턴 착한길따라 널널하게 걷기만하면 되는길..
바람에 눈꽃이 막 흩날리더니,자작나무숲사이로 희끗희끗한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랏?? 뭥미??
눈이다...
럴수 럴수 이럴수가..세상에 이런일이..
직접 눈으로 보고있는데도 믿겨지지 않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상부에 다가갈수록 눈꽃은 점점 화사해지고..
밤새 내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은 상고대는 점점 두꺼워진다.
10월에 눈꽃세상속에 있다니..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풍경..
저너머엔 골마다 단풍이 들었고,여기는 눈꽃이 만발하고..
손시렵고 콧물은 나와도 10월에 맞이하는 이 특별한 풍경에 취해 멍멍이처럼 이리저리 뛰다닌다.
말도안돼~를 연발하며..
옆에선 평소에 덕을 많이 쌓아 이 가을에 이런 풍경을 보는 거라며 연신 공치사를 하시며..
맞습니다,맞고요..
오기싫은사람 억지로 끌고와 주셔서 감사합니다..ㅎ
점봉산
정상을 내려선다.
더 머물다가는 얼어죽을지도..
입이 얼어서 말이 잘 안나오고,손끝이 막 아려온다...
망대암산으로 향하는 길도 눈꽃이 활짝~~
올봄엔 철쭉터널을,오늘은 눈꽃터널속으로..
다시..가을로 돌아와,폭신한 낙엽길을 걷는다.
망대암산
바람불고 날이 차가우니,배고파도 간식꺼내는것조차 엄두도 못내고..
능선바람 맞으며 무조건 내달니니 금세 망대암산에 당도한다.
앞뒤조망 한번 봐주고 재빨리 내려선다.바람에 모자가 막 날라갈라한다.
점심먹고,대간길에서 벗어나 오른쪽 계곡길로 꺾어진다.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길인데,언니가 이 위치를 프린트까지 해오셔서 두번세번 확인사살한 후,능선을 내려선다.
선명한 길따라 내려와,십이담계곡과 만나고..
지난번에 어느 지점에서 알바를 했는가 살펴보는데..
계절이 바뀌니,도통 알 수가 없다..
쓰러진 나무사이를 통과하고..
쓰러진 나무위로도 통과하고..
이끼덮힌 계곡을 조심조심 넘나들고..
그러다 쫄라당 미끄러져 팔꿈치까고..
남의 불행은 나의행복..샷님은 앗싸~~하며 즐거워하시고..
얼마후 나타난 눈에 익은 풍경..양옆으로 우뚝선 바위와 고사목지대..
저 위에서 웅성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곧 주전골과 만나는 지점이다.
계곡을 빠져나와 정규등로와 만난다.
여긴 완연한 가을..단풍이 곱게 물들어있다.
성국사 오색리삼층석탑
산을 내려와서도 산위에서의 풍경이 잊혀지지 않는다.
거짓말같은,믿을 수 없는 설경이었다...
가을과 겨울이 공존했던 점봉산..
10월에 만난 점봉산에서 너무나도 특별한 선물을 받아온 하루..
언니가 그랬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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