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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수락산 비박


산행일 : 2016년 10월 29~30일

산행지 : 수락산

산행코스 : 청학리-내원암-정상-헬기장(비박)-금류폭포-청학리

산행이야기:수락산가서 하룻밤 자고 올까? 그러지 않아도 비박짐 메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차에 옳거니 잘됐다.


어느새 계곡 맨 아래까지 단풍물이 들었다.

그러니 초장부터 두리번거리느라 산행속도가 엄청 더디다.



큰형님따라 수락산에 올적엔 언제나 평범한 길을 거부한다. 

무거운 비박짐 멨다고 사정 봐주는건 없으시고,단풍색에 홀려 어정쩡거리다 보면 꽁무니를 따라잡을 수 없다.



한여름날,무더위 피해 올라와 발담그고 놀다 가면 아주 좋은 곳..

가재가 있을정도로 계곡물이 아주 청정하다.

암반 위 평평한 곳에는 4인용 자연식탁도 있다. 



미끄러질듯하며 산사면을 에둘러 가며 만추의 풍경속으로 들어간다.

가을은 깊고도 깊어 낙엽은 수북하고,단풍색은 바래가는 중이다.




내원암으로 오르는 긴 계단을 만나며 정규등로로 빠져나온다.

수락산에서 단풍 예쁘기로 이름난곳답게 다양한 색의 단풍로드가 이어진다.





금류폭포..


내원암..



마누라들 두고 내빼는지 알았더니,수락산장 조금 못미친 곳에서 기다리고 계신 두 서방님들..



비박짐 메고 가는 사람들 몇몇이 앞장서 가더니만,예상한대로 첫번째 헬기장에 진을 치고 있다.

언뜻 생각난곳이 막걸리집 앞 또다른 헬기장이었는데,다들 똑같은 생각이다.

미련없이 정상으로 가는 길가엔 철모르는 진달래가 무리지어 피었다. 



아주 훌륭한 집터에 식당 한채와 가정집 두채를 부지런히 지어놓고는 철모바위로 오른다.


연무가 심해 뿌앴던 하늘은 해질녘엔 그런대로 하늘이 산뜻해졌고,

북한산 위로 넘어가는 햇님도 꽤 붉다. 




해가 짧은 요즘..

6시가 되니 벌써 날은 어두워지고,찬바람이 옹골차게도 불어댄다.

하지만,옹기종기 난방텐트안에 모여 앉아 있으니,사람 온기로 따뜻하다.

뱃속에 따뜻한 밥이 들어가고,맛있는 고기도 들어가고,무엇보다 알콜이 들어가니 금새 몸은 달아오르고 기분 또한 좋아진다.

무슨 이야기 보따리들이 그리도 많은지..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고..

무슨 먹을꺼리들이 그리도 많은지..먹어도 먹어도 자꾸만 나온다.


밤이 이슥해질수록 밤기온은 점점 차가워진다.

볼일이 급한데도 텐트 밖으로 나가는게 엄두가 안 날 정도다.

올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 그랬다.

가을 날씨 우습게 알고 제대로 준비를 안한게 불찰이었다.

침낭안으로 파고 들었는데도 한참동안 오한이 들어 간신히 잠을 청했다.


벌써 날이 샜는데도 꼼짝하기 싫어 뒤척이고 있는데,언니가 깨운다.

하늘은 이미 붉은 기운이 많이 사그라진 상태고,철모바위는 아침빛으로 가득하다.



불곡산 아래로는 운해가 옅게 깔려 그럴싸한 아침풍경을 선사한다.




정상까지 올라가보자며 씩씩거리며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서니,

그나마 있던 운해는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아침빛 만큼은 너무나 부드러워 아침빛 물든 산등성을 한참이나 내려다본다.







서리가 하얗게 앉았던 텐트는 따뜻한 가을햇살에 금새 마르고,

다시 하나하나 패킹하여 배낭안으로 집어넣는다.


하산길 역시 인적 드문 호젓한 길을 택하시는 형님..

당연히 길이 순할 리 없고..자빠질듯 꼬꾸라질듯 하며 낙엽길을 스릴 넘치게 내려선다.






은류폭포로 내려설 참이었는데,이리저리 산길 헤치다보니 너무 일찍 좌측으로 꺾는 바람에 금류폭포로 내려섰다.




정많은 형님이 우리를 그냥 보낼리 만무하다.

올갱이 해장국에 올갱이 전을 배불리 먹이고는 다시 분위기 좋은 카페가 있다며 용암리 맨 끝자락에 위치한 별이 보이는 언덕으로 데려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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