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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영취산 비박

 

산행일 : 2014년 4월 3일~4일

산행지 : 영취산

산행코스 : 상암초교-골명재-가마봉-진례산(비박)-봉우재-시루봉-흥국사

산행이야기:산공기 마시며 힐링이 필요하다는 H님..영취산으로 비박을 가자신다.지금쯤 분홍물결 넘실거릴 꽃밭에서의 낭만적인 하룻밤을 상상하니 마음이 콩닥거리고..솔맨형을 보디가드삼아 여수로 떠난다.  

 

상암초교에서 시작한 산길은 온통 연둣빛이다.

파릇파릇한 새순이 참 곱게도 돋아있다.

담벼락따라 탱자나무와 명자나무꽃이 만발하고,으름꽃은 곧 꽃망울을 터뜨릴것만같다.

봄의 완연한 기운을 스펀지처럼 온몸으로 흡수하며 숲길따라 오른다.

 

 

산허리에 나있는 임도따라 흩날리는 벚꽃길을 지나니 골명재다.

이제..꽃밭속으로 들어갈 시간..

시기가 좀 늦긴 했지만 이만하면 제법 볼만하다.

 

 

진사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출 포인트에 닿자,분홍의 물감이 사면으로 막 흘러내리는듯하다.

발길 떨어지지 않는건 당연지사.. 

 

 

 

 비박처를 따로 염두해두고 오지 않았다.

그냥 발길따라 가다가 적당한 곳에 자리잡기로 했는데,가마봉 못미처 데크가 나오니 `그래 여기다!`한다.

산객들이 뜸해지기를 기다려보지만,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설상가상,4시를 넘어서자 바람이 심하게 몰아치기 시작한다.

 

 

 

 

바람때문에 도저히 안되겠다.

조금만 더 진행하며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보기로 한다.

흙먼지 날리는 헬기장은 통과하고..

 

 

오후빛에 꽃들이 반짝이고...

이넘의 바람은 도대체 잦아들 기미가 없고..

 

진례산이 보이는 데크에 올라서니 색의 경계를 분명히 한 이색적인 꽃길이 펼쳐진다.

좌우로 소나무와 진달래있고 그 사이로 가르마처럼 길이 나있다.

`그래,여기다~!`하고,또한번 자리잡고 바람의 상태를 살펴보지만,시간이 갈수록 바람은 장난아니다...  

한뎃잠자는거 쉽지않네... 

 

 

 

 

 

 

결국은 진례산까지 왔다.

솔맨형은 데크아래 음습한 곳에 자리잡자 하셨지만,

폼생폼사인 우리 둘은 바람불어도 데크위가 낫겠다 우긴끝에 데크위에 나란히 세동을 설치한다. 

묘도를 사이에 두고 이순신대교와 여수대교가 내려다보이고,광양만과 순천만이 이리저리로 다 내려다보이는곳...

 

서서히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석양빛으로 물든 진달래가 참 곱기도 하다.

 

 

 

 

 

밤하늘의 별빛에 빛나는 진달래와 휘황찬란한 여수산단의 불빛속에서 보내는 낭만적인 밤??

추워도 너~~무 추운 덜덜덜 떨리는 밤이다..

저녁파티가 채 2시간도 못되어 아쉽게 끝났다. 

언니가 아는분의 아는분을 통해 방학동까지 가서 사오신 삼겹살과 700년 역사를 자랑하는`화요`는 입에 대지도 못하고..

밤 12시에 벌일 예정이었던 쇼(?)도 열지도 못하고...

흙먼지바람과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9시도 안돼 각자 침낭안으로 쏙 들어간다.

 

밤새 거의 초특급 태풍이 부는듯 성난 바람소리가 귓가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러다 텐트가 통째로 날아가는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

어서 빨리 살벌한 이 밤이 지나가기를 바라며 이리저리 뒤척이며 아침을 기다렸다.. 

 

아침이 왔다.

그리고..눈껍도 떼지 않았는데 불청객 한분이 들이닥쳤다..

-전직 여수시민...미스타 풍..특이사항;모자썼을때와 벗었을때 모습이 완전 딴사람임-

`멀리서 왔는데 보일러도 안때놓고 섭섭하네,바람의 방향을 영취산으로 몰았네,아무리 순천으로 이사갔다고 사람인심이 그러는거 아니네` 하며 뭐라 그러시더니 새벽댓바람부터 달려오셨다..ㅎ

 

함께 일출시간을 즐기고....

 

 

 

  

어젯밤 바람이 신의 한수(?)였나보다.

미처 다 못먹었던 삼겹살과 `화요`로 손님대접을 할 수 있었으니...ㅎ

아침햇살 아래서의 아침식사시간이 참 즐겁다.

  

 

 

 

 

 

이제 넷이 되어 시루봉으로 출발~~~

 

 

영취산 시루봉

 

시루봉가는길의 진달래는 꽃들이 많이 졌다.

도솔암과 봉우재를 지나고 시루봉에 도착하니,또다른 꽃밭이 펼쳐지고 멀리 지리산까지 아련하게 보일정도로 조망이 끝내준다.

  

   

배낭 넘겨달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풍님께 무거운 배낭 건네드리고..

가볍게 걷는길 위엔 밤새 바람에 떨어진 꽃잎이 분홍융단을 만들어놓았다.

가는 걸음걸음 놓인 꽃길을 사뿐히 즈려밟는 기분이 참 좋다.

떨어진 꽃은 동백만 아름다운줄 알았더니만,떨어진 진달래도 이렇게나 이쁘구나...  

 

 

 

흥국사

 

흥국사로 내려서는 너덜길을 부지런히 내려와 계곡물에 발담그니 온몸이 찌릿찌릿하다.

풍님덕분에 여수까지 나가는 버스 기다리는 수고를 덜었다... 

 

하루 두번만 드러난다는 길끝에 섬아닌 섬 장도가 있단다.

풍님의 안내로 양쪽으로 바닷물이 찰랑찰랑한 길따라 장도로 들어가본다.

 

 

 

봄철 별미인 도다리회와 잎새주로 뒷풀이..

누구는 할일도 없는데 하루 더 제끼자 그러고..

누구는 난생 처음 마셔본 소주맛이 왜이리 맹탕이냐 그러고...

누구는 술과 인생에 대해 일짱연설을 하고...

누구는 손님같지 않은 손님 대접한다고 카드 쫙~긁어주시고....

이렇게 1박 2일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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