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산막이옛길(충북 괴산)

산행일 : 2012년 12월 29일

산행지 : 산막이옛길

산행코스 : 고인돌쉼터-출렁다리-등잔봉-한반도전망대-천장봉-삼성봉-산막이마을

산행이야기:그래도 왕년엔 송년회다 신년회다 하면서 여기저기 불러주는데도 많더니만..이제는 거래선이 다 끊겨서리 연말이 다가와도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모임도 없고 갈데도 없고..아,쓸쓸한 나의 40대여~~하며 궁상떨고 있는 요즘..강선수님이 어찌 알아채고 송년회에 초대하셨다.오늘컨셉은,`산행은 간단히,송년회는 뻑적지근하게 화끈하게~~`..

 

만나자마자 5분만에 안성에 있는 서운산을 가기로 한 계획을 `산막이옛길`로 변경한다.그때 그때 다른 우리..ㅎ 

그 와중에 샷님은 등산화를 안가져오셨다며 다시 집으로 방향을 돌리시고..

껀수하나 잡았으니,아침밥은 샷님이 사시는걸로 분위기를 몰아간다..ㅎ

괴산댐이 생기면서 고립된 산막이마을 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하기위해 벼랑길따라 만든 10리길..

바로 `산막이 옛길`..

우린..산책로대신 산막이 등산로따라 산능선을 타기로한다.  

 

연리지가 있는 고인돌쉼터를 지나고,출렁다리를 지나고..

 

`힘들고 위험한길`을 택해 등잔봉으로 오른다.

아름다운 괴산호가 내려다보이고,그 위로 충북의 소금강이라 불리우는 군자산이 솟아있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듯하고...

살짜기 걸쳐져있는 구름띠가 겨울산의 운치를 더해준다.

이쯤되니..의견을 묻는척만하시고,약간 강제적(?)으로 여길 끌고온

펭귄님에 대한 공치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첫번째 오름구간이 거의 끝나갈무렵,또한번 시야가 터지면서 호수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눈과 코를 시원하게 해주는 소나무군락지가 나온다. 

 

등잔봉 450m

 

지난번..솔맨형이 샷님께 선물받으신 시조새모자가 탐나 `모자,모자~~`하며 노래를 불렀더니만..

정말로 똑같은 모자를 나한테 선물로 주셨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비싼걸로 노래를 부를껄 그랬나?? `점퍼,점퍼~~`ㅎ

암튼..감사합니다,맘씨가 바단결같으신 샷님...

 

 

소나무향이 참 좋다.

그 사잇길을 걷자니,몸이 막 좋아지는거같다.

 

 

가도가도 끝없이 나타나는 소나무길...

추운계절이 되어서야 소나무의 지조를 알게된다더니..

소북이 흰눈이 얹어진거만 빼면 그 어느 계절과 같은 모습이다.

푸르름도 변함없고,투박한 나뭇결도 변함이 없다.

소나무처럼 늘 한결같은 사람..그런사람이 되어야할텐데말이지...

 

 

 

 

상고대도 피어있고,소나무 눈꽃도 피어있고 이야기꽃도 피어있는길...

그 아래 발자국이 그려낸 꼬불꼬불한 오솔길을 따른다.

이만하면..겨울호수를 감상하며 겨울의 정취를 내기엔 그만이다.

코끝을 톡톡 쏠만큼의 맛은 아니지만,적당히 차가운 날씨속에 적당한 높낮이로 걸을 수 있는 날... 

 

 

전망대에 이른다.

한반도모양?? 난,잘 모르겠는데.. 뭐..그렇다고 하니까..

물길은 정선 백운산에서 내려다 본 그 곡선과 비슷하다..

아까보다 안개가 더 많이 내려앉았다.이젠,건너편 군자산도 안보인다..

 

 

천장봉 437m

 

펭귄님의 눈물나는 배려(?)로 봉우리하나를 더 찍으러 삼성봉으로 올라간다.

그러면서 본인은 `배낭모찌`를 자청하시며 갈림길에서 쉬고 계신다고...

금방 나타날줄 알았던 삼성봉은 20여분을 똥빼고 올라가서야 나타난다.

딸랑 연리지 한그루와 삼성봉임을 알리는 허접한 이정표.... 

사방은 갈참나무로 꽉 막혀있고....  

 

 

삼성봉까지 기어이 배낭을 들고 올라온 우리넷은

왔던길을 또 갈 수 없다며 삼성봉에서 곧장 떨어지는 길을 택하고..

나머지 두분은 다시 갈림길로 내려섰는데..

아..짱구 잘못 굴렸나봐...가파름의 정도가 장난이 아니다..

거기에 두어발자국만 옮기면 쩍쩍 달라붙는 눈덩어리 때문에 애꿎은 소나무들만 발길질 당하고...

  

엄청 용쓰며 내려와서야 임도와 닿는다.

눈두덩이가 사정없이 달라붙는 아이젠먼저 풀어버리니,날아갈것만 같다.. 

  

 

 

간식타임..

밥때를 지난터라 출출하지만,저녁파티를 위해 간단하게 먹자고 배낭 풀어헤쳤는데...

어묵탕먹고 고구마먹고 빵먹고 과일먹고..아고 배불러...먹는거 앞에선 죽어도 의연할 수 없으니....

 

산바람 강바람부는 호수길을 나무데크따라 걸어내려간다.

절벽위 전망대를 지나 호랑이굴을 지나고 다시 출렁다리를 지나고...

간단하게 계획한 산행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별장에 도착하니...

그야말로 떡 벌어진 음식상이 차려져있고...입이 떡 벌어지고...떡하니 앉아 폭풍흡입...

주인장은 밖에서 고기굽느라 고생이 많으시고...

먼저 와서 함께 상차림하신 아리언니는 서빙하시느라 바쁘시고...

 

무슨무슨 와인에 몇년묵은 더덕주에..육해공의 음식을먹고..

마무리는 라면으로다가 입가심...이제야 먹은거같네..ㅎ

역시 한국사람은 얼큰한 국물을 먹어야...

고가의 와인잔이 깨질까 살짝살짝 부딪혀가며 럭셔리한 식사를 마치고..

2부는 벽난로앞에서 주인장이 직접 껍질벗겨 주시는 군고구마랑

아리언니가 사오신 황금향먹으며 이바구좀 떨다가...

3부는 엉덩이 흔들며 풍악을 울려라~~~

오늘의 3부를 위해 얼마전부터 연습한 노래,`내일을 기다려`를 한곡조 뽑았건만,실전에선 잘 안되더라..

눈이 억수로 내리는 이 밤...

얼마남지않은 2012년의 밤이 억수로 즐겁다....

귀한자리 마련해주신 강선수님..고맙습니다.

  

 

'산행이야기 > 산행(2009~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 금산  (0) 2013.01.01
예봉산~운길산  (0) 2012.12.31
사패~도봉산  (0) 2012.12.27
조계산(전남 순천)  (0) 2012.12.24
지리산 만복대  (0) 2012.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