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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구병산(충북보은)

산행일 : 2012년 11월 28일

산행지 : 구병산 876m

산행코스 : 적암리-신선대-853봉-정상-풍혈-적암리

산행이야기:먹는거 겁나 밝히고,먹는양도 겁나 많고,100대명산에 겁나 열광하는 세사람..이름하야 귀때기씨와 배때기씨,그리고 배때기여인이라고 들어는봤나?? 오늘..위대(胃大)한 사람들이 구병산으로 뜬다.

 

산행은 구병산휴게소부터 시작되고,적목리를 지난다.

추수를 끝낸 밭에서 나는 거름냄새,싸릿문,흙으로 바른 담벼락,그리고 쌓아놓은 장작이랑 굴뚝에서 나는 연기..

정겹고 익숙한 풍경이,나 어릴적 고향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집집마다 한두그루씩 서있는 감나무엔 감이 주렁주렁...

여지껏 안따고 내버려둔걸 보면 과실수의 용도보다는 관상용이 아닐까 싶은데..

두 분..스틱을 이용해 감서리에 들어가고...난,주변동태를 살피면서 입주변이 벌겋게 되도록 열심히 먹어댄다.

 

 

신선대를 가느냐 마느냐?? 갈림길에서 고민하시는 두 분..

평일에 노는걸 배아파하시는 이선수님이 빡세게 돌리고 돌려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셨는데..

그 뜻을 받자와 이왕이면 크게 한바퀴 돌자고 하니 쿨하게 콜~~~   

 

귀때기씨~~~오늘은 귀때기간수 잘 하시어요~~~

 

틈새바위

 

신선대

 

낙엽길과 돌길을 헥헥대며 오른끝에 도착한 신선대..

오늘 처음으로 사방 시원하게 조망이 터진다.

비오기일보직전의 흐린날씨임에도 멀리까지 산그림이 그려진다.

 

 

 

북사면엔 눈이 제법 쌓여있다.

처음엔 뽀득거리는 눈밟는소리가 좋아서 신나하다가 점점 바위와 경사로가 이어지면서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바람이 차가워지면서 싸락눈도 흩날리기 시작한다.

함박눈으로 바뀌어 내리면 대박인데..

비로 바뀌면 쪽박일테고...  

 

 

 

밧줄구간..

미끄러운건 완전 쥐약..눈만없으면 아무것도 아닌것을..엄마,아부지 찾아가며 빌빌거리며 내려간다.

이런 모습을 보고,곯려주기 좋아하시는 샷님이 이 좋은기회를 놓칠리없고..

눈만 나타나면 빌빌거린다고 `눈치여인`이라고 약올리기 시작하신다.

 

 

 

853봉

 

눈에 푹푹 빠지며 853봉을 오르니,마을로 쏟아지는 빛내림이 멋있다.

햇님구경이나 했음 좋으련만..바람은 점점 불어대고 날은 점점 흐리멍텅해진다.

 

 

 

구병산의 게구멍바위(?)라고...

바위가 얼어있어 사면을 뒤뚱뒤뚱 게걸음으로 통과한다. 

 

 

바람없는 평평한곳 찾다가,정상 조금 못미처 점심을 먹는다.

오늘의 특별요리는 굴요리 되시겠습니다~~

우리집 혹덩어리 모친께서 혹덩어리 잘봐달라는 뇌물로 보내오신 통영굴로 만든 굴전과 초장찍어먹는 생굴...

때맞춰 떨어지는 우박도 아랑곳않고 꽁치김치찌개랑 함께 겁나 배부르게 먹어댄다.

 

밥먹자마자 또 시작되는 밧줄구간..

아~~살떨려라~~~

바위만 얼지않았어도 폼잡고 노련하게 걸어낼 수 있는 구간인데.. 

아이젠 꺼내신기에도 참 애매한구간...  

 

 

 

정상이 바로 코앞에 있고..

조금 높은데서 뭣좀 보겠다고 언제나처럼 뒷생각안하고 바위위에 기어올랐는데..감당이 불감당이라...

엄마~~~나좀 살려주세요~~~

고작 한걸음밖에 안되는 뜀바위를 선뜻 뛰지못하고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궁댕이 뒤로 쭉빼고 안절부절.. 

누구말대로 발이 꼬일까봐 걱정이고 발을 디뎠는데 미끄러질까봐 걱정이고... 

나 왜이러는거니?? 모냥새 빠지게시리...

 

 

구병산 876m

 

우여곡절끝에 정상에 닿는다.

 

 

 

풍혈

 

진안의 대두산 풍혈, 울릉도 도동 풍혈과 함께 우리나라 3대풍혈중 하나라는 구병산 풍혈..

 

마지막까지 눈길이 날 잡는구만...

머리쓴다고 우회길을 택했건만..미끄러움의 정도는 더 심각하다.

클났다..이번주 걸어야 할 백두대간코스가 갈령에서 늘재까지,속리산구간인데..나,완전 폭탄되게 생겼네..

 

하산길엔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빗방울이 굵어질즈음 위성통신지국이 나타난다. 

이제 적목리에 다 닿았다.

 

역시나..산행의 마무리도 먹는걸로..

부슬부슬 비맞으며 감하나 먹어보겠다고 필사의 노력을한다.

 

차에 타자마자 귤까먹고..점심때 먹다~먹다 남은 굴전도 싹 해치우고..슈크림빵도 먹고..

이미 배는 그득하지만..그래도 이런건 어디까지나 간식이고...

하산길에 스틱을 부러뜨린 샷님을 위로하기 위해선지 귀때기씨가 저녁을 쏘신단다.

기껏 얻어먹고 나중에는 쪼잔하게 소(小)자를 사주셨네 어쩠네 할까봐 

큰소리로 수육을 대(大)자로 주문하라시네..

역시 귀때기씨는 통이 크셔...맘씨도 내가 아는 사람중에 가장 비단결 같고....

요 며칠 `귀때기씨`라고 놀린게 막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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