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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청광종주

 

산행일 : 2014년 11월 11일

산행지 : 청계산~광교산

산행코스 :양재동화물터미널-옥녀봉-매봉-이수봉-국사봉-하오고개-바라산-백운산-광교산-반딧불이화장실

산행이야기:화려했던 가을이 지나고 막 겨울로 접어들 즈음이면 아무 생각없이 오래도록 걷고 싶어진다.청계산에서 광교산까지 이르는 산길이야말로 이 시기에 홀로 걷기엔 아주 그만인 길이다.숲에 가려 시원한 조망은 그리 기대할것이 없다.그저 산속에 푹 파묻혀 걷기만하면 된다.심심하지 않을만큼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한 긴장감을 주어 좋고,흙길로만 이루어진 부드러운 능선길은 무상무념으로 뚜벅뚜벅 걷기에 딱맞다.이젠 11월에 치르는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그 길을 걷기위해 나선다.

 

양재역에서 8번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 7시 반이 되어서야 들머리에 도착한다.

코끝이 싸~할 정도로 차가운 아침기온에 움추렸던 몸은 10여분정도 걷다보니 어느새 땀으로 젖어들고..

오가는 이 없는 조용한 산길은 내 숨소리로 가득채워진다. 

  

옥녀봉

 

숨도 고를겸 옥녀봉의 전설한번 쫙~읽어주시고...

내용인즉슨..봉우리가 예쁜 여성처럼 보여 옥녀봉이라 이름 붙였다는 싱거운 이야기..

다른곳 옥녀봉은 구구절절 아름답고 슬픈 전설을 갖고 있던데... 

 

계단이 시작되고..

6백개까지 씌여져 있는걸 보며 셈을 하다가 `아이고 의미없다~`하고는 그냥 땅만보고 오른다.  

 

돌문바위 여러번 돌며 청계산의 기좀 받고 갈까 하다가 시간이 없어 그냥 패쓰~~

누군가 빗자루로 싹싹 쓸어놓은듯 반질반질한 길따라 매바위에 오른다.

 

매바위

 

매봉

 

매바위와 매봉을 차례로 지나 망경대를 우회한다.

언젠가 멍때리고 가다가 알바한 적이 있어 오늘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이수봉으로 향하는 임도길로 접어든다.

 

이수봉

 

 

국사봉

 

3시간 반만에 힘겹게 국사봉을 올라선다.

처음으로 배낭 내려놓고 요기를 하고는 하오고개로 내려서는 이정표를 확인한다.

 

 

하오고개

 

2009년인가? 그러니까 이 다리가 생기기 전..

그 때는 이 안양판교 고속도로를 무단횡단해 사면을 정신없이 치고 올랐었는데..그 때 비하면 지금은 완전 할아버지다. 

 

헷갈리는 지점마다 친절하게 앙증맞은 이정표가 세워져있어 길잃을 염려는 제로다.

그냥 `의왕대간`이란 이정표만 따르면 되니,나같은 길치한텐 아주 유용하다.

그동안 네번이나 왔었으면 눈감고도 가야하는데,여전히 이정표에 의존하는 나란 사람은 참...   

 

 

 

365희망계단을 똥빼며 올라 바라산에 도착한다.

어찌나 갈증이 나는지 귤 세개를 연거푸 까먹는다.  

 

 

고분재

 

습관은 어쩔 수 없는갑다.

작년에도 그 전년에도 이곳에서 혼자 도시락을 까먹었었다.

정해놓고 온건 아니었는데,오다보니 딱 점심시간이다.

벤치에 앉아 꾸역꾸역 점심을 먹고나서,홀로 고독을 씹으며 커피한잔의 낭만을 길게 즐기려고 했는데 추워서 그만 한번에 원샷하고 자리를 턴다. 

 

백운산

 

인적이 없어 한없이 고요했던 길은 백운산을 기점으로 조금 북적이는 길로 바뀐다.

오가는 산객들이 제법 많다. 

 

 

노루목대피소

 

그럭저럭 잊혀졌던 추억의 편린들이 노루목대피소를 마주하자 되살아난다.

누군가 달달한 차한잔을 들고 저 안에서 튀어나올것만 같다.

인연의 끈은 끝이 없어라~~

 

광교산

 

드디어 광교산이다.

 

형제봉

 

하산지점이 가까워오자 예쁜 단풍길이 나온다.

하루종일 우중충한 색들만 보다가 울긋불긋한 색들을 보니 막판의 발걸음이 갑자기 가벼워진다.

  

 

반딧불이화장실 도착~~

7시간 30분동안 흘린 땀이 허옇게 소금에 되어 얼굴에 남아있고,티셔츠는 흠뻑 젖었지만,

땀 흘리고 난 후의 이 개운함과 적당히 밀려오는 노곤함과 그리고 두 다리에서 느껴오는 이 기분좋은 뻐근함이 참 좋기만하다. 

그리고 또하나..묵직하게 잡혀졌던 뱃살이 쏙 들어가보인다.착시효과인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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