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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검단산 비박

 

산행일 : 2014년 17일~18일

산행지 : 검단산 657m

산행코스 : 현충탑-곱돌약수터-정상(비박)-유길준묘-애니메이션고

산행이야기:지난주 몽몽님 설득하기에 실패했던 비박산행을 다시한번 눈치봐가며 조심스레 시도했더니,이번주는 왠일로 군말없이 순순히 가겠다한다.멀리 가겠다하면 맘바뀔까봐 가까운 검단산으로 결정한다. 

 

늘어지게 자다가 4시가 다 되어 출발하니 하루가 여유있어 좋다.

주차장 직원이 퇴근한 시간이라 주차비없이 통과하니 또한 좋고,산객들 빠져나간 산길이 호젓해서 참 좋다.

여기에 오후의 햇살이 부드럽게 숲으로 들어올 더없이 좋은 황금같은 시간이다.

 

순식간에 구성된 오늘의 산행멤버..

예순 넷 평생 첫비박으로 요가매트랑 담요 싸들고 오신 싸부님과,

우리더러 잘 다녀오라 해놓고는 후라이팬(?) 때문에 합류하신 솔맨형..

그래서 고깃집을 세번이나 들락거렸다는거...ㅎ     

 

 

 

곱돌약수터

 

땀 뚝뚝 흘리며 도착한 곱돌약수터..

음용부적합인데도 다들 개의치않고 그냥 벌컥벌컥 물을 들이킨다.이런물도 가끔은 먹어줘야 내성이 생긴다나..

누구누구는 세수까지 하고..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이 시작되고...

그저 땅만 보고 걷다보면 끝이 나려니~하고 마음비우고 한걸음 한걸음 옮긴다.

 

검단산 657m

 

정상에 서니 해가 기운다.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한장 박아주시고~

아이스께끼 아저씨가 막 퇴근하시며 안녕히 주무시란다.

 

 

자칭 `검단산 날다람쥐`라 하시는 분이 잠자리 위치를 알려주시고..

그 분 말대로 해지는 방향과 가까이에 오늘밤 우리의 안락한 쉘터가 되어줄 텐트 세동을 짓는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흙먼지는 없다.다만,바닥에 작은 돌이 많아 텐트팩 박기가 조금 힘들다는거..

 

 

해가 완전히 지고..덕소시내로 하나둘 가로등 불빛이 들어오는 시간..

불타는 토요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맑은 이슬이 목을 타고 들어오니 모든것이 아름답게 보이고..

오늘 첫비박의 머리 올리신 싸부님은 삼겹살과 함께하는 소주맛에 반하시고..

내 평생 이런날이 다 왔다고 감격스러워 하시며 당장 텐트하나 장만하시겠단다.

 

S라인의 중부고속도로와 현란한 불빛의 하남시...

그리고 저멀리 63빌딩 비스무리한것도 보이고...

이렇게 황홀한 야경을 발아래 두고 그윽한 달빛아래서 좋은 사람들과 즐기는 이 시간.. 

밤공기가 춥지도 덥지도 않아 너무 좋다.

 

몽몽님이 자랑해 마지않는 우리집 MSR텐트..

낮에 보면 때깔이 별볼일 없어도 밤에 보면 환상이라더니,세동중에 가장 이쁘긴하다..  

 

토요일밤의 열기가 무르익을 즈음,솔맨형이 제주에서 공수해오신 허벅주가 등장한다.

불붙으면 폭발할거 같은 무시무시한 도수에 입만 대고는 그만 내려놓는다.

혼자보기 아까운 세분의 쇼을 끝으로 이 밤을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드는데,

이 방 저 방에서 코고는 소리가 스테레오로 들려온다.아무래도 오늘밤 숙면하기는 글렀다..  

 

이른 새벽..

일이 있어 먼저 철수하시는 싸부님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고,

새벽길 내려가시는 싸부님 뒤로 아침풍경이 멋드러진다.

중미산부터 유명산,용문산,백운봉이 펼쳐져있고,

그 아래로 양수대교와 팔당댐,그리고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내려다 보인다.

 

 

 

깨워도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두 분..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여전히 숙면중~~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술마신 두 분은 상기 아니 일었느냐

이 많은 짐을 언제 꾸리려 하느냐~~`

 

 

마누라 성화에 못이겨 몽몽님은 겨우 일어나고..한분은 여전히 못 일어나시고...

얌전하신 솔맨님이 어젯밤에 엉덩이춤을 출 때 알아봤다.허벅주를 허벌나게 마신 최후..ㅎ 

 

하산은 유길준묘를 지나 애니메이션고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산객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막걸리 아저씨랑 아이스께끼 아저씨가 출근할 시간,산을 내려간다.

 

 

내려오다보니 전에 못보던 나무데크가 생겼다.

어김없이 우리같은 사람들이 자리잡고 있다.. 

 

 

팔당대교와 예봉산이 보이는 전망바위를 지나고..

 

 

쭉쭉 뻗은 잣나무 숲길을 내려오며 즐거웠던 비박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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