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11월 24일
산행지 : 천성산 922m
산행코스 : 내원사-내원사계곡-천성산2봉-은수고개-천성산1봉-원효암-홍룡사
산행이야기: 100대명산..부지런히 채워야겠다.두개차이로 빠짝 추격해오신 샷님이 전쟁까지 선포하셨고,이 전쟁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구경꾼도 생기면서 은근히 경쟁심리가 발동한다.이렇게 된 이상,이겨야지..무조건!! ㅎ 91번째 100대명산으로 천성산을 간다.
내원사
100대산 찍겠다고 눈산행도 포기하고 남쪽으로 내려오긴 했는데,멀어도 너무 멀다.
꼬박 4시간 반이나 걸렸다.아고 허리야~~
이런 열정을 알아챘는지..특별히 입장료 이천원을 눈감아주시는(?) 관리직원아저씨..
우리들중 가장 덩치가 큰 몽몽님인데,아무리 맨 뒷자리에서 누워있었어도 못볼리 없건만,
차안을 쓰윽 살피더니 네사람 입장료만 받는다.
운전하시는 샷님은 재빨리 차를 움직이시고...꽁돈 생겼다며 다들 환호하고...2천원의 행복은 정말 크다...
이미 초겨울로 들어선 내원사계곡의 풍경은 스산하지만,햇살이 들어오면서 봄날처럼 따사롭다.
계곡을 지나 능선으로 오르는 계단이 한도끝도없이 이어진다.
백두대간을 걷고있는 몽몽님이 가장 먼저 앞서 나가시고..내 뒤로 청광종주를 9시간대에 끊으신 분이 뒤따르시고..청광종주를 못해 본 두분은 아예 모습조차 보이질 않고....
처음으로 트인 조망처에서 한차례 쉬어간다.
멀리 영남알프스군이 한눈에 들어오고,골사이로 우리가 지나왔던 내원사가 고즈넉하게 자리잡고있다.
천성산2봉
암봉으로 이루어진 천성산 2봉에 닿고..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흘린땀을 식힌다.
양지바른곳에 자리잡고..즐거운 점심시간...
산에서 먹으면 뭔들 안맛있으랴마는..오랜만에 함께 옹기종기모여 부대끼며 먹으니 맛이 그만이다.
그러고보니,산에서 한솥밥먹은역사가 꽤 길다..그만큼 미운정고운정 다 들었고...
그 어느때보다도 맛있게 떡만두국을 먹고나서는 한마디씩 소감을 밝히는데..
코펠과 버너를 가져오신 S님은 `화력조절의 승리`라 하시고..
계란두알을 가져오신 L님은 마지막에 톡!깨서 넣은 `달걀 두알의 승리`라며 자찬하시는데..
뭘 모르시는 말씀..만두국은 육수가 좌우한다는걸 모르시는가본데..
그리고 또..만두국은 후추가루와 김가루로 완성된다는거...가만있자..이 세가지를 누가 준비했더라?? ㅎ
은수고개지나 천성산1봉으로 가는길..낙엽길이 억새길로 바뀌면서 넓게 억새밭이 펼쳐진다.
희미하지만 산너머로 동해바다도 보이고..
철지난 억새의 빛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한다.
은빛은 잃었어도 누렇게 빛나는 색에선 진득한 맛이 난다..
더더욱 좋은건..이 길을 한적하게 걸을 수 있다는것..
드디어..철조망으로 둘러처진 천성산1봉이 나타나고,
`지뢰`를 조심하라는 무시무시한 경고판까지 세워진 철문앞에 선다.
공군부대가 철수하고,미처 제거하지못한 지뢰가 남아있어 올해까지 정상출입을 금한다는데,
두번걸음할 수 없으니,온김에 정상은 밟고가야한다고..그러면서 서로 눈치보면서 앞장서기를 저어한다.
이 앞까지 오면서 션찮으신 P님이 귀를 철조망에 긁혀 가벼운 상처를 입으셨다.
귀를 일부러 갖다대지않고서는 긁힐 수 있는 장소는 단 한곳도 없었는데..
가만이 있는 철조망에 왜 귀를 갖다대셔서리..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한 L님은 즉석에서 천성산1봉을 `귀때기펭봉`이라 이름지으시고..
P님은 졸지에 `귀때기`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얻고..우리는 `귀때기씨~``귀때기씨~`하며 낄낄거린다.
암튼..우리들의 고약한 장난은 알아줘야해.. 남의아픔을 이렇게 희화시키다니...
둥둥둥~~~이제 철조망을 뚫고 지뢰밭을 통과할 시간..
개구멍을 찾고..뚱뚱한 몸을 겨우 집어넣는다.
이렇게까지해서 정상을 찍어야하는건지..
금도아니고..돈도아니고..그저 돌덩이하나 얻자고말야...쯧쯧쯧..
천성산 922m
한참을 찾아헤매다 우여곡절끝에 발견한 정상석...반갑다,돌덩이야~~~
내려다보는 화엄벌이 장쾌하다.
원효대사가 천명의 승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설법한 곳이라고...
저 안에 산지습지인 화엄늪도 있는데,다양한 습지식물이 살고 있다고...
임무완수하고 다시 개구멍을 빠져나온다..
홍룡사
원효암에서도 한참을 내려와 홍룡사에 도착하고,
다섯명이 택시한대에 꾸겨타고 내원사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저녁먹고 출발해 서울에 도착한시간이 10시반...
운전하신 두 분..고생많으셨습니다.
오늘생긴 꽁돈 이천원으로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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