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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수락산 비박


산행일 : 2016년 8월 27일~28일

산행지 : 수락산

산행코스 : 청학리-내원암-수락산장-헬기장(비박)-정상-사과바위-소리바위-청학리

산행이야기:안부전화를 하던중에 바깥양반들 둘이서 수락산 비박산행을 계획했나보다.근데,산행지만 덜렁 잡아놓고는 비박터는 나몰라라~~한다.결국,사고는 바깥양반들이 치고,수습은 언니랑 내몫이 된 셈..수락산길에 정통하신 언니한테 은근슬쩍 바통을 떠넘겼더니,이틀동안 꽤나 고민하셨나보다.조망확보도 해야하고,어느정도 운동도 해야하고,무엇보다 텐트 네동 들어갈 장소가 확보되어야하고...그리하야 결론 내린곳이 바로 정상 아래 헬기장이다.마침 수락산장이 바로 아래라 식수공급도 문제없다.음,아주 좋아~~


도무지 꺾이지 않을거 같았던 8월의 폭염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산공기부터가 확 달라졌고,산색도 누르스름한게 어느새 가을분위기가 물씬 난다.

청학리에서 내원암으로 오르는 계단은 제법 가파르지만,선선해진 공기 덕분에 오를만하다. 


내원암 화단엔 능소화 몇송이가 남아 운치를 더해주고,대웅보전 위로 수락산의 웅장한 바위군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수락산장에 이르러 6리터 수통을 꽉꽉 채우고...

세 남자,서로 내가 짊어지겠노라 호기를 부리신다.


수락산장 마당을 좌측에 두고,헬기장으로 이어지는 좁은 산길을 오르니 조금씩 조망이 트인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아래서 텐트 세동과 그늘막 텐트 한동을 치고 앉아있노라니,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준다.

일주일새 어쩜 이렇게 날씨가 화끈하게 돌변했을까,암만 생각해도 신기하기만하다.

여름침낭으로는 오늘밤 춥지 않을까 괜한 걱정까지 한다. 


여기까지 왔는데,기차바위를 안보고 갈 수는 없지..

언니랑 나는 눈으로만 보고,솔맨님은 오르락 내리락 하며 그야말로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신다.

한번 오르내리는것도 다리 후달거릴텐데,놀이터인듯 바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오르내리고..또 오르내리고..

하튼가..진짜 물건이셔~~~


시야좋고 하늘색 참 좋은 날..

남산타워에서부터 멀리 감악산,불곡산,롯데월드까지 선명하게 조망되는 전형적인 가을날이다.


구멍바위안으로 파란하늘을 넣어보기도 하고...



우리 옥순씨,왕년실력 발휘하시며 바위에 매달려보지만..왕년의 실력은 오데로 갔을까나...


태극기 휘날리는 수락산 주봉은 환상적인 날씨속에 여느때보다도 더 폼나 보인다.

저녁기온이 차가워지면서 하늘은 점점 코발트색으로 물든다.드문드문 양털구름까지 떠나니며 멋진 가을날의 저녁을 선사한다.

최근 본 하늘중에 가장 맑고 청명한 하늘이다. 



구름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며 석양이 드리운다.

도봉산의 하늘위로 붉은 해가 떨어진다.



집은 지켜야한다며 헬기장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몽몽님..

아름다운 석양,같이 보고싶어 아무리 올라오라 손짓해도 관심없다. 


수락산의 명품소나무도 석양빛으로 물들면서 더 명품이 되었다.



하늘은 마치 새빨간 물감 풀어놓은듯 시뻘겋게 물들었고,

해지기 바로 직전,형용할 수 없는 최고의 색을 토해내며 절정의 빛을 발산한다. 



해가 졌는데도 깊은 여운으로 좀처럼 자리를 뜰 수 없고..

매직타임을 즐기며 그저 망연히 하늘만 바라본다.




어둑어둑해서야 정상을 내려선다.

우리들의 보금자리에 도착해서도 일몰의 감동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8월 27일..

딱 일년전,수락산에서 비박을 했던 날이다.

바깥양반들 처음으로 만나 형님 아우 하면서 연을 맺은 날..그러니까 오늘이 첫돌인 셈이다.

날짜 헤아려 날잡은것도 아닌데,기막힌 우연의 일치다.

초가을날의 저녁파티는 시간가는줄 모르고 밤이 이슥하도록 이어졌다...

 

타닥타닥타닥..

새벽녘 텐트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제법 운치있다.

살짝 지나가는 비라 큰 걱정없이 빗소리의 낭만을 만끽하며 아침을 맞는다.  


도봉의 세봉우리 위로 아침햇살이 번지면서,흐렸던 하늘은 조금씩 먹구름을 걷어내며 개이기 시작한다.



빛내리는 청학리...

 


아침 챙겨먹고 다시 짐을 꾸리고는 수락산의 명품코스인 485봉으로 내려선다.




도솔봉에서부터 하강바위 코끼리바위,그리고 기차바위에서 도정봉까지 수락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

아마도 수락산 최고의 전망터가 아닌가 싶다.




수락산의 명물,사과바위가 가까워지고...

초행길인 몽몽님은 멋있다고 연신 감탄한다.




사과바위 뒤켠엔 구멍이 두군데나 뚫려있다.


소리바위를 내려오니 다시 또 밧줄구간이 나오고..

한두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청학리 계곡길을 내려간다.

큰형님이 누룽지 백숙으로 몸보신 시켜주신 덕분에 뽈록 나온 배를 안고 무거운 몸으로 귀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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