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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일본여행 (2)

 

일본여행 (2)

 

(2016년 2월 20일~23일)

 

둘째날에 이어 셋째날도 전통과 역사의 도시 `교토`로 향했다.

전날보다 한시간정도 늦게 나갔더니,우메다역까지의 세정거장은 출근시간과 맞물려 완전 지옥철이었다.

급행열차를 타고 가와라마치역으로 가는동안,하늘이 정말 맑고 깨끗해 시선은 내내 창밖풍경에 머물렀다.

 

가와라마치역에서 초록색의 게이한혼선을 타기위해 한참을 걸었다.

거기서 후시미이나리역까지는 다섯정거장이었다.

후시미이나리역은 시골의 아주 자그마한 역사였다.

 

 

정문까지 가는동안 온갖 길거리음식들이 유혹했지만,전날 호되게 고생했던 터라 먹기가 조심스러웠다.

연신 눈길이 가고 입을 자극했지만,꾹 참았다.

 

사찰로 들어가기전에 손과 입을 깨끗이 헹구고 나서 신을 만나러 가는 사람들..

 

교토의 명소답게 정문부터 사람들로 버글버글했다.

주황색의 기둥들이 눈에 확 띄었고,`이나리`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본당 양옆으로` 여우상`이 떡 자리하고 있었다. 

호젓하고 고색창연한 우리나라의 절과는 달리 홍등과 붉은색 천들이 일본풍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수많은 도리이가 세워져 있는 길따라 한참을 올라가서야 길이 좀 한산해졌다.

가도가도 끝없이 붉은 기둥이 이어졌고,붉은색이 주는 강렬함과 신비로움에 이끌려 한없이 올라갔다.

 

 

2시간넘게 운동아닌 운동을 했더니,배가 고파 뭐라도 입에 넣어야했다.

후시미이나리를 빠져나오며 눈에 보이는대로 이것저것 먹거리를 즐겼다.

 

 

 

딸기모찌에 녹차가 정말 잘 어울렸다.

녹차는 주문하고 나서 한참 후에 나왔는데,쌉쌀한 맛이 일품이었다.

한박스 살까싶어 만지작거리다 그만뒀다. 

 

게이한혼선을 타고 두정거장 떨어져있는 동복사로 향했다.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사찰은 한산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사찰이라 가을이면 사람들로 넘쳐난다는데,가이산도로 넘어가는 목조다리 쓰텐교 풍경은 스산하기 이를데 없었다.눈을 확 사로잡는 풍경을 얻지 못한 대신,조용하고 차분하게 걸으며 사찰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도후쿠지 역시 모래를 깔아놓은 정원이 잘 단장되어 있는 목조건물이었다.

 

해외여행이 처음이었던 언니와 상화..

그리고, 그런 엄마와 동생을 여행내내 살뜰히 챙겼던 상미.. 

세모녀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어느절에 그렇게 커서 엄마의 보호자역할을 하는가 싶어 괜히 뿌듯하기도 했고..

 

 

동복사를 뒤로하고 가와라마치역으로 나와 음식점을 찾아다녔다.

교토의 최대 번화가라 음식점이 수없이 많이 눈에 띄었지만,전날처럼 탈이 나지 않기 위해서는 메뉴를 고르는데 엄청 신중해야만 했다.

될 수 있으면 고기가 들어있는 음식을 피하다보니,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30분을 헤매다 나가사키 짬뽕집에 들어갔다.

돼지고기를 빼달라고 주문했더니 흔쾌히 응해줬다.

야채는 풍부했고,국물은 조금 짰지만 시원하고 개운해서 한그릇을 다 먹어치웠다.

일본여행 중,가장 맛있게 먹은 한끼였다.

 

`게이샤의 추억`이라는 영화의 촬영지인 아라시야마로 가기 위해서는 한큐선을 타고 가쯔라역에서 다시 환승을 해야만했다.

 

아라시야마의 상징인 목조다리 `도게츠교`를 건너니,왕복 2차선도로 양옆으로 상점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인력거꾼과 기모노나 유카타를 입은 젊은이들이 많아 일본속에 있음을 더욱 실감나게 만들었다.

 

 

상점가를 지나 대나무숲으로 들어서니,공기부터가 달랐다.

나뭇가지를 이용해 울타리를 만들어 놓아 분위기를 한층 높혔고,기모노차림의 사람들은 대나무와 참 잘 어울렸다.

 

 

계속 걷다보니 도롯코아라시야마역이 나왔다.

거기서 협곡을 따라 이동하는 도롯코열차를 탈 수 있다고 했는데,우리는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대나무숲을 빠져나왔다.

 

 

 

셋째날의 일정을 알차게 마치고 신사이바시로 돌아와 다시 글리코상을 만났다.

오사카에서의 마지막밤이라 아쉬웠던지 조카들은 더 가열차게 밤거리를 쏘다녔고,없는거 빼고 다 있다는 돈키호테 쇼핑몰에 들어가 쇼핑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나는 퍼팩트휩이랑 동전파스,그리고 카레 몇개를 샀는데,특히 카레는 우리나라에서 종종 사먹었던것과 똑같은 브랜드였는데 정말 저렴했다.

 

 

가볍게 맥주한잔 하기위해 오코노미야끼집에 들어갔다.

오징어와 양배추,그리고 가츠오부시가 듬뿍 들어가 있었고,함께 어우러진 재료들을 불판위에서 지글지글 구워가며 먹는 방식이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종류별로 두번이나 추가주문해서 먹었다.

 

 

평소 운동부족이었던 언니는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뻗어버렸고,

우리셋은 달콤함의 끝판왕인 홉 슈크림을 먹어대며 다이어트를 걱정했다.

이불속에서 12시까지 수다떨며 놀자고 해놓고는 다들 12시가 되기전에 꿈나라로 빠졌다.

 

아침일찍 일어나 짐정리를 마치고 도톤보리 옆골목에 위치한 호젠지 요코츠 거리로 나왔다. 

100년이 넘는 선술집들이 많은 뒷골목이었는데,번화하고 현대적인 건물이 많은 도톤보리와는 대조적인 거리였다.

선술집이 많아 밤에 갔거나 비오는날 갔었으면 훨씬 분위기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골목길 모퉁이에 물을 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호젠지가 있었다.

이른아침인데도 호젠지를 찾은 일본인들이 간간히 보였는데,그들만의 토속신앙인 신도는 가는곳마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난바역과 연결된 곳에 난바파크가 있었다.

탁 트인 공간에 인공숲을 조성해놓아 도심 속에서 숲을 만끽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는데,

아침공기가 차가워 후다닥 한바퀴 돌고는 다시 난바역으로 내려갔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난바우동이었다.

주인아저씨가 우리나라 사람들을 많이 상대했던지,한국말을 곧잘 했다.

유부가 듬뿍 들어간 한그릇의 우동은 우리나라 휴게소에서 익숙했던 그 맛이었다.

 

 

슬슬 비행기 시간이 다가오니,아쉬운 마음에 도톤보리 강가에서 떠날 줄 몰랐다. 

 

 

여유있게 난카이선 급행열차를 타고 간사이공항에 도착했다.

남은 돈을 탈탈 털어 면세점에서 로이스 초콜렛을 종류별로 두개샀는데,집에와 먹어보니 너무 맛있어서 몇개 더 사올껄 후회했다.

인천공항 입국장엔 큰일(?) 마치고 돌아오는 마누라를 위해 몽몽님이 마중나와 있었다.

 

콧바람을 쐬었더니 다시 또 비행기 타고 어디든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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