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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청계산~광교산종주

산행일 : 2012년 11월 22일

산행지 : 청계산~광교산

산행코스 : 양재동화물터미널-옥녀봉-이수봉-하오고개-바라산-백운산-광교산-반딧불이화장실

산행이야기:1년중 오로지 걷기에만 집중하며 산행할 수 있는 계절이 바로 지금이 아닌가싶다.오색찬란한 가을색에 시선 빼앗겨 시간을 지체할 염려없고,더워서 지칠 염려도없고..낙엽떨어진길을 사색하며 혹은 아무생각없이 멍하니 걷기엔 딱인 계절..청계산에서 광교산까지 이어보기로한다.

 

1년전..삼성산에서 관악산과 우면산을 밤새걸어 어이없는 알바끝에 도착한 곳,양재동화물터미널..

여기부터 또 광교산까지 이어야한다는 생각에 한숨만 나왔었는데,오늘은 아주 가뿐하게 시작~~~

계단을 올라서 뒤를 돌아보니,그제서야 몽몽님이 차를 움직이신다.

쇠심줄같은 황고집을 꺾을 수 없어 데려다주긴 했지만,마음이 영 안놓이시나보다..

손도한번 안흔들어주고 싹 돌아서서 내 갈길을 간다~~무소의 뿔처럼 혼자서...ㅎ

 

옥녀봉 못미처 아침해가 떠오른다..       

 

옥녀봉

 

 

 

하얗게 서리내린길..따스한햇살에 금새 녹으며 땅이 질퍽해진다.

생각보다 날이 포근해 티셔츠하나만 입었는데도 땀이 하염없이 흐르고..

바로앞에 매바위까지 이어지는 마의 계단길이 나타난다.

 

 

매바위

 

서울시선정 우수조망처답게 매바위에서 보이는 조망이 시원하다.

매연인지 안개인지 모르지만..아련한 느낌을주는 산그리메도 그런대로 멋있다.

바위위에 걸터앉아 한숨 돌린다.

남들이 이렇게 혼자 앉아있는 모습은 멋드러지기만 하더만..왜이리 옆구리가 시린지.. 

 

 

 

 

매봉

 

 

망경대를 앞에두고,이수봉으로 우회하며 오다보니,갈림길과 마주한다.

대충 침튀겨 앞으로 가다보니,이 길이 아닌가봐...

갈림길까지 뒤돌아와 오른쪽으로 가다보니,이 길도 아닌거같네...

아,방향감각제로인 심각한 이놈의 길치..

우리부모님은 왜 이런걸 물려주셔서리...

 

몽몽님한테 SOS를 친다.

먼길 가야할사람 방향만 얼른 잡아주시면 될것을..

뭐라고 뭐라고 어쩌구저쩌구 일짱연설로 잔소리먼저 해대신다.

그러면 아침에 들머리까지 데려다주지나 마시던지 원..

해가 어느방향에 있느냐 망경대가 왼쪽에 있느냐 오른쪽에 있느냐 물으시고..이제서야  제대로된 방향을 잡는다.

얼마안가 눈에 익은 임도가 나오고 이정표를 확인한다.

 

 

이수봉

 

 

국사봉

 

3시간걸려 국사봉에 당도한다.

벤치위에 내려앉은 따스한햇살을 두고 어찌 발걸음을 뗄 수 있으랴..

모닝애플반쪽과 모닝커피한잔.. 

 

하오고개로 내려서기전,뻘쭘하게 앉아 나오지않는 웃음 억지로지으며 셀카..  

 

 

하오고개

 

나도모르게 저 아래 공터에 눈길이간다.

노랑옷입은 천사님이 부대찌개에 보쌈을 한상 차려놓고 기다렸던적이 엊그제같은데..벌써1년..

으~~~삼관우청광...내가 그 길을 어떻게 걸어냈을까? 지금이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지만..  

 

안양판교간 도로위에 서니,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친다.   

 

바라산으로 가는길이 너무 좋다.

바스락거리는 낙엽밟는소리가 경쾌하다.잠깐 걱정스러웠던 컨디션도 급 좋아졌고...

침묵하며 걷는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맛...

 

제대로가고있는지 재차확인하고...

 

 

365계단을 단번에 올라 도착한 바라산...

이쯤에서 점심을 먹어야할거같은데...하필 옆벤치에 서너명의 산객들이 식사중이다.

길은 혼자 걸어도 이 사람들 바로옆에서 혼자 밥먹을 용기는 절대없으니 통과~   

 

백운호수

 

백운산가기전 고분재에서 도시락까먹기...

자고로 산에서는 먹는만큼 간다했으니...

컵라면을 챙겨올까하다가 라면으로는 힘을 못쓸거같아 현미밥으로..

달걀도 세개씩이나 챙기고..고구마도 챙기고 단감도챙기고..이 정도면 뭔일이 있어도 굶어죽지는 않겠지..

근데..괜히 겁먹었나보다.백운산이 코앞이다.   

 

 

백운산

 

 

노루목대피소

 

또 한곳..추억의장소..노루목대피소...

오늘 다시보니,참 정겨워보인다.

그 때,언니가 내놓았던 달착지근한 대추차와 맛탕이 입안가득 번지는듯하다.

참 감사할일 많았던 1년전 그 날... 

 

광교산

 

반가운 돌덩어리...광교산 시루봉도착..

왠 어르신이 기다렸다며 달려와서 카메라를  빼앗아가신다.

방향바꿔가며 이렇게 저렇게 여러장 찍어주시길래 기똥찬사진이 나오겠지 했는데,

너무나도 정직하게 생긴대로 나왔더라구...짜리몽땅한모습 그대로~~~~

 

이제 갈길도 얼마 안남았겠다 느슨한 마음으로 아무생각없이 가다보니 수지성당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어이쿠..시루봉찍고 뒤돌아가서 경기대방향으로 갔어야했는데,깜빡하고 직진을 했네...완전 어이없어라~

 

솔향기따라 소나무의 기를 받으며 형제봉으로 나아간다.

 

형제봉

 

언제나 그렇듯..산길이 끝나기를 바라다가도 막상 산길의 끝이 보이면 섭섭한 마음이 앞선다.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고...막 날아갈거같기도하고..  

 

 

 

반딧불이화장실

 

터미널에서 화장실까지 26킬로..별탈없이 잘왔다..

토닥토닥..잘했다...

스스로 대견한 생각에 여기저기 메세지보내며 `청광종주가 왜이리 시시하냐~``앞으로 청광종주를 8시간대에 끊지않은 사람하고는 말도 안섞겠다~`하며 허세를 떨어본다...ㅎ  

 

뒷풀이를 안하고 집에가면 섭하지...

우리우리하신분을 협박(?)해 전철역까지 차태워달라하고..염치없는김에 저녁까지 사달라하고..

광양불고기에 맥주를 얻어먹는다.

이 웬수 언젠가 갚겠다 속으로만 생각하고,기분좋게 룰루랄라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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